류진 전경련 신임회장 "부끄러운 과거와 결별… 변해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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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곳과 경쟁하지 않고 아웃소싱으로 양질의 정보를 얻고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해 좋은 보고서를 많이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류 회장은 "전경련 부회장을 20년 정도 맡았기 때문에 과거의 잘못을 지켜봤고 부끄럽고 안타깝게 생각했다"며 "다시는 국정농단과 같은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장치를 마련한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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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교류 등 시장경제 확산 지원
사회적 책임·中企와 협력 강조
"어두운 과거를 깨끗이 청산하고 잘못된 고리는 끊어내겠습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한국경제인협회의로 새로 출범하면서 회장으로 추대된 류진(사진) 풍산그룹 회장이 22일 임시회의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그는 "전경련 부회장을 20년 정도 맡았기 때문에 과거의 잘못을 지켜봤다"며 "내부 시스템이 없어 국정농단 사태를 막지 못한 게 가장 안타깝고,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우리를 지켜보는 따가운 시선들이 있다"며 "부끄러운 과거와 완전히 결별하고 과감하게 변화하지 못한다면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류 회장은 "다시는 국정농단과 같은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장치를 마련할 것"이라며 "신뢰받는 중추 경제단체로 거듭나기 위해 윤리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다"고 했다. 다만 윤리위원회에 대한 구체적인 운영 계획은 언급하지 않았다.
류 회장과 호흡을 맞출 상근부회장으로는 외교부 관료 출신인 김창범 전 주인도네시아 대사가 선임될 것으로 예상된다. 류 회장은 "부회장을 뽑았는데 정관개정에 대한 산업통상자원부의 승인(9월 중) 후 부회장단을 한꺼번에 발표하겠다"며 "실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난 6개월간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을 수행한 김병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이 상근고문으로 남는 것에 대해선 "배울 만하고 도움이 될 거라서 선임한 것"이라고 밝혔다.
류 회장은 정치인 출신인 김 고문이 경제단체인 한경협 활동에 관여하는 것과 정경유착 우려 관련 질문이 이어지자 "전경련 일을 6개월간 하셨으니까 예외적인 것이고 제가 있는 동안 정치인 선임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사람의 전 직업이 중요한 게 아니라 사람을 보고 같이 일하는데, 이번에 그런 분이 함께 한다는 것 자체가 변화"라고 다른 말을 해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한경협의 핵심 역할을 묻는 질문에는 "다른 곳과 경쟁하지 않고 다른 기업 소속 여러 경제연구원과 협업해 아웃소싱을 통해 양질의 정보를 얻고,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해 좋은 보고서를 많이 만드는 게 목표"라고 답했다. 이어 "좋은 아이디어를 모으기 위해 해외에서도 필요한 정보를 가져올 것"이라며 "사람을 많이 고용하기보다는 인력과 정보를 양보다 질의 관점으로 확보하겠다"고 설명했다.
류 회장은 한경협이 가야할 방향으로 현재 그가 이사를 맡고 있는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를 꼽았다. 그는 "CSIS는 중립적이고 모든 분야의 이슈를 연구하며 특히 북한 관계 등에 집중한다"며 "우리나라에 필요한 정보를 많이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류 회장은 전경련 회장단의 일원이자 전경련과 미국상공회의소가 주최하는 한미재계회의의 한국 측 위원장으로, 글로벌 무대 경험과 지식이 많고 관련 인맥이 풍부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글로벌 싱크탱크형 경제단체'로 탈바꿈하려는 한경협을 이끌 적임자라는 게 전경련의 설명이다.
류 회장은 그간의 경력을 전경련 회장으로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일본과 미국 등 소통 창구를 만들어 회원들이 필요하다면 매칭도 해주고 적절한 도움을 줄 것"이라며 "회원사에 대기업만 있는 게 아니니까 해외 네트워크 관련 서비스를 앞장서 돕겠다"고 했다. 이어 "과거엔 대기업 위주로 운영했지만 이제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공평하게 회원 서비스를 할 것"이라며 "재벌만이 아닌 회원 모두를 위한 조직으로 변화하는 시스템을 만들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한경협 가입을 요청하고자 4대 그룹 오너들을 접촉한 과정에 대해서는 "제가 (4대 그룹) 선친들을 다 안다"며 "전경련이 우리나라의 역사였다가 지금 불미스럽게 와 있는데, 국민이 존경하고 기대할 수 있는 경제연합회를 만들어보자는 게 제 생각이었고 (오너들도)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박은희기자 eh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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