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클래식 비수기’에서 축제의 계절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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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여름은 클래식 음악 축제로 분위기가 고조된다.
양대 클래식 전문 공연장인 서울예술의전당과 롯데콘서트홀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여름철 클래식 음악축제를 시작했다.
여름 클래식 음악축제들은 저마다의 개성과 특장점을 부각하며 좁은 클래식 시장을 파고들기 위해 부심한다.
예술의전당 여름 음악축제는 국내외 스타 연주자들뿐만 아닐라 실력 있는 신예 연주자 발굴과 지원에도 초점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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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여름은 클래식 음악 축제로 분위기가 고조된다. 거장들이 지휘하는 오케스트라, 스타급 연주자들이 오르는 무대엔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청중들로 붐빈다. 오스트리아엔 잘츠부르크, 브레겐츠 축제가 있고, 독일에선 바그너 악극을 올리는 바이로이트 축제와 뮌헨 오페라 축제가 열린다. 스위스에선 알프스 자락의 베르비에 축제와 루체른 호반의 루체른 페스티벌이 펼쳐진다. 이탈리아 베로나의 야외 오페라 축제와 최근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출연한 영국 런던의 ‘비비시(BBC) 프롬스’, 임윤찬이 연주한 프랑스 피아노 축제 라 로크 당테롱도 빼놓을 수 없는 여름 클래식 축제다.
국내에서도 ‘비수기’이던 여름철이 차츰 ‘클래식의 계절’로 바뀌어 가고 있다. 양대 클래식 전문 공연장인 서울예술의전당과 롯데콘서트홀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여름철 클래식 음악축제를 시작했다. 롯데콘서트홀은 지난 2020년부터 8월이면 ‘클래식 레볼루션’을 연다. 예술의전당도 2021년부터 ‘여름 음악축제’를 열고 있다. 22일 개막해 27일까지 이어지는 올해엔 콘서트홀, 아이비케이(IBK)챔버홀, 리사이틀홀 등 3개 공연장에서 16개 릴레이 공연을 펼쳐낸다.
국립합창단도 오는 30∼31일 ‘여름합창축제’를 연다. 20세기 독일 작곡가 칼 오르프의 대작 합창곡 ‘카르미나 부라나’를 들려준다. 작곡가 류재준이 세상의 모든 어머니에게 헌정하며 초연하는 ‘장엄미사’(Missa Solemnis)도 만날 수 있다. 소프라노 이명주, 알토 김정미, 테너 국윤종, 베이스 바리톤 김재일 등 정상급 성악가들이 참여한다.
해외 주요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는 연주자들이 주축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성격의 ‘고잉홈 프로젝트’(대표 아티스트 손열음)도 8월에 정례 음악제를 연다. 지난 21년 시작해 올해로 3회를 맞았다. 앞서 20회를 맞은 평창대관령음악제가 7월 말부터 8월 초순에 걸쳐 진행됐다. 원래 4월 늦봄에 열던 교향악 축제도 여름 초입인 6월로 옮겨 열렸다.
여름철에 클래식 축제가 몰리자 그동안 여름에 열어 오던 세종솔로이스츠의 ‘힉엣눙크! 페스티벌’이 11월, 가을로 시기를 미루는 일도 발생했다.
여름 클래식 음악축제들은 저마다의 개성과 특장점을 부각하며 좁은 클래식 시장을 파고들기 위해 부심한다. 롯데콘서트홀의 ‘클래식 레볼루션’은 특정 작곡가를 천착한다. 첫해엔 베토벤, 이듬해 ‘브람스&피아졸라’에 집중했다. 지난해 ‘멘델스존&코른골트’에 이어 올해엔 지휘자이자 작곡가 레너드 번스타인을 집중 탐구했다. 베를린 필하모니의 ‘스타급’ 클라리넷 수석 안드레아스 오텐잠머가 음악감독을 맡아 더욱 눈길을 끌었다. 기획과 홍보에 지휘부터 실내악 연주까지 일인다역을 소화하며 한껏 축제 분위기를 띄웠다.
예술의전당 여름 음악축제는 국내외 스타 연주자들뿐만 아닐라 실력 있는 신예 연주자 발굴과 지원에도 초점을 맞춘다. 지난해엔 축제에 참여한 16개 연주팀과 솔리스트를 모두 공모를 통해 선발했다. 이번에도 250개 팀 가운데 공모를 통해 선발한 10개 연주팀이 무대에 오른다. 바이올리니스트 빅토리아 뮬로바, 프랑스 실내악단 트리오 반더러, 독일에서 활동하는 트리오 가온 등 해외 연주자들도 초청했다.
말코 지휘 콩쿠르에서 입상한 지휘자 안토니오 멘데스는 해외에서 활동하는 국내 연주자들로 구성된 ‘SAC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개막(말러 교향곡 5번), 폐막(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을 공연을 책임진다. 피아니스트 백건우는 23일 젊은 연주자들과 호흡을 맞추고, 27일 폐막 무대에도 오른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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