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 없이 사원협의회 회비 일괄 공제…삼성화재 계열사 前대표 1심 무죄

법원 "구 전 대표이사 고의성 여부 증명 안 돼"

ⓒ 뉴스1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노동자 동의 없이 사원협의회 회비를 일괄 공제한 혐의로 기소된 삼성 계열사 전 대표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박병곤 판사는 22일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구본열 전 삼성화재 애니카 손해사정 대표이사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박 판사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구 전 대표가 임금 전액을 지급하지 않았을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구 전 대표는 지난 2020년 3월부터 8월까지 근로자 6명의 임금에서 사원협의회(한마음협의회) 회비 명목으로 매달 1만8000원을 공제해 총 50만6000원을 공제한 혐의를 받는다.

구 전 대표는 지난 2018년 3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애니카 손해사정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애니카 손해사정은 삼성화재가 지분을 100%보유한 자회사다.

통상 노동조합비 공제는 노조가 단체협약을 통해 공제 방식을 정하고 회사와 협의해 시행한다. 문제는 사원협의회가 정식으로 설립을 신고한 노조가 아니라는데 있었다.

구 전 대표 측은 사원협의회가 설립신고만 하지 않았을 뿐 자주성과 독립성을 갖춘 법외노조이고, 회비 공제가 적법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이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이 최종적으로 지난해 5월 약식 기소했다. 약식 명령에 불복한 구 전 대표의 정식 재판 청구로 이날 선고 공판이 이뤄졌다.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