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회담 직후 오염수 방류…또다시 시험대 오른 한일관계

오수진 2023. 8. 22.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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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이르면 오는 24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방류하기로 하면서 한일관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지난주 한미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과 일본이 어느 때보다 밀착한 분위기에서 이뤄지는 오염수 방류는 국민 안전 문제라는 점에서 사회적 휘발성이 클 수밖에 없다.

문제는 과학적 사실과는 별개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따른 수산물 안전 등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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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안전 이슈여서 휘발성 내포…"정기 사찰 등 추가 요구도 필요"
오염수 방류 앞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도쿄 교도=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2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의 해양 방류 개시와 관련해 "기상 등 지장이 없으면 24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1월19일 촬영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2023.8.22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일본 정부가 이르면 오는 24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방류하기로 하면서 한일관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지난주 한미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과 일본이 어느 때보다 밀착한 분위기에서 이뤄지는 오염수 방류는 국민 안전 문제라는 점에서 사회적 휘발성이 클 수밖에 없다. 강제징용 문제를 어렵사리 넘어서 안정화 국면으로 향하던 한일관계를 다시 요동치게 만드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22일 오염수 방류를 위한 관계 각료회의를 마친 뒤 방류 개시 시점에 대해 "기상 등 지장이 없으면 24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오후 진행되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일일 브리핑에서 반응을 내놓을 예정이다.

그동안 정부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관점에서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이 검증되고 국제법과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처리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달 4일 포괄 보고서에서 도쿄전력의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안전 기준에 부합한다며 방류에 따른 방사선 영향은 무시할 수 있을 정도라는 결론을 제시했다.

이는 안전성과 국제기준 등 정부 요구사항을 사실상 충족하는 셈이어서 정부도 오염수 방류 계획을 반대하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부는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지난달부터 한일 양국이 진행한 실무 기술 협의 결과도 곧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리투아니아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총리에게 ▲ 방류 점검 과정 한국 전문가 참여 ▲ 방류 모니터링 정보 실시간 공유 ▲ 방사성 물질 농도 기준치 초과 시 즉각 방류 중단 및 해당 사실 공유 등을 요구했고, 일본 측은 상당 부분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류 점검 과정에 있어 한국 전문가 참여 여부와 관련해 오영주 외교부 2차관은 SBS라디오에 출연해 "우리 전문가 참여를 통해 충분히 국제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만큼의 강력한 모니터링이 되게 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을 IAEA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과학적 사실과는 별개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따른 수산물 안전 등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정부가 아무리 과학적 사실과 일본 정부 조치 등을 설명하며 국민을 설득하려 해도 대일 감정은 지금보다 악화할 소지가 다분하다.

당장 더불어민주당은 총력 저지 투쟁을 예고했다. 앞서 민주당 등 야(野) 4당은 오염수 해방 방류 저지를 위해 유엔 인권이사회에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정부로선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부정적인 여론을 보듬으면서도 한일관계를 관리해야 하는 쉽지 않은 숙제를 안게 됐다는 평가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오염수 방류는 강제 동원 문제와 성격이 다소 다르고 무엇보다 전 국민적 관심 사안"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오염수에 대한 국내 불안이 큰 만큼 국민 대상 설명과 함께 정부가 일본에 우리의 우려와 불안을 제대로 전해주지 않으면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방류가 30년간 장기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일본 측에 현재 요구한 사항 이외에도 정기 시찰 등 추가 요구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ki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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