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폐업 막을 길은 이것뿐”… ‘기관투자’ 목매는 온투업계

정민하 기자 2023. 8. 22.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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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구 P2P금융) 업체들의 폐업이 잇따르고 있지만, 생명줄로 꼽히는 기관투자 유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 온투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업황 위기가 1년여 동안 이어지면서 대형사 몇 곳을 제외하곤 더는 버틸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라면서 "금융위에서 온투업을 담당하는 중소금융과마저 인사가 나면서 실질적으로 기관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시점이 내년으로 넘어갈 것 같아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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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 동안 가이드라인 마련 지지부진
속타는 온투업체들… “버틸 여력 없다”
AI 신용평가·BNPL 등 새로운 수익원 찾아
일러스트=손민균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구 P2P금융) 업체들의 폐업이 잇따르고 있지만, 생명줄로 꼽히는 기관투자 유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기관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길은 열렸지만, 금융위원회의 세부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아 연계 투자에 나서는 금융기관은 아직 없는 상황이다.

22일 온투업 중앙기록관리기관 등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온투업계 대출잔액은 1조1019억원으로, 전달보다 62억원 소폭 증가했다. 대출잔액은 지난해 8월 1조4131억원으로 고점을 찍은 이후 10개월 동안 감소세를 보여왔다. 이와 동시에 신규 대출 취급도 줄며 누적 대출금액 성장률도 제자리걸음 했다. 7월 말 누적 대출금은 약 8조4914억원으로, 약 5.59% 늘어나는 데 불과했다.

부동산 상품이 전체 대출의 70%를 차지하는 온투업계는 최근 관련 시장이 침체하면서 연체율의 늪에 빠졌다. 금융위원회에 등록된 52개 온투업체 가운데 당국의 공시기준인 연체율 15%를 넘어선 곳이 7곳에 달할 정도다. 여기에 안전자산 선호에 따라 투자가 줄면서 대출로 운용할 자금이 부족해지고, 신규 대출을 내줄 수 없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비드펀딩 홈페이지 캡처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소형 온투업체 위주로 사업 라이선스를 반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해 말 당시 업계 7위인 그래프펀딩이 부동산 경기 침체를 이유로 폐업했다. 이어 올해 6월엔 314억원가량의 대출을 시행했던 비드펀딩이 같은 이유로 영업 종료를 선언했다.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대출을 실행하던 캠퍼스펀드는 지난달 신규 대출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 업체의 연체율은 25.88% 수준이었다.

업계는 이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방법으로 기관 투자를 꼽고 있다. 물론 개인투자자 투자 한도도 기존 3000만원에서 4000만원으로 확대됐지만, ‘큰손’으로 작용하는 기관투자 유치 없이는 대출 취급에 필요한 투자금을 유의미하게 증가시킬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앞서 금융 당국은 올해 4월 차입자 정보제공 차별행위에 대한 유권해석을 통해 온투업에 대한 기관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을 공식화했다. 현행 온투법은 상품당 모집 금액의 40%까지 연계 투자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저축은행업법·여신전문금융업법 등 각 업권법은 이를 투자가 아닌 대출로 해석할 여지를 두고 있어 현행법 간 충돌이 발생해 왔다.

일러스트=김연수

기관 투자의 물꼬는 트였지만, 문제는 아무도 나서는 곳이 없다는 점이다. 구체적인 기관 투자 방법을 안내하는 가이드라인 마련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어니스트펀드와 BNK저축은행은 지난 3월 기관투자 유치가 가능해지는 상황을 대비해 연계 투자 서비스와 기술협력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하지만 반년 가까이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마련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온투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업황 위기가 1년여 동안 이어지면서 대형사 몇 곳을 제외하곤 더는 버틸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라면서 “금융위에서 온투업을 담당하는 중소금융과마저 인사가 나면서 실질적으로 기관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시점이 내년으로 넘어갈 것 같아 우려된다”고 말했다.

기약 없이 미뤄진 기관투자에 온투업체들은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나서고 있다. 온투업체는 신규 대출을 내준 뒤 플랫폼 수수료를 주 수익원으로 하는데, 투자가 활성화되지 않으면 신규 대출을 내줄 수 없고 비용만 발생하게 된다. 피플펀드·어니스트펀드 등은 인공지능(AI) 신용평가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고, 펀다는 온라인 셀러의 매입 자금을 조달하는 BNPL(선구매 후지불) 서비스를 지난달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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