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50년 주담대' 막차탔다…일주일새 8000억 폭증

김국배 2023. 8. 22.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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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제한 걸리기 전에 막차타자."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가계대출 증가 주범으로 꼽은 금융당국이 나이 제한 등 대출 규제 강화를 검토하는 가운데, 시중은행 주담대 쏠림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10일 가계부채 현황 점검회의에서 50년 만기 주담대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우회 수단으로 활용되는지 들여다보겠다고 밝히면서, 나이 제한(만 34세 이하) 도입 등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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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만에 1.2조 몰리더니 일주일 뒤 2조 돌파
당국 규제 소식에 '영끌 막차' 몰려과열
은행, 정부 규제 앞서 판매 중단·나이 제한 검토
농협·경남은행 8월로 끝…우리·카카오·수협 나이 제한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나이 제한 걸리기 전에 막차타자.”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가계대출 증가 주범으로 꼽은 금융당국이 나이 제한 등 대출 규제 강화를 검토하는 가운데, 시중은행 주담대 쏠림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연령 제한 등으로 대출 문이 닫히기 전에 돈을 빌리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최근 일주일 8000억원이 폭증하는 등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은행들은 정부가 규제를 내놓기 전에 먼저 나이 제한을 도입하는 등 50년 주담대 조이기에 들어갔다.

한달새 1.2조, 이후 일주일새 8천억 늘어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NH농협 등 4개 은행의 주담대 취급액은 지난 18일 기준 2조641억원 수준이다. 출시 한 달 만인 지난 9일 1조2610억원이 넘었는데 불과 일주일 남짓 사이에 8000억원(70%) 이상 불어난 것이다. 대출 건수로 보면 4891건에서 8254건으로 69% 증가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앞서 NH농협, 하나, KB국민, 신한 등 주요 은행들은 지난달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을 잇따라 출시했다. 이달 들어선 우리은행도 뒤늦게 상품을 내놨다. 50년 주담대는 대출자 입장에선 만기가 늘어나는 만큼 대출 한도가 올라가고, 매달 은행에 갚아야 할 돈은 줄어 관심을 끌었다. 금융사들도 이자 수익을 더 확보할 수 있는 상품이다.

50년 만기 주담대 폭증세 배경에는 당국의 규제 도입 가능성에 대출 막차 수요가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10일 가계부채 현황 점검회의에서 50년 만기 주담대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우회 수단으로 활용되는지 들여다보겠다고 밝히면서, 나이 제한(만 34세 이하) 도입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일부은행, 판매중단·나이제한 도입 검토

이처럼 금융당국이 50년 만기 주담대를 집중 관리 대상으로 주목하면서 부담이 커진 은행들은 가이드라인 등 정부 규제가 나오기 전에 자체적으로 규제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5일 가장 먼저 상품을 냈던 NH농협은행은 “내부적으로 설정한 한도 2조원이 소진됐다”며 이번 달을 끝으로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을 아예 팔지 않기로 했으며, 가장 늦게 50년 만기 주담대를 낸 우리은행도 나이 제한 도입을 검토 중이다.

최근 주담대가 크게 늘어난 카카오뱅크 역시 50년 만기 상품에 대해 “나이 제한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지방은행 중에선 이달 초 50년 만기 주담대를 취급하기 시작한 BNK경남은행이 상품 판매를 오는 28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BNK부산은행도 50년 주담대 상품 출시를 일단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BNK경남은행 관계자는 “연령대별 사용 목적을 분석하고 연령 제한을 검토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되면 판매를 재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올초 50년 만기 주담대를 내놓은 Sh수협은행 관계자도 “이번 주나 다음 주 정책 모기지와 동일한 만 34세 이하 나이 제한 조건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은 신한·광주은행 정도를 제외하곤 나이 제한이 없었지만, 결과적으로 앞으로 대다수 상품에 연령 조건이 생길 전망이다. 은행권에선 불만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장논리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최근 50년 만기 주담대를 선보이기 시작한 삼성화재·삼성생명 등 보험사들은 나이 제한 조건을 뒀다.

김국배 (verme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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