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에서 보여준 ‘배짱투’…SSG 오원석에게 필요한 ‘자신감’
SSG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키움과 3차전 선발 투수로, 당시 프로 3년 차였던 스물 한 살의 젊은 좌완 오원석을 내세웠다. 오원석은 그해 31경기 6승(8패) 평균자책 4.50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정규리그 성적과는 별개로, 누구라도 부담감을 느낄 경기였다.
한국시리즈라는 큰 무대에 처음 서보는 신인급 투수에게는 압박감이 더욱더 컸을 것이다. 게다가 양 팀은 2차전까지 1승씩을 나눠 가졌다. 3차전 결과가 남은 시리즈의 향방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었다.
이날 오원석의 투구에는 자신감이 보였다. 그는 5.2이닝 동안 5안타 2사사구 7삼진 1실점 호투로 키움 타선을 최소 실점으로 묶었다. 그는 5.2이닝 7안타 1사사구 4삼진 무실점을 기록한 키움의 에이스 외국인 투수 에릭 요키시와의 선발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SSG는 이날 오원석의 호투와 경기 후반 터진 타선의 집중타로 키움을 8-2로 꺾었다. 오원석으로 요키시를 잡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SSG는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키움을 물리치고 정상에 올랐다.
오원석은 2020 KBO리그 신인드래프트 1차로 SK(현 SSG)에 입단한 이후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그는 입단 첫해 시속 130㎞ 후반에 그쳤던 직구 평균 구속을 2022년 140㎞ 초반까지 끌어올렸다.
김원형 SSG 감독은 오원석이 운동선수로서 ‘자기관리’에 소홀하지 않은 점을 기특하게 바라봤다. 김 감독은 “어린 선수가 운동의 중요성을 알고 꾸준히 자기관리를 한다”며 “자기만의 것을 고집하지 않고, 부족한 부분에 대한 조언도 잘 받아들인다”고 칭찬했다.
지난 시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오원석은 올해도 당당히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올 시즌 첫 선발 등판인 지난 4월4일 인천 롯데전에서는 7이닝 2안타 2볼넷 6삼진 1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작성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그러나 컨디션이 좋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경기력 편차가 크게 나타났다. 21일 현재 오원석은 21경기 6승(8패) 평균자책 5.26의 성적을 거뒀다. 규정 이닝을 충족한 투수 21명 중 가장 높은 평균자책을 기록 중이고, 볼넷(49개)은 5번째로 많다.
오원석은 지난 17일 사직 롯데전에서도 3.1이닝 7안타 4사사구 5실점으로 일찌감치 마운드를 내려왔다. 김 감독은 최근 오원석의 부진에 대해 “자신감이 많이 하락한 것 같다. 볼을 던지는 것을 보니, 팔 스윙이 과감하지 않고 움츠린 모습”이라며 “등판한 날 공이 좋든 좋지 않든 자신감 있게 던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상대 에이스를 만나 주눅 들지 않았던 ‘배짱’, 오원석에게 그때 그 자신감이 필요한 시점이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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