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 때 강도에 성폭행 당해” DJ소다, 日 성추행 피해 고백 이후 ‘꽃뱀’ 공격까지…

‘2차 가해’ 논란에 또다시 입 열어

일본 오사카 음악페스티벌 공연 중 관객 여러 명이 자신의 신체를 만지는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고 고백한 ‘DJ소다’ 황소희(35)씨가 노출 의상 지적을 하며 ‘2차 가해’를 하는 사람들을 향해 또다시 반박하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황씨는 21일 페이스북에 “복장과 성범죄 피해는 절대 관계가 없다”로 시작하는 긴 글을 게재했다.

그는 “(성범죄) 피해자를 문제 삼아 범죄 책임을 전가하는 사고 방식은 매우 편파적이며 편향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시각”이라며 “원인은 섹시한 옷이 아니라 가해자”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황씨는 “6살 때 집에 혼자 있던 나는 강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라는 충격적인 고백도 했다.

그는 “부모님이 상처 받으실까봐 강도가 들 뻔 했는데 문 안 열어줬다고 거짓말을 했고, 그 충격으로 선택적 함묵증에 걸렸다”고 했다.

황씨는 “2018년 한국의 한 페스티벌에서 VIP에 있던 한 남자에게 성추행을 당했고, 인생을 살아가면서 수차례의 성희롱과 성추행을 당해 왔고 그런 일을 당해도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숨기면서 살아야하는 줄 알았다”라고 과거에 당했던 피해를 고백하기도 했다.

그는 “이제 더는 피하거나 숨고 싶지 않다”면서 “가해자나 2차 가해자나 똑같이 나쁘다고 생각한다. 이번 일로 앞으로의 일본 활동을 하는데 지장이 생기고 페스티벌 측에 미움을 받아 일이 끊기지 않을까 걱정도 했지만 페스티벌 측에서 모든 지원을 해주시기로 약속을 해주셨기에 모두 위임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성추행 사건을 벗어나 포커스가 다른 쪽에 집중되고 있는데, 한 나라의 문제도 아니고 한일 문제도 아니고 남녀 문제도 아니”라며 “내가 예전에 올렸던 공연 영상들을 교묘하게 편집해서 다른 나라에서도 당했는데 왜 일본에서만 그러냐고 비판하는데 내가 만약 다른 나라에서 이런 일을 당했더라도 똑같이 대응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일부러 야한 옷 입고 관중에 다가가서 벌어진 일이라고도 하는데 왜 항상 피해를 당한 사람은 자신에게 쏟아질 비난과 악영향을 감수해야 하는 거냐”고 물었다.

끝으로 황씨는 “내 작은 목소리가 피해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나같은 사람이 이런 식으로라도 조금씩 목소리를 낸다면 언젠가 사회의 인식이 조금이라도 바뀌지 않을까”라고 덧붙이며 글을 마쳤다.

황씨는 ‘DJ소다’라는 예명으로 국내와 일본, 동남아 등에서 활동 중이다. 그는 지난 14일 X(엑스·옛 트위터)에 “일본 오사카 뮤직써커스페스티벌에서 공연했는데 한 명도 아니고 여러 명이 갑자기 제 가슴을 만지면서 속수무책으로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그가 공개한 사진에는 황씨를 향해 손을 뻗는 팬들 중 일부가 그의 가슴 부근에 손을 갖다 대는 모습이 담겼다.

이에 기획사 트라이하드 재팬 측은 다음날 공식 입장문을 내고 “이러한 행위는 성폭력, 성범죄이므로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면서 “피해를 입은 DJ소다 님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이러한 비열한 범죄행위를 저지른 범인을 특정해 손해배상청구나 형사고소 등 민형사 등 법적 조치를 취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지난 21일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해당 음악페스티벌을 주최한 기획사 트라이하드 재팬 측이 이날 성명 미상의 남성 2명과 여성 1명 등 3명을 부동의 음란 행위와 폭행 혐의로 오사카 경찰에 고발했다.

이 중 20대 남성 2명은 “술을 마시고 가벼운 마음으로 그랬다”, “외설 행위 등의 생각은 없었다” 등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씨의 폭로 이후 일부 누리꾼들은 황씨가 평소 즐겨 입는 노출 의상 탓을 하며 ‘2차 가해성’ 댓글을 달아 논란이 일었다. 당시 황씨는 자신을 향한 비판에 “나는 사람들에게 나를 만져 달라고, 내 몸을 봐 달라고 노출 있는 옷을 입는 게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고양이의 보은>을 연출한 모리타 히로유키 감독은 지난 19일 자신의 개인 채널을 통해 “DJ 소다가 주장하는 성피해는 공개적인 ‘꽃뱀’질 같은 것”이라고 저격했다. 그는 “남자를 유혹해 붙게 한 뒤 무서운 건달이 나타나 돈 뜯어내는 격”이라며 “음악 페스티벌의 주체자는 그녀의 수작에 가담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