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비위 1년 넘게 몰랐다' 광주 북구청 검도부 관리 사각지대

변재훈 기자 2023. 8. 22.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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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하 직장운동경기부(실업 검도부) 선수가 저지른 성범죄를 실형 선고 직후에야 뒤늦게 안 광주 북구청의 감독 소홀 논란이 커지고 있다.

북구의회 소속 여성의원 9명은 이날 성명을 통해 "검도부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북구청이 산하 검도부 선수 1명의 개인적 일탈로 치부하는 무책임한 모습에 분노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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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적 훈련장 점검에도 선수단 자율 운영 '한계'
성범죄 선수, 실형 선고 전 징계 없이 혈세 퇴직금
해명이 논란 더 키워…"일탈 치부 말고 관리 책임"
[광주=뉴시스] = 광주 북구청, 북구의회. (사진=뉴시스 DB) hgryu77@newsis.com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산하 직장운동경기부(실업 검도부) 선수가 저지른 성범죄를 실형 선고 직후에야 뒤늦게 안 광주 북구청의 감독 소홀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한 해 지원 예산 수억여 원이 지원되지만 선수단 자율 운영만 믿고 사각지대로 방치했다는 지적이다.

22일 광주 북구청 등에 따르면 구청은 주기적으로 광주 서구 소재 검도부 훈련장으로 관외 출장을 나가, 지도 점검하고 있다.

점검 때마다 내부 갑질·폭력 여부와 훈련 이행 실태 등은 살피고 있지만, 선수단 전반적인 운영은 감독·코치 책임과 자율에 맡겨져 있는 실정이다.

특히 선수단 근로계약서 8조에 명기된 성범죄 등 각종 비위행위 금지 의무의 이행 여부는 파악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

신분상 근로기준법을 적용받는 기간제 근로자여서 수사 개시 통보 대상도 아니다. 사실상 입단 이후 범법행위 등을 파악할 제도적 근거는 없다시피 하다고 북구는 설명했다.

실제 북구는 고참급 선수 A씨의 중대 성 범죄 비위를 1년이 지나도록 몰랐다.

광주지법은 이달 11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주거침입 준강간) 혐의로 기소된 A씨에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 법정 구속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광주 동구 한 술집에서 만난 여성 B씨가 머무는 모텔 객실에 들어가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선고 재판 직전 A씨는 '가족 병 수발' 명목으로 자진 사직을 신청했고, 북구는 지난달 말 의원면직(사직) 처리했다.

애당초 비위 사실 자체를 몰랐다는 북구는 직장운동경기부 설치·운영 조례에 따른 징계(견책·감봉·해임)도 하지 않았다.

이달 초에는 근로기준법 등 법령에 따라 혈세로 A씨에게 퇴직금·연가보상비 1850여만 원을 지급했다.

더욱이 파장이 커지자 북구는 "1년 사이 알았더라도 마땅한 법·제도적 근거가 없어 퇴직금 제한·환수할 수 없다"는 취지의 책임 회피성 해명으로 비판을 자초했다.

현행 북구 직장운동경기부 설치·운영 조례에 따른 '감봉' 또는 '해임' 징계를 했더라면 A씨의 월 평균 보수액, 근무기간 등 퇴직금 산정 기준이 달라졌고, 혈세를 일부라도 아낄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이에 북구는 A씨를 의원면직에서 해임 처분으로 바꿀 수 있는지 법적 검토에 나서는 등 후속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북구의회 소속 여성의원 9명은 이날 성명을 통해 "검도부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북구청이 산하 검도부 선수 1명의 개인적 일탈로 치부하는 무책임한 모습에 분노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의원들은 "성범죄를 일으켜도 주민 혈세로 퇴직금을 지급했고, 징계도 없이 스스로 그만둘 때까지 제대로 실상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구청도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고 인정해야 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그러면서 ▲감독·코치 등 선수단원 임용·재임용 시 범죄사실확인서 제출 의무화 ▲형식적 성폭력 예방 교육 개선(연 1회→분기별 1회 이상 교육 의무화) ▲범죄 연루 또는 부정한 이유로 선수단에서 해임·퇴직 시 퇴직금 지급 제한·전액 환수 제도화 등을 요구했다.

검도부는 앞서 지난 2018년에도 북구의회 행정사무조사를 통해 ▲허위 전지훈련 ▲감독 재임용 관련 업무규정 위반 ▲각종 훈련 시 특정 업체 식대 전액 지출 ▲검도 장비 구매 특정 업체 편중 사실 등이 드러나 공분을 사기도 했다.

당시 북구는 검도부 감독을 해임하고 개선방안·발전계획 수립하기도 했다.

생활체육 활성화, 구정 홍보를 위해 설치·운영되는 북구 검도부의 한 해 편성 예산은 2022년도 기준 7억 2000여만 원이다. 훈련 취소 등으로 5억 7500여만 원만 집행, 나머지 예산은 불용 처리됐다.

그러나 현재 계획 상, 내년도 예산은 8억 4900만 원으로 증액·편성돼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wisdom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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