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교육 1편] "똑같은 학생이니까"…함께 공부하며 장애·편견 극복

박광주 기자 2023. 8. 22.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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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일반 학교에서도 장애유형과 정도에 따라 차별을 받지 않고, 또래와 함께 개개인의 교육적 요구에 적합한 교육을 받는 것"


우리 특수교육법은 장애, 비장애 학생이 함께 배우는 '통합교육'의 근거를, 이렇게 구체적인 조항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실제 장애 학생의 73%가 일반 학교에 다니고 있는데요.


통합교육을 위한 현장 준비는 얼마나 원활한지, EBS 뉴스가 오늘부터 이 문제를 집중보도해드립니다. 


첫 순서로 통합교육을 받고 있는, 한 장애 학생의 하루를 박광주 기자가 함께했습니다.


[리포트]


친구들과 손뼉 치고 공놀이하는 걸 좋아하는 연우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갖고 있습니다.


반복적인 말과 행동이 낯설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같은 반 학생들에겐 문제가 안 됩니다.


여느 또래처럼, 개성 넘치지만 평범한, '친구'일 뿐입니다.


인터뷰: 송채윤 5학년 / 김포 하늘빛초등학교

"노래를 잘 부르고 착하고 재밌는 친구였어요."


인터뷰: 오은서 5학년 / 김포 하늘빛초등학교

"연우는 항상 예의가 바르고 선생님한테도 막 안 하고…."


장애와 비장애의 구분이 없는 통합교육을 학생들은 당연하게 받아들입니다.


보조 인력이 없을 땐 연우가 책상에 엎드리는 등 불안해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친구들은 연우와 함께 수업을 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송채윤 5학년 / 김포 하늘빛초등학교

"연우도 똑같은 학생이니까 똑같은 교실에서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연우가 통합학급에 적응할 수 있었던 건 첫 번째 담임선생님의 노력 덕분이었습니다.


수업부터 또래 관계까지, 비장애인 학생과도 어울릴 수 있도록 눈높이 교육을 진행했고, 그 결과 5학년이 된 지금까지도 원만한 통합교육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장애 있는 자녀를 돌보느라 교사 직업을 그만둘 생각까지 했던 엄마도, 4년째 통합학급 교사로 활동하며 새로운 꿈을 찾았습니다.


인터뷰: 이수현 교사 / 김포 푸른솔중 (연우, 정우 엄마)

"나도 저런 선생님이 한번 돼봐야겠다. 이게 어떻게 보면 내 아이를 위한 길이구나…."


 이렇게 일반 학교에 다니는 장애 학생은 73.3%에 이릅니다.


 하지만 비장애 학생과 쭉 함께 수업을 듣는 건 16.8%에 그칩니다.


 전일제 통합학급 비율은 수년 동안 오히려 줄어들었습니다.


인터뷰: 한경근 교수 / 단국대학교 특수교육과

"문제의 원인이 장애를 가진 학생들이 자기 행동 문제라든가 학습 수준의 차이가 아니라 학교 자체가 다양성을 수용하지 못하는 공간이거든요. (입시라는) 단 하나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가장 효율적인 공간으로서 기능을 하므로 가장 먼저 피해를 받는 학생들이 어떻게 보면 장애를 가진 학생이다."


특히, 특수학급이 통합을 위한 도움의 공간이 아니라 분리의 역할을 하는 순간 장애 학생은 다른 차별을 맞게 됩니다.


인터뷰: 박경인 활동가 / 피플퍼스트서울센터

"애들이 꿀 먹은 벙어리라고 막 이런 식으로 놀려대서 맨날 그래서 너무 견디기가 힘들어서 (선생님이) '경인아 너는 여기서 어울리기 힘드니까 도움반 내려가 볼래?' 라고 물어봤어요. 애들이 자꾸 도움반 가니까 자꾸 나를 멀리하고…."


특수교사들은 특수학교나 특수학급이 장애 학생이 사회와 어우러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고 꼬집습니다.


인터뷰: 장은미 위원장 / 특수교사노동조합

"특수학교를 분리의 기관 특수학급을 분리의 기관으로 좀 생각을 하시는 것 같아요. 우리 아이들 학교 졸업하면 다시 사회로 나와야 하거든요."


하지만 통합교육을 위한 인력과 시스템, 또 학교 문화의 개선이 없이는 명목상의 통합교육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이수현 교사 / 김포 푸른솔중 (연우, 정우 엄마)

"우리 사회에서 장애가 없지 않잖아요. 근데 그것을 완벽하게 배제하고 비장애인만 모아둔 교육은 반쪽짜리 교육이라고 저는 생각을 해요. 장애, 비장애 통합해서 당연히 갈등이 일어나죠. 그 갈등을 통해서 우리가 어떻게 성숙해 갈 것인지 그것들을 교육하고 배우는 장소가 학교라고 생각합니다."


EBS 뉴스 박광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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