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신 전 태국 총리, 망명 15년만에 귀국…사면 여부에 관심집중[피플in포커스]
막후에서 영향력 행사해…군부와 연합한 탁신계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가 15년간 해외 도피 생활을 마치고 22일 귀국했다.
로이터통신과 태국 타이PBS 등에 따르면 탁신 전 총리는 이날 오전 싱가포르에서 전용기를 타고 태국 방콕 돈므앙 공항에 도착했다.
그를 환영하는 인파와 탁신계 정당 프아타이당 관계자들과 인사한 탁신 전 총리는 경찰에 의해 대법원으로 연행됐다.
그는 공소시효가 지난 혐의를 제외한 부정부패 등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아 수감될 예정이지만 즉시 왕실의 사면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관→재벌→총리까지 오른 탁신
탁신 전 총리는 1949년 태국 북부 치앙마이의 부유한 중국계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는 14년간 경찰관으로 근무하다 미국에서 유학 중 사업가로 변신했다. 이동통신 사업에 진출해 신코퍼레이션을 태국 최대 통신회사로 일궜고 10년만에 재벌로 성장했다.
이후 탁신 전 총리는 1998년 타이락타이당을 창당해 정계로 뛰어들어 2001년 총리로 선출됐다.
그는 아시아 금융 위기로 태국 경제가 위기에 처하자 농민과 서민, 지방 주민들을 대상으로 부채 탕감과 국가의료보험 신설 등 이른바 '탁신노믹스'라 불리는 포퓰리즘 정책을 펼쳤다.
당시 혜택을 받았던 이들은 이후 그의 열렬한 지지단체 '레드 셔츠'로 탈바꿈했고 이에 힘입은 탁신 전 총리는 2005년 재집권에 성공했다.
하지만 결국 그는 2006년 신코포레이션의 주식 매각 수익금 면세 등 각종 부정부패 혐의에 발목을 잡혔고 이는 곧 대규모 시위로 이어졌다.
이후 군부는 같은 해 탁신 전 총리가 미국 뉴욕 유엔본부를 방문 도중 쿠데타를 일으켜 그를 끌어내렸다.
탁신 전 총리는 당시 "정치적 수사"라며 의혹을 부인했고 2008년 잠시 귀국한 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와 싱가포르 등에서 15년간 해외 도피 생활을 했다.
◇오뚝이처럼 일어나는 탁신가(家)
탁신 전 총리는 축출 이후에도 여전히 태국 정치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오뚝이처럼 일어났다.
2008년엔 그의 매제인 솜차이 웡사왓과 2011년엔 여동생인 잉락이 총리로 선출됐다.
하지만 이들 역시 군부 쿠데타로 실각했고 이 시기 태국은 레드 셔츠와 '옐로 셔츠'로 대표되는 탁신계, 반(反)탁신 세력의 갈등으로 혼란에 빠졌다. 이 과정에서 수십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2014년 쿠데타로 쁘라윳 짠오차 재임 총리가 오랜 기간 집권해 군부에 대한 불만이 커지던 중 탁신계는 다시 한번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5월 총선에서 탁신 전 총리의 막내딸 패통탄이 정계 입문을 선언하며 돌풍을 일으켰고 프아타이당의 총리 후보로 나섰다.
줄곧 지지율 1위를 놓치지 않던 패통탄과 프아타이당은 총선에서 압승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군주제 개혁 등 의제로 혜성처럼 나타난 전진당(MFP)의 선전으로 주인공이 되지는 못했다.
이후 프아타이당은 전진당과 연립정부 구성에 합의하며 집권을 노렸다.
하지만 결국 '왕실모독죄 폐지' 공약에 반발한 군부와 보수 진영의 반대로 피타 림짜른랏 전진당 대표의 총리 도전이 실패하자 프아타이당은 빠르게 전진당과 결별하고 군부와 손을 잡았다.
프아타이당의 '배신'에 민심의 분노도 커지고 있지만 프아타이당은 '집권을 위해선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혼란 속에서 다시 등장한 전 총리
이런 가운데 태국 의회는 이날 탁신계 정당인 프아타이당에서 단독 후보로 출마한 부동산 재벌 스레타 타위신에게 투표할 예정이다.
스레타 후보의 총리 선출이 유력한 상황에서 탁신 전 총리의 귀국도 맞물리며 일각에서는 프아타이당이 군부와 모종의 협상을 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프아타이당이 전진당과 결별하면서 군부는 권력에서 내려오지 않고 왕실은 왕실모독죄 폐지를 백지화시키고 탁신계는 다시 집권하는 시나리오라는 지적이다.
이에 탁신 전 총리는 왕실에 사면을 요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태국에서 국왕은 사면권을 행사할 수 있다.
태국 우본 라차타니대학교의 티티폴 팍디와니치 정치학부 학장은 "이번 총선은 처음부터 탁신 전 총리에 관한 선거였다"며 "그의 복귀는 총선에서 약화됐던 보수 진영을 강화할 것이며 태국의 민주화 과정을 지연시킬 것이다"고 지적했다.
jaeha67@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바람난 아내 따귀 때렸더니,이혼 요구하며 문중 땅 절반 달라네요"
- 고현정 "연하 킬러? 남자 배우 막 사귄다?"…연예계 루머에 입 열었다
- "'난 여자 생식기 감별사, 넌 중3때 첫경험' 남편 말에 화내자 예민하다고"
- "평생 모은 4억, 아내가 주식으로 날려 공황장애 와…이혼 사유 되나요"
- "성관계하듯 해 봐"…안산 사이비 목사, 의사 꿈꾸던 13세 감금 '음란죄 상담'
- "마약 자수합니다" 횡설수설…김나정, 결국 경찰 고발당했다
- 12억 핑크 롤스로이스에 트럭 '쾅'…범퍼 나갔는데 "그냥 가세요" 왜?
- 김혜수, 가려도 가려지지 않는 미모…세월은 역행 중 [N샷]
- 동덕여대 강의실 '알몸남' 음란행위 재소환…"공학되면 이런 일 많을 것"
- "'난 여자 생식기 감별사, 넌 중3때 첫경험' 남편 말에 화내자 예민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