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34세 캡틴의 예비 FA 시즌…130G 못 채운다고? 밀어치기 장인의 여전한 존재감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안 다치고 꾸준히 나가는 게 중요하다.”
KIA 주장 김선빈(34)은 2022시즌 함평 스프링캠프에서 몇 차례 이 얘기를 했다. 말 그대로 아프지 않고 꾸준히 경기에 나가야 한다는 결연한 의지였다. 2019-2020 FA 시장에서 4년 40억원에 재계약한 뒤 첫 시즌에 햄스트링 부상으로 85경기 출전에 그친 게 여전히 아쉽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2021시즌에는 130경기에 나갔다. 30대 초반에서 중반으로 향하는 중앙내야수가 이 정도 출전 횟수를 보이는 건 내구성을 회복했다는 얘기다. 심지어 김선빈이 그 얘기를 한 2022시즌에는 무려 140경기에 나갔다. 144경기 체제 도입 후 한 시즌 최다 출전이었다. 자신이 한 말을 지켰다.
그런 김선빈이 다시 예비 FA 시즌을 보낸다. 그런데 시즌 초반부터 정상 출전을 못했다. 발목에 약간 통증을 안고 있었다. 1군 엔트리에서 빠질 정도는 아니었는데 디테일한 관리는 필요했다. 그렇게 꾸준히 나가더니 6월17일 광주 NC전서 사고가 났다.
정말 불가항력이었다. NC 외국인타자 제이슨 마틴의 타구가 하필 김선빈의 오른 엄지를 강타했다. 너무 빠른 타구라서 피할 수 없었다. 당시 KIA는 선발진의 크고 작은 균열로 불펜까지 과부하가 걸리기 시작했다. 타선의 사이클마저 뚝 떨어지면서 올 시즌 가장 안 좋은 경기력을 보낸 시기였다.
전반기 아웃이라는 얘기가 나왔지만, 예상을 뒤엎고 7월8일 수원 KT전서 복귀했다. 김선빈은 주장으로서 당시 3주 정도 빠진 것에 대한 미안함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게 6~7월이 좋지 않았다. 애버리지가 0.233, 0.231이었다. 시즌 도중에 쉬게 되면서 타격감 유지가 제대로 될 리 없었다.
그런데 6일 광주 한화전을 끝으로 또 부상으로 1군에서 제외됐다. 이번엔 햄스트링 통증이었다. 다행히 상태가 경미해 18일 대구 삼성전서 복귀했다. 8월 들어 타격감을 바짝 올리던 중이라 뼈 아픈 부상이었다. 실제 이탈 전까지 8월 6경기서 23타수 9안타 7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결국 열흘 쉬고 돌아온 삼성과의 지난 주말 3연전서 9타수 2안타로 다시 호흡을 가다듬어야 했다. 이렇게 보면 김선빈의 올 시즌도 참 순탄치 않다. 74경기서 250타수 74안타 타율 0.296 29타점 22득점 OPS 0.700.
통산 타율이 0.301이다. 특히 국내 오른손 타자들 중에서 우측 외야로 타구를 가장 잘 보낸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장은 작은데 컨택 커버리지가 상당히 넓다. 자세가 무너지지 않고 바깥쪽 코스의 어떤 구종이든 툭툭 밀어 우측으로 안타를 날리는 기술을 보유했다. 통산 3할을 이래서 칠 수 있다.
김선빈은 수비범위는 아무래도 20대 시절보다 줄어들었다. 그래도 전체적인 수비력이 그렇게 처지는 것 또한 아니다. 한참 팔팔한 중앙내야수들처럼 역동적이진 못해도, 차분하게 경기 흐름을 짚으며 대응하는 노련함을 갖췄다.
당장 김선빈이 없을 때 KIA 우측 중앙내야는 은근히 다소 흔들린 시기가 있었다. 김규성이 몇 차례 결정적 실책을 범하기도 했고, 다른 선수들을 내세우니 타격이 신통치 않았다. 이래저래 공수를 갖춘 김선빈의 존재감만 확인했다.
이미 팀이 치른 25경기에 결장했다. 잔여 45경기에 모두 나가도 올 시즌에는 119경기 출전이다. 적은 건 아니지만, 130~140경기에 나간 지난 2년에 미치지 못하는 건 확실하다. 여전히 KIA는 김선빈이 소중하다. 지나간 일정은 어쩔 수 없고 잔여 45경기서 최대한 생산력을 끌어낼 필요가 있다. 그래도 4년 내내 1군 등록일수는 무난히 채운 상황. 올 겨울 FA 시장에서의 존재감도 슬슬 궁금해지는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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