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영끌...가계 빚 순식간에 10조원 늘었다

최나리 기자 2023. 8. 22.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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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석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3년 2/4분기 가계신용(잠정)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올해 2분기(4∼6월) 전체 가계 신용(빚)이 전 분기보다 10조원 가까이 불었습니다. 

높은 금리에도 가계 빚 감소세가 불과 두 분기 만에 끝난 것으로, 부동산 경기 회복과 함께 주택담보대출이 14조원 이상 급증한 데다 빚으로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거래도 늘었기 때문입니다.

한국은행이 오늘(22일) 발표한 '2023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천862조8천억원으로 1분기 말(3월 말·1천853조3천억원)보다 0.5%(9조5천억원) 많았습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 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빚(부채)'을 말합니다. 

가계신용은 금리 인상 등 통화 긴축의 영향으로 작년 4분기(-3조6천억원)와 올해 1분기(-14조3천억원) 잇따라 줄다가 세 분기 만에 다시 반등했습니다. 

다만 1년 전인 작년 2분기 말 잔액(1천868조4천억원)과 비교하면 5조6천억원 적은 상태입니다.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카드 대금)을 빼고 가계대출만 보면, 2분기 말 잔액이 1천748조9천억원으로 1분기 말(1천738조8천억원)보다 10조1천억원 증가했습니다. 

특히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잔액 1천31조2천억원)이 14조1천억원 늘어 직전 분기에 이어 최대 잔액 기록을 또 경신했습니다. 증가 폭도 1분기(4조5천억원)의 3배를 웃돌았습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 대출(잔액 717조7천억원)은 4조원 줄면서 7분기 연속 감소세를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감소 폭이 한 분기 만에 15조5천억원에서 4조원으로 10조원 이상 급감했습니다.

창구별로는 예금은행에서 가계대출이 3개월 사이 4조원 증가했지만, 상호금융·상호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서는 6조5천억원 줄었습니다.

기타금융기관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10조4천억원)을 중심으로 12조6천억원 급증했습니다. 세부적으로 주택금융공사가 포함된 공적금융기관에서 특례보금자리론 등의 영향으로 4조7천억원, 증권사 등 기타금융중개회사에서 7조8천억원 불었습니다.

서정석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2분기 가계신용이 9조5천억원 늘었는데, 2021년 4분기 17조4천억원 이후 가장 큰 증가액"이라며 "부동산 시장 회복 기대로 주택거래가 늘면서 개별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증가했고, 판매신용 감소세도 계절 영향으로 둔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증권사의 신용 공여가 주식투자 자금으로 활용된 부분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의 영향과 관련해서는 "시중은행들이 주로 7월 이후 출시했기 때문에 이번 2분기 통계에는 포함되지 않았고, 3분기에 일시적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가계신용의 향후 추이에 대해서는 "한은과 정부가 가계신용 증가세에 주목하고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며 "3분기 이후 가계신용은 주택경기와 금융환경 등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예단하기 어렵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높아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 추이를 잘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분기 가계 판매신용 잔액(113조9천억원)은 신용카드사를 비롯한 여신전문회사(-5천억원)를 중심으로서 6천억원 감소했습니다. 할부금융회사의 할부금융 리스크(위험) 관리 강화의 영향으로 판매신용이 전반적으로 줄었지만, 계절적 요인으로 신용카드 사용액이 늘어 전체 판매신용 감소액은 1분기(-3조3천억원)보다 축소됐다는 게 한은의 설명입니다.
[자료=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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