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6명 모두 최소 4천만 원씩…여자월드컵 '상금 배분'에 쏠리는 눈

▲ 2023 호주·뉴질랜드 FIFA 여자 월드컵 로고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이 스페인의 우승으로 마무리되면서 이제 국제축구연맹(FIFA)이 야심 차게 공표한 '상금 배분'에 시선이 모입니다.

FIFA는 이번 월드컵 상금이 꼭 선수들에게 돌아가도록 하겠다며 라운드별 진출 상황에 따라 선수 개인이 받을 액수를 고정하는 새로운 분배 체계를 제시했습니다.

특정 팀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더라도 23인 전원이 3만 달러(약 4천만 원)씩 받는 식입니다.

각국 축구협회가 FIFA에서 받은 포상금을 전하는 과정에서 '유통마진'을 챙기지 못하게 하겠다는 취지입니다.

그런데 FIFA가 '직접 입금' 방식은 피하겠다면서도 각 협회를 통제할 방안을 내지 않아 투명한 집행이 이뤄질지 의구심도 입니다.

선수-협회의 단체협약이 있는 일부를 빼면 공정한 집행을 요구할 창구도 뚜렷하지 않습니다.

일단 대한축구협회를 비롯한 여러 협회가 FIFA에 상금을 수령하면 곧장 선수들에게 나눠줄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오늘(22일) 언론에 "FIFA가 지급하라는 액수대로 절차에 맞춰서 그대로 선수들에게 배분할 예정"이라며 "(상금으로) 선수별로 3만 달러씩 배정됐다"고 밝혔습니다.

FIFA에 따르면 조별리그 탈락팀에는 225만 달러(30억 원)가 총상금으로 배정됩니다.

선수에 나눠 줄 69만 달러를 뺀 156만 달러(21억 원)가 대한축구협회에 돌아가게 됩니다.

최종전에서 한국에 발목이 잡혀 함께 조별리그 H조에서 탈락한 독일축구협회와 개최국 뉴질랜드도 스포츠매체 디애슬래틱에 '수령 시 즉각 지급' 원칙을 지키겠다고 밝혔습니다.

C조에서 일본, 스페인에 0-5로 연이어 대패한 잠비아축구협회도 선수 개인에게 3만 달러씩 곧장 전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브루스 음와페 감독의 성 비위 논란이 불거진 데다 개막 전부터 재정 역량이 의심받은 상황에서 잠비아축구협회가 차질 없이 상금을 나눠줄지 지켜볼 일입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잠비아 선수 대부분이 2021년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이후부터 월드컵 전까지 2년가량 보수를 제대로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을 포함해 16강에서 발길을 돌린 팀 선수들은 인당 6만 달러(8천만 원)씩 받습니다.

이 가운데 미국은 이미 단체협약에 따라 이보다 많은 상금을 선수들에게 약속한 상태입니다.

남자팀 선수들이 카타르 월드컵에서 확보한 상금까지 합친 후 절반씩 나누기로 해서입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번 여자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 시에도 미국 선수들은 29만 8천400달러(4억 원)씩 받을 예정이었습니다.

미국축구협회는 디애슬래틱에 "조별리그 탈락 팀 선수들에게도 각 협회가 돈(3만 달러)을 줘야 하는 게 맞다. 하지만 미국은 다르다. 이미 선수들이 그 10배의 상금을 확보한 상황이라 (FIFA 방침이)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8강까지 간 일본 선수들은 인당 9만 달러(1억 2천만 원)에 보너스도 챙깁니다.

일본축구협회는 "FIFA가 주는 상금에 우리 협회가 지급하는 보너스를 더하면 선수들의 몫이 사무라이 블루(남자 대표팀)와 비등하다"며 "협회 규정으로 지급 기준이 정해져 있다"고 밝혔습니다.

4강 무대를 밟은 개최국 호주와 스웨덴 선수들에게는 1인당 16만 5천 달러(2억 2천만 원)씩 돌아갑니다.

호주는 단체협약에 따른 별도 지급분을 확정한 상태지만, 스웨덴은 FIFA 상금 외 보너스를 주진 않을 예정입니다.

준우승팀 잉글랜드는 19만 5천 달러(2억 6천만 원), 우승팀 스페인은 27만 달러(3억 6천만 원)씩 선수들에게 돌릴 FIFA 상금을 확보했습니다.

다만 두 팀 모두 디애슬래틱에 구체적인 집행 계획을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협회 몫으로 남은 429만 달러를 포함해 스페인은 우승 상금으로 1천50만 달러(141억 원)를 챙깁니다.

이는 지난해 열린 카타르 남자 월드컵 우승팀 아르헨티나의 ¼ 수준입니다.

아르헨티나는 4천200만 달러(563억 원)를 확보했습니다.

FIFA가 책정한 이번 여자 월드컵 총상금은 1억 1천만 달러(1천474억 원)입니다.

카타르 월드컵은 4억 4천만 달러(약 5천895억 원)였습니다.

(사진=FIFA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