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산불 발생 2주만에 하와이 방문 “주민 뜻대로 재건할 것”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산불 참사로 최소 114명의 목숨이 희생된 하와이 마우이섬을 방문했다. 산불이 발생한 지 13일 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최대 피해 지역인 마우이섬 라하이나 지역을 찾아 현장을 둘러보고 연방 정부의 지원을 약속했다. 6시간 가량 마우이섬에 머문 바이든 대통령은 이재민들과 소방 및 응급구조대원 등을 만났고, 실종자 수색 상황에 대해 브리핑을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미국 전체가 여러분과 함께 슬퍼하고 있고, 여러분과 연대할 것”이라며 “여러분의 회복과 재건, 그리고 재건 과정에서 문화와 전통이 존중받도록 모든 할 수 있는 일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방정부의 복구 지원 약속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하와이 왕국”이라는 표현을 반복해서 사용했는데, 이는 라하이나가 미국에 편입되기 전까지 옛 하와이 왕국의 수도였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마우이섬 주민들의 뜻대로 재건에 나설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라하이나의 장로들이 연 원주민 전통 행사에도 참석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100여년 만의 최악의 산불 참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한·미·일 정상회의를 마친 뒤 네바다주 타호 호수에서 휴가 중이던 바이든 대통령은 여론이 나빠지자 휴가를 잠시 중단하고 마우이섬을 찾았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정부 대처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듯 연방정부가 피해 지역을 재난 지역으로 선포하고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8일 시작된 산불 이후 사망자는 114명, 실종자는 850명에 이른다고 마우이 카운티 측은 밝혔다. 한 때 2000여명에 달한 실종자는 피해 지역 수색 작업이 진행되면서 줄어들었지만 사망자 수는 추가로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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