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의 마이애미 행복축구,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메시, 마이애미 입단 후 곧바로 리그스컵 우승 차지
MLS 후반기 출격, 마이애미 대반격 선봉장

[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축신' 리오넬 메시(36)가 또 한번의 우승을 이뤘다. 이번엔 뭔가 좀 더 특별하고 '짠' 하다. 줄곧 뛰었던 유럽 무대가 아니라 미국에서 새로운 축구 인생을 열고 정상에 올랐다. 유럽 빅리그보다 수준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하지만 상관 없다. 자신이 택한 길에 서서 '행복 축구'를 펼치며 우승까지 이뤘기에 의미를 더한다.

메시는 '축구의 신'으로 불린다.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10대 후반부터 30대 중반이 된 지금까지 최고의 기량을 과시하면서 팬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디에고 마라도나의 후계자로서 엄청난 실력을 그라운드에서 선보였고, 이제는 역대 최고의 선수라는 찬사를 받으며 명불허전 존재감을 과시한다.

사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메시가 이적 가능성을 시사했을 때 미국행을 점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가 FC 바르셀로나 복귀를 간절히 원했고, 사우디아리비아 클럽들이 거액의 '오일 머니'로 구애 손짓을 보내 이적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졌다. 그런 분위기 속에 메시는 스스로 이적설을 잠재웠다. 미국 인터 마이애미행을 밝히며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메시가 마이애미로 건너올 때 기대만큼 우려도 많았다. 지난 시즌 파리 생제르맹 일정과 2022 카타르월드컵을 모두 소화하는 강행군을 치러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는 지적도 고개를 들었다. 적응 기간이 꽤 걸릴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하지만 '축신'은 어두운 전망을 곧바로 잠재우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미국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와 멕시코 리그 통합 컵대회인 리그스컵에 출전해 마이애미의 우승을 책임졌다.

7경기에 모두 나서 10골 1도움을 올렸다. 승부차기 두 번을 포함해 마이애미의 모든 승리를 견인했다. 데뷔전부터 프리킥 극장골로 데뷔 득점을 폭발했고, 이후 3경기 연속 멀티골을 작렬했다. 토너먼트 위로 올라갈수록 견제가 심해졌으나 득점포를 계속 가동했고, 마이애미 승리의 마침표를 찍으며 우승 영광을 안았다. 왜 그가 '축신'인지 경기력으로 보여주며 우려를 말끔히 지웠다.

확실히 경기장에서 즐겁게 플레이하는 모습이 비친다. 진지하게 뛰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다. 자신이 뛰었던 유럽 빅리그보다 수준이 조금 떨어지지만 얕보거나 방심하지 않는다. 때로는 신경전을 펼치면서도 기회가 오면 환상적인 기술과 슈팅으로 공격을 매조짓는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최선을 다하며 새로운 무대에서도 '행복 축구'를 실천하고 있다.

이제 다시 출발선에 선다. 마이애미는 올 시즌 MLS 전반기를 완전히 망쳤다. 동부 콘퍼런스 최하위인 15위에 처졌다. 22경기를 치러 22골밖에 넣지 못했다. 메시 합류 후 완전히 달라졌다. 리그스컵 7경기에서 22골을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메시가 마이애미의 MLS 후반기 대반격의 중심에 선다.

전망은 밝다. 메시를 중심으로 마이애미가 리그스컵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수준급이다. 7경기에서 22득점 8실점을 기록했다. 공격력이 급상승했고, 수비력 또한 좋아졌다. 메시 원맨팀이 아니기 때문이다. 세르히오 부스케츠, 조르디 알바 등도 합류해 공격-중원-수비가 모두 탄탄해졌다. 메시의 마이애미 행복축구가 어떻게 더 이어질지 기대가 높아진다.

[메시, 가장 아래 왼쪽부터 메시-부스케츠-알바.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