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 상장 두 시선…모바일시대 주인공 vs AI시대 외톨이
다음달 상장해 올해 최대 IT상장 가능성…
반도체 설계 강자, AI 관련성 낮다 지적도
일본 소프트뱅크 자회사인 반도체 설계업체 ARM이 미국 나스닥 상장 절차를 공식화했다. 시장은 ARM의 이번 상장을 올해 미국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ARM의 기술이 최근 주목을 받는 인공지능(AI)과 연관성이 적고, 주요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이번 IPO에 불참함에 따라 상장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 거라고 관측한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ARM은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나스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S-1)를 제출했다. 증권신고서에는 상장 예정일, 증권 매각 조건 등 구체적인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하지만 외신은 ARM의 나스닥 상장이 다음달 안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는 ARM이 9월 첫 주에 상장을 위한 로드쇼를 시작하고, 이후에 IPO 가격을 책정할 계획이라며 "이번 상장으로 ARM의 가치는 600억~700억달러(약 80조4660억원~93조8490억원)에 달해 올해 미국 증시의 최대 기술업체 상장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ARM은 상장과 동시에 애플, 삼성전자, 엔비디아, 인텔 등에 일정 지분을 배정해 중장기 주주로 영입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ARM은 앞서 IPO를 통해 80억~100억달러를 조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에 상장되는 주식은 전체의 10%인 소수 지분으로, 자금 조달 규모가 예상보다 줄어들 수도 있다고 짚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최근 그룹 내 비전펀드가 보유한 ARM 지분 25%를 인수하며 ARM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ARM은 산업 구조적으로 가장 중요한 반도체 설계 업체 중 하나로 꼽힌다. ARM은 모든 스마트폰의 99%에 들어가는 반도체의 구조(아키텍처)를 설계해 소비자 가전 분야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애플에도 핵심 기술 제공업체로 등록돼 있다. 특히 ARM은 전력이 덜 소모하는 방식으로 반도체를 설계하므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넘어 클라우드서버, AI 프로세서 등으로 기술을 확장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AI 최대 수혜기업' 엔비디아가 지난 2020년 ARM 인수를 시도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시장은 ARM의 이런 기술과 가능성 근거로 이번 IPO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본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ARM의 현재 기술이 AI와 연관성이 없고 회사의 핵심 분야인 스마트폰 시장이 둔화한 점 등을 이유로 회사의 가치가 예전만 못하다고 지적한다.
투자자문사 아스트리스 어드바이저리 재팬의 커크 부드리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에 "오픈AI가 대형언어모델(LLM)을 활용한 콘텐츠 제작 도구를 공개하면서 (AI 관련) 시장이 달아올랐고, 이는 소프트웨어와 플랫폼이 주도했다"며 "ARM은 그것(AI)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지적했다. CNBC는 "ARM은 대규모 AI 모델을 만드는 데 필요한 그래픽 프로세스가 아닌 중앙 프로세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런데도 ARM은 자사의 기술이 AI 애플리케이션에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고 전했다.
글로벌 IB 모건스탠리가 이번 IPO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점도 ARM 상장 기대를 낮춘다. 블룸버그는 "ARM IPO 신청서 초안에서 모건스탠리의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모건스탠리가 그간 획기적인 기술 IPO의 주요 자문 역할을 했던 것을 고려하면 이는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모건스탠리가 앞서 위워크 IPO 제안을 거절해 위험을 벗어난 적이 있다고 언급했다. 위워크는 지난 2019년 나스닥 상장을 추진했었지만 대규모 적자와 경영 실패로 계획을 철회했고, 이후 2021년 스팩 합병으로 상장했으나 주가는 초기 고점 대비 98% 넘게 하락해 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뉴욕(미국)=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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