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양키스 28년 만의 8연패에 분노한 팬들, “다른 구단주가 필요해!”

뉴욕/윤주헌 특파원 2023. 8. 22.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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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강호 양키스, 승률 5할도 밑돌아
20일 양키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양키스와 천적 보스톤 레드삭스와의 경기에서 보스톤이 6대 5로 이겼다. 양키스는 8연패를 기록했다. 1995년 이후 28년만이다. /연합뉴스

21일(현지 시각) 오후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 인근 기념품 샵. 가게엔 각종 프로 스포츠 선수들의 유니폼이 걸려 있었는데 이 중에는 특히 뉴욕 브롱스를 연고로 하는 메이저리그 최고 인기 구단 뉴욕양키스 선수들의 유니폼이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가게 주인에게 뉴욕양키스 유니폼(jersey)을 가리키며 “맨날 지기만 하던데 요새도 많이 팔리나”고 묻자 그는 껄껄 웃으면서 “요즘 누가 양키스 유니폼을 사냐. 공짜다”라고 농담했다.

요즘 뉴욕 야구팬들은 실의에 빠져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뉴욕은 뉴욕양키스와 뉴욕메츠라는 두 구단이 연고를 삼고 있다. 두 팀 중 전설적인 홈런왕 베이브 루스, 명 타자 조 디마지오, 월드시리즈 5회 우승을 이끈 데릭 지터 등이 거쳐 간 뉴욕양키스의 팬심은 대단하다. 그런데 올해 뉴욕양키스의 성적이 바닥을 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뉴욕양키스는 20일(현지 시각) 홈구장인 양키스 스타디움에서 천적 보스턴 레드삭스에게 5대 6으로 패배해 8연패에 빠졌다. 뉴욕양키스가 8연패를 한 것은 1995년 이후 28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고 했다. 아메리칸 리그 동부 지구에서 꼴찌고 승률은 5할이 되지 않는다. 지구 최하위는 1990년이 마지막이었다.

형편 없는 성적에 분노한 팬들을 위해 한 업체에서 제작한 티셔츠가 온라인에서 팔리고 있다. ‘sell the team hal!(양키스를 제발 팔아 할)’이라며 구단주 할 스타인브레너(Hal Steinbrenner)가 양키스를 다른 사람에게 팔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트위터

양키스 팬들의 분노는 선수보다는 구단주인 할 스타인브레너(Hal Steinbrenner)를 향하고 있다. 뉴욕양키스를 미국 스포츠 역사상 가장 유명한 프로팀으로 이끌어 낸 그의 아버지 조지 스타인브레너는 열정이 가득해 뛰어난 선수들을 영입하는데 조금도 주저함이 없었다. 조지가 사망한 뒤 할은 형인 행크 스타인브레너와 공동 구단주였지만 행크도 2020년 사망한 뒤 할이 단독으로 구단주를 맡아왔다. 그러나 그에게서 양키스 팬들을 만족 시킬만한 운영 능력을 찾아 볼 수 없다는 게 상당수 팬들의 생각이다.

양키스 팬들과 언론에서 조차 구단주가 바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낸다. 일부 팬들은 ‘sell the team hal!(양키스를 제발 팔아 할)’이라고 쓰여진 흰색 티셔츠나 깃발을 만들어 온라인에서 각각 14.92달러(약 2만원), 24.76달러(약 3만3000원)에 팔고 있다. 팬들은 판매처에 “빨리 배송해달라”고 적기도 했다. 언론에서도 너나 할 것 없이 구단주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뉴욕의 지역 언론 등은 노골적으로 ‘Hal Steinbrenner should let someone else own the team(할은 다른 사람이 구단을 맡게 해야 한다)’, ‘Hal Steinbrenner Must Sell The Yankees If He Doesn’t Care About Winning(팀이 이기는 것에 관심 없으면 할은 양키스를 팔아야 한다)’고 외친다.

뉴욕양키스 에이스 애런 저지는 지난해 말 9년간 3억6000만 달러를 받기로 하는 내용의 대형 계약을 맺었다. /연합뉴스

진지한 대안을 내놓는 전문가들도 있다. 예컨대 ‘9년간 3억6000만달러 받는 대형 계약을 맺고 올해 첫 해를 맞은 팀 에이스 애런 저지가 발가락 부상을 당했으니 빨리 빼서 다음 시즌을 준비하게 해야 한다’거나 ‘어린 선수들에게 다음 시즌을 위해 빅리그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더 줘야 한다’ 등이다. 뉴욕양키스는 올해 팀 전체 연봉 2억7900만 달러(약 3700억원)로 전체 구단 중 2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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