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프리카 난민 학살’ 의혹에… 2030엑스포 개최지 투표 변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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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국경수비대가 예멘을 거쳐 자국으로 들어오려는 에티오피아 이주민 수백 명을 학살했다는 인권단체의 보고서가 나왔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21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서 사우디 국경수비대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6월까지 약 15개월간 에티오피아 이주민 집단을 수십 차례 공격해 최소 655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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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탄압국 비판 또 수면 위로
사우디아라비아 국경수비대가 예멘을 거쳐 자국으로 들어오려는 에티오피아 이주민 수백 명을 학살했다는 인권단체의 보고서가 나왔다.
2030년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결정(11월 28일)이 10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과 함께 유력한 후보지로 꼽히는 사우디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사우디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등으로 인해 국제사회로부터 인권 탄압국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21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서 사우디 국경수비대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6월까지 약 15개월간 에티오피아 이주민 집단을 수십 차례 공격해 최소 655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그들이 우리에게 총알을 비처럼 퍼부었다’(They Fired on Us Like Rain)는 제목의 보고서에는 에티오피아 이주민 38명을 포함해 모두 42명의 증언과 법의학 전문가들의 검증 내용, 사망자 등 현장 사진과 영상, 사우디-예멘 국경 지역 위성사진 분석 결과 등이 담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우디 국경수비대는 비무장한 이주민을 상대로 총, 박격포, 폭발 무기 등을 사용하며 수십여 차례 공격했다. 만 14세의 에피오피아 어린이 함디야는 보고서에 “우리는 여러 번 총격을 받았다. 한 장소에서 30명이 죽는 것을 봤고, 나는 바위 밑으로 기어들어가 거기서 잠들었다”며 “사람들이 내 주변에서 자고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모두 시체였다. 일어났을 때 나 혼자였다”고 증언했다.
인터뷰에 응한 에티오피아 이주민들은 내전으로 혼란한 모국에서 바다 건너 예멘으로 간 뒤 육로를 통해 사우디로 넘어가 일자리를 찾으려 했다.
이들 가운데에는 여성과 어린이도 다수 포함돼 있었다. 한 생존자는 약 170명이 함께 국경을 건너려다 국경수비대의 공격을 받아 90명이 숨졌다고 말했다. 그는 “시신을 수습하려 현장에 다시 갔던 이들이 사망자 수를 셌는데 90명이었다”고 전했다.
나디아 하드먼 휴먼라이츠워치 연구원은 BBC에 “최소 655명이지 실제 (희생자는) 수천 명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본질적으로 대량 학살”이라고 비판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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