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사상 최악의 하와이 산불, 이 산업이 쇠퇴한 게 원인이라고?

장세만 환경전문기자 2023. 8. 22.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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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마우이섬의 산불 사망자가 114명으로 늘었고 실종자도 1,300명까지 추정될 만큼, 이번 사태가 하와이 역대 최악의 재난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건조한 날씨, 거센 바람과 더불어 이번 하와이 산불의 주원인 중 하나로 외래종 식물들이 꼽히고 있죠.

이 무렵 하와이가 세계적인 관광지로 유명해지면서 토지 가격이 상승한 데다 미국 서부 등 본토 내 축산업에 비해 운송비가 많이 들면서 경쟁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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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력] 외래종 목초가 부른 재앙급 산불


하와이 마우이섬의 산불 사망자가 114명으로 늘었고 실종자도 1,300명까지 추정될 만큼, 이번 사태가 하와이 역대 최악의 재난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건조한 날씨, 거센 바람과 더불어 이번 하와이 산불의 주원인 중 하나로 외래종 식물들이 꼽히고 있죠.

주로 아프리카에서 하와이로 넘어온 목초류들인데요. 기니 그래스, 버펠 그래스, 당밀 그래스 등의 가축 사료용 작물입니다. 주로 건조한 기후에서 잘 버티고 한 번 비가 오면 하루에 6인치까지 자랄 정도로 생장력이 우수한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기니 그래스의 경우, 식물의 전체 부위 가운데 영양분이 많은 잎 부분이 커 엽 면적 비중이 40%가 넘을 만큼 사료 가치가 높은 게 특징입니다.

불붙은 기니 그래스, 화염 봤더니



하지만 산불에는 아주 취약한 특성이 있습니다. 빠른 성장 속도는 물론 아주 빽빽하게 고밀도로 자라는 특성 탓에 한 번 불이 나면 엄청난 화염 연료의 역할을 한다는 점입니다. 하와이대학 연구진이 찍은 기니 그래스 실험 화재 사진을 보면, 강풍이 없는 조건에서도 화염 높이가 4~5미터를 치솟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 옆 사진은 또 다른 외래종인 분수풀 지대에서 불길이 번지는 모습이 보입니다. 토착종이든 외래종이든 산불에 휩쓸리면 피해가 날 수밖에 없지만, 화마에 휩쓸린 자리를 다시 차지하는 건 외래종 목초류였습니다. 문제가 된 외래종들이 건조 기후 적응력이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기니 그래스, 어떻게 하와이에 유입됐나?



기니 그래스 등 외래종 식물이 하와이에 들어온 건 유럽의 식민주의 탓이었습니다. 18세기 후반 쿡이나 밴쿠버 같은 탐험가들이 하와이에 도착했을 때 염소와 돼지, 소를 가져다주면서 목축업이 시작됩니다. 뒤이어 19세기 초부터 사탕수수 플랜테이션 농장이 자리 잡게 되고요. 이 과정에서 가축에게 먹일 사료도 함께 가져오게 된 겁니다. 빠른 성장 속도와 생산량으로 사료로서의 가치가 높았기 때문이죠.

하와이 농축산업 쇠퇴가 부른 외래종 방치



그런데 하와이 번영의 상징이었던 농축산업이 20세기 중후반 들어 쇠퇴하기 시작합니다. 이 무렵 하와이가 세계적인 관광지로 유명해지면서 토지 가격이 상승한 데다 미국 서부 등 본토 내 축산업에 비해 운송비가 많이 들면서 경쟁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게다가 축산분뇨 등이 바다로 유출돼 해양오염을 일으키면서 어업인들과의 갈등도 한몫을 합니다. 플랜테이션 농업 역시 노동 비용 등 국제 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진 데다 환경 문제가 제기되면서 뒷걸음질 치게 됩니다. 하와이 농축산업 규모를 1960년과 2012년을 비교했을 때, 농업 경작지는 20만 ha에서 7만 ha로 65% 감소했고, 가축 방목지는 85만 ha에서 32.4만 ha로 62% 감소한 걸로 나타납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사진=AP, 연합뉴스)

장세만 환경전문기자 j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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