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주담대 역대 최대…가계 빚이 경제 짓누른다

이효정 2023. 8. 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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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빚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우리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

은행·저축은행·상호금융 등 전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은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회복 기대감으로 주택 거래가 늘어나는 과정에서 개별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늘어난 데다 판매 신용 잔액의 감소세가 둔화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최근 논란이 된 은행권의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이번 가계신용 통계에 거의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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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 1862.8조 전 분기보다 9.4조↑
주택담보대출 1031.2조원으로 같은 기간 14.1조 늘어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가계 빚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우리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 은행·저축은행·상호금융 등 전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은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2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62조8000억원으로 전 분기 말 대비 9조5000억원 증가했다. 2021년 4분기(17조4000억원) 이래 최대 증가 폭이다.

지난해 1분기까지만 해도 가계신용 잔액은 전 분기에 비해 감소했지만, 지난 2분기에는 증가 전환했다. 과거에 비해 증가 규모가 큰 편은 아니지만, 적지 않은 규모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회복 기대감으로 주택 거래가 늘어나는 과정에서 개별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늘어난 데다 판매 신용 잔액의 감소세가 둔화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관계 당국에서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며 "거시적으로 당국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더 높아지지 않도록 단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어 앞으로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금융기관의 대출금과 외상으로 물품을 구입한 대금, 가계대출과 카드·할부금융 등 판매신용 잔액을 합한 금액을 말한다.

한국은행의 2분기 가계신용 잔액 현황 [사진=한국은행 ]

이 중 가계대출 잔액은 1748조9000억원으로 전 분기 말 대비 10조1000억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이 1031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1017조1000억원)에 최대치를 기록했을 때보다 14조1000억원 늘었다. 2021년 3분기(20조9000억원) 이래 최대 증가 폭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은 주택도시기금 대출이 증가하고 정책 모기지론이 확대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기타대출(신용대출 포함)은 717조7000억원으로 계절 요인과 증권사 신용 공여 확대로 전 분기보다 4조원 감소하는데 그쳐 1분기 감소 폭(15조5000억원)보다 줄었다.

업권별로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894조5000억원으로 2분기 중 4조원 증가하며 1분기(12조1000억원 감소)에 비해 증가로 전환했다. 주택담보대출이 늘고 기타 대출(신용대출 포함) 감소 규모도 크게 축소한 결과다.

새마을금고·신협을 포함한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2분기 6조5000억원 감소하는 데 그쳐 1분기(9조7000억원 감소)보다 감소 규모가 축소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주택담보대출과 기타 대출이 모두 줄며 감소세를 지속했다"며 "부동산 대출 관련 리스크를 강화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사 등 기타금융기관의 2분기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12조6000억원으로 1분기(10조8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벌어졌다. 주택담보대출과 기타 대출을 모두 늘어난 결과다.

판매신용 잔액은 113조9000억원으로 6000억원 감소했다. 할부금융의 리스크 관리 강화에도 5월 가정의 달과 같은 계절적 요인으로 신용카드 이용액이 늘어난 영향이다.

아울러 최근 논란이 된 은행권의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이번 가계신용 통계에 거의 포함되지 않았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50년 만기 주담대는 상품이 7월 이후 출시돼 2분기 출시 가계대출에는 반영되지 않았다"라며 "3분기에는 50년 만기 주담대는 일시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에서는 1월 수협은행, 6월 대구은행이 50년 만기 주담대를 출시했고 농협·신한·국민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7월부터 상품을 출시했다. 금융당국은 50년 만기 주담대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의 우회 수단으로 여겨져 감독 당국이 점검에 나섰다. 농협은행은 2조원의 한도가 소진됐다며 50년 만기 주담대 판매를 종료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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