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공해 막겠다며 밝기 낮춘 가로등… 밤길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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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8시 서울 송파구 석촌동의 한 빌라촌은 해가 진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길가에 어둠이 감돌았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조명환경관리구역을 지정해 △자연녹지지역(제1종) △생산녹지지역(제2종) △주거지역(제3종) △상업지역(제4종) 등 종별로 인공조명의 밝기를 제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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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지 10럭스 미만으로 제한
“누가 숨어있지 않을까 불안해”
21일 오후 8시 서울 송파구 석촌동의 한 빌라촌은 해가 진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길가에 어둠이 감돌았다. 보안등의 불빛이 닿지 않는 주차장과 출입문은 칠흑같이 어두웠다. 빌라 출입문의 조도는 촛불 3개 밝기 수준인 3럭스(lux). 이날 귀가하던 신모(32) 씨는 “퇴근할 때마다 누가 숨어 있지 않을까 불안해 스마트폰 밝기를 최대로 올려두고 들어온다”고 했다.
‘서현역 흉기 난동’부터 ‘신림동 강간 살인’까지 강력 범죄가 잇따르면서 “밤길이 어두워 무섭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조명환경관리구역을 지정해 △자연녹지지역(제1종) △생산녹지지역(제2종) △주거지역(제3종) △상업지역(제4종) 등 종별로 인공조명의 밝기를 제한하고 있다. 3종까지는 빛의 밝기가 10럭스 미만이어야 한다. 주택가에 빛공해가 너무 심하다는 취지로 지난 2012년 ‘인공조명에 의한 빛공해 방지법(빛공해방지법)’이 제정되면서부터다.
문제는 이 같은 조치가 최근 연이은 강력 범죄로 흉흉해진 사회 분위기 속에서 시민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은평구에 거주하는 오모(28) 씨는 “바로 앞에서 다가오는 사람이 손에 무엇을 들고 있는지도 보이지 않아 불안한 마음이 크다”고 토로했다. 신림역 인근 원룸에서 고시 공부를 하는 이모(26) 씨도 “유동인구가 많지 않은 원룸단지는 해가 지기만 하면 금세 을씨년스러워진다. 모임에서 최대한 빨리 빠져나오려는 이유”라고 했다.
아파트 대단지와 달리 초입에 경비실도 없는 빌라촌 주민들은 더욱 불안하다. 최근 재개발을 통해 들어선 빌라들은 1층 전체를 주차장으로 쓰는 경우가 많은데, 주차장의 센서 등은 거의 꺼져 있는 상태라 불안감이 커지는 것이다. 서울 한 구청의 가로환경과 관계자는 “신식 LED등은 빛이 퍼지는 성질이 적어 멀리서 볼 땐 더 어둡게 느껴진다”고 했다.
강력 범죄가 잇따르면서 지방자치단체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관악구는 인적이 드문 범죄 취약지역에 CCTV를 추가로 설치하고, 폭행 상황을 자동으로 감지하는 지능형 관제시스템을 확대한다. 서울시는 범죄예방디자인 도입 확대, 안심마을보안관 확충을 논의 중이다.
전수한·민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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