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영의 어느 혹독한 광복절, SNS는 어려워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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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에겐 SNS가 단순한 소통의 도구일 수 없다.
이미지가 구축되고 영향력이 흘러 나가는 또 하나의 통로로, 사진 한 장, 글 한 편 가벼이 게시하는 데에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래서 또 다른 혹자는 각 개인에 대한 존중을 무엇보다 중요시하는 현시대에, 온도 차가 있을 뿐인 누군가의 역사적 감수성을 가지고 이렇게 대동단결하여 손가락질할 일인가 싶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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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스타에겐 SNS가 단순한 소통의 도구일 수 없다. 이미지가 구축되고 영향력이 흘러 나가는 또 하나의 통로로, 사진 한 장, 글 한 편 가벼이 게시하는 데에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몇 번이나 두드려 보고 살펴보아도 간혹 놓치는 부분이 발생하여 대중의 서슬 퍼런 시선에 곤욕을 치르기도 하니, 혹여나 소통의 목적만을 생각하고 이용한다면 예기치 못한 어려움에 처하고 말 테다.
배우 고소영이 지난 15일, 광복절에 자신의 SNS를 통해 가족 여행 사진을 올렸다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남편인 배우 장동건, 자녀들과 함께 보통의 가족 여행을 즐기는 모습이었을 뿐인데 문제가 된 까닭은 목적지 때문이었다. 광복절이 포함된 일정에 여행을 간 곳이 하필 일본이었다.
광복절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 인지하고 있듯이, 일본의 압제로부터 국권을 회복한 것을 기념하려고 공휴일로 지정된 날이다. 무슨 의미냐면 현재 주어진 오늘을 살아가느라 평소에 생각지 못하고 살던, 나라를 빼앗긴 잔혹한 시절이 안긴 고통과 나라를 되찾기 위해 희생도 마다하지 않은 수많은 애국선열의 애씀을, 그로 인해 우리가 얼마나 귀한 오늘을 얻었는지를, 이날만큼은 기억하고 기리자는 다짐이며 약속이라 할 수 있다.
물론 해방 후 약 팔십 년에 가까운 세월이 흐른 지금, 이러한 광복절의 의미를 철두철미하게 인식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게다가 팬데믹이 지나가고 보통의 일상이 돌아오면서 한국에서 일본 여행에 대한 수요는 급격히 증가했다. 거리상 가까우니 만약 주어진 일정이 길지 않다면 부담 없이 갈 수 있고, 볼거리와 먹거리가 풍부하며 도시 정비 또한 잘 되어 있다. 이모저모 만끽하기 좋은 해외 여행지라 할까.
어쩌면 혹자는 고소영이 처한 곤란한 처지에 새삼 자각하게 되어 마음 한구석이 뜨끔했을 수 있다. 그래서 또 다른 혹자는 각 개인에 대한 존중을 무엇보다 중요시하는 현시대에, 온도 차가 있을 뿐인 누군가의 역사적 감수성을 가지고 이렇게 대동단결하여 손가락질할 일인가 싶을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누군가가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만한 유명 인사, 스타라는 사실에 있다.
존재 자체로 영향력을 지닌 스타는 좋든 싫든,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 힘이 실린다. 즉, 매사에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는 마음가짐, 신중한 태도가 요구되는데, 특히 SNS의 활성화로 대중과 좀 더 근거리에서 소통할 기회가 마련되면서 스타가 보여야 할 조심성의 강도는 더욱 커졌다. 진솔하게 자신을 드러내려 했다가 도리어 예상치 못한 실수로, 힘의 방향이 역으로 치닫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고소영은 자신이 게시한 일본으로 떠난 가족여행 사진으로, 광복절의 본질을 제대로 인지하지 ‘않은’ 속내를 ‘진솔하게’ 드러내고 말았다. 대표적인 셀러브리티 중 하나라 해도 과언이 아닌 이가 나라를 관통했던 아픔의 역사를 사고의 저편으로 밀어놓은 사실이 본인에 의해 대대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친근한 이미지를 형성할 줄만 알았던 게시물이 이러한 역풍을 맞을지 그녀는 조금도 염두에 두지 못한 듯하다.
다른 게 아닌, 조금도 염두에 두지 못했다는 것, 이게 바로 스타인 그녀의 치명적인 실수였다. 영향력을 가지는 일은 그것이 옳지 않은 쪽으로 흐를 경우, 영향력의 대상이 되는 존재들에게 비판받을 의무 또한 포함한다. 고소영을 향한 대중의 지탄은 여기에서 출발하며, 그녀가 군소리 없이 겸허히 받아들이며 다신 동일한 상황을 맞닥뜨리지 않게 깊이 새길 수밖에 없는 이유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DB, 고소영 공식SNS]
고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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