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전설' 네빌, '그린우드 방출' 칭찬 "올바른 결정...과정이 끔찍했을 뿐"
[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게리 네빌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메이슨 그린우드와 더 이상 동행하지 않기로 한 결정을 지지했다.
맨유는 21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그린우드에 대한 내부 조사를 마쳤다. 내부 조사 절차는 모든 혐의가 취하됐던 2023년 2월부터 시작됐다. 전반적으로 우리는 구단의 기준 및 가치와 함께 피해자의 권리 및 관점을 고려했다. 최대한 많은 정보와 맥락을 수집하기 위해 노력했다. 따라서 사건에 대한 확실한 지식이 있는 사람을 포함해 공개되지 않은 증거를 얻기 위해 주의를 기울여 절차를 진행해야 했다"며 그린우드 관련 내부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이어 "우리가 입수할 수 있는 증거를 기반으로 보면, 온라인에 게시된 자료가 모든 상황을 설명하지 못하며 그린우드가 자신이 기소된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그린우드는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처럼 실수를 저질렀고 책임을 진다"며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마지막으로 맨유는 "그린우드를 포함한 관련된 모든 이들은 그가 더 이상 맨유에서 자신의 경력을 다시 시작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걸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그린우드가 맨유를 떠나는 것이 가장 적절할 것이라는데 상호 합의를 마쳤다. 이제 맨유는 내부 조사 결과를 달성하기 위해 그린우드와 협력할 것"이라며 그린우드를 방출하겠다고 발표했다.
리처드 아놀드 맨유 CEO는 "피해자라고 추정되는 사람의 권리와 의사를 존중하는 것이 필수적이었다. 조사 권한이 제한되어 있어서 제3자의 협력에 의존해야 했다. 그래도 피해자로 추정되는 인물은 2022년 4월 경찰에 수사 취하를 요청했으며 피해자로 추정되는 인물의 가족이 조사 과정에 참여하여 사실관계를 검토하고, 수정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는 사실을 공유할 수는 있다"며 맨유가 내부 조사를 어떤 식으로 진행했는지를 설명했다.
이어 "재통합은 우리가 고려하고 계획한 결과 중 하나였다. 상황에 따라 지난 6개월 동안 몇 가지 결과가 고려되고 계획되었으며 내부 조사가 진행됨에 따라 결론이 나오기 시작했다. 최종 결정은 나의 몫이었지만 결정을 내리는 순간까지 다양한 요소와 관점을 고려했다"며 그린우드를 맨유에 잔류시키는 방안도 고려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놀드 CEO는 그린우드가 맨유에 잔류하는 것이 선수 본인에게도 더욱 힘든 결정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나는 그린우드가 맨유의 혹독한 스포트라이트 속에서 자신의 경력을 재건하고 아내와 함께 아기를 키우며 직면하게 될 도전을 염두했다"며 이러한 결정을 내린 이유를 설명했다.
덧붙여 "이 사건은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클럽 내에서 추구하는 단합에 방해가 되는 것을 최소화하는 것이 내 역할이다. 그래도 우리는 그린우드의 가족이 삶을 재건하고 긍정적으로 살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린우드 또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는 "사람들이 SNS에서 보고 들은 내용으로 나를 판단할 것이다. 사람들이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고 있다는 걸 이해한다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하고 싶다. 나는 폭력과 학대가 잘못된 행동이라는 걸 알고 자랐다. 나는 내가 비난받고 있는 일을 저지르지 않았다"며 성폭력을 하지 않았다고 확실히 주장했다.
동시에 그린우드는 "내가 저지른 실수를 전적으로 인정하고, SNS에 공개된 상황에 대해 책임을 진다. 나는 프로 축구선수로서 좋은 모범을 보이기 위한 책임을 이해하는 법을 배우고 있으며, 좋은 파트너이자 아버지가 되는 책임감 집중하고 있다"며 이번 사태에 자신의 책임이 있다는 것 또한 인정했다.
그린우드는 이번 결정이 구단의 일방적인 통보가 아니라는 걸 강조했다. 그는 "오늘의 결정은 맨유, 우리 가족, 그리고 나와의 협력 과정의 일부였다. 우리 모두를 위한 최선의 결정은 내가 맨유를 떠나서 축구 커리어를 이어가는 것이다. 올드 트래포드에서 내 존재가 구단에 방해가 되지 않고 싶다"며 의사 결정 과정에 있어서 자신의 의견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린우드는 "7살 때부터 구단에서 지원을 해줘서 감사하다. 내 안에는 언제나 맨유가 있을 것이다. 가족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응원에 진심으로 감사하다. 주변 사람들이 보내준 신뢰에 보답해야 한다. 더 나은 축구선수가 되고 싶지만 가장 중요한 건 더 나은 아버지가 된다는 것이다. 경기장 안팎에서 내 재능을 긍정적인 방식으로 사용하고 싶다"며 작별인사를 건넸다.
이를 두고 맨유 레전드이자 은퇴 후에는 해설가로 활동하는 네빌은 영국 '스카이 스포츠'를 통해 "맨유는 올바른 결정을 했다. 맨유는 마침내 그 결정을 내렸다. 처음부터 그린우드가 다시 맨유에서 뛰지 않을 것이라는 게 분명했다"며 구단의 결정을 지지하는 모습이었다.
되려 네빌은 "이 결정까지의 과정이 꽤 끔찍했다. 이처럼 중요하거나 어려운 상황이 닥쳤을 때는 강력하고 권위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구단 결정권자들한테서 나오는 것이 맨유한테는 그런 것이 없었다"며 더 빠른 결정이 나왔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네빌은 그린우드의 문제시된 행동에 대해서는 맨유가 직접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맨유가 그들 자신뿐만 아니라 경기에 대해서도 이렇게 중요한 문제가 생기면 판사이자 배심원이 되어선 안된다. 사람들은 맨유의 평판에 대해서도 말하지만 여기는 프리미어리그다. 내 생각에는 이렇게 중요하고 심각한 문제는 독립적인 패널이 다뤄야 한다"고 말을 덧붙였다.
맨유 내부 소식에 능통한 영국 '데일리 메일'의 마이크 키건 기자 또한 비슷한 생각이었다. 그는 "검찰이 그린우드에 대한 기소 철회를 발표했을 때 이는 맨유한테 최악의 결과였다. 맨유는 사법 제도를 믿고 있었다. 그러나 1년 후 재판도, 판사도 평결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소식이 나온 것이다. 법의 관점에서는 그린우드는 죄가 없는 사람이었지만 결정은 구단의 몫이 되어 돌아왔다"고 보도했다.
맨유는 피해자로 지목된 그린우드 여자친구의 어머니를 직접 만나서 사실관계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맨유는 조사를 통해 그린우드가 여자친구에게 신체적 학대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했다. 여자친구 가족 또한 조사 결과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맨유는 SNS를 통해 공개되지 않은 녹음본을 통해서도 이러한 결과를 확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맨유는 그린우드 조사 결과와 함께 발표한 대로 선수를 위한 도움을 주겠다는 약속을 진행 중이다. 이미 그린우드를 영입하려고 하는 구단들의 연락이 오고 있는 상황. 이를 두고 키건 기자는 "그린우드가 영국에서의 다른 구단으로 이적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대신 이탈리아, 터키 등의 관심으로 해외로의 이적이 고려되고 있다. 현재 AS로마 감독인 조세 무리뉴 또한 그린우드의 팬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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