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화나 추락’ 딛고… 세계선수권 女100m ‘금빛 질주’

허종호 기자 2023. 8. 22.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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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단거리 유망주 셔캐리 리처드슨이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100m 우승을 차지했다.

마리화나 복용으로 추락했던 과거를 극복하고 이룬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이자 세계선수권 신기록이다.

리처드슨은 22일 오전(한국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3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여자 100m 결선에서 10초65로 우승을 차지했다.

리처드슨은 또 2017년 런던 대회의 토리 보위 이후 6년 만에 세계선수권 여자 100m 정상에 오른 미국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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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처드슨, 10초65 대회 신기록… 생애 첫 메이저 우승
준결선서 3위로 결선 진출
9번 레인서 짜릿한 승리 차지
도쿄올림픽 앞두고 약물 양성
선수자격 박탈당해 출전 못해
올 개인 최고 기록 세우며 반등
“비현실적인 일… 축복 받았다”
미국의 셔캐리 리처드슨이 22일 오전(한국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3 부다페스트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100m 결선에서 우승한 후 환호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의 단거리 유망주 셔캐리 리처드슨이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100m 우승을 차지했다. 마리화나 복용으로 추락했던 과거를 극복하고 이룬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이자 세계선수권 신기록이다.

리처드슨은 22일 오전(한국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3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여자 100m 결선에서 10초65로 우승을 차지했다. 리처드슨의 개인 최고 기록이자 세계선수권 최고 기록. 리처드슨은 첫 메이저대회 출전에서 값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리처드슨은 또 2017년 런던 대회의 토리 보위 이후 6년 만에 세계선수권 여자 100m 정상에 오른 미국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2000년생인 리처드슨은 일찌감치 단거리 스타로 발돋움했다. 루이지애나주립대 신입생이던 2019년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디비전1 챔피언십에서 10초75를 기록하며 눈길을 끌었고, 2021년 4월 전 세계 역대 6위이자 미국 역대 4위인 10초72를 작성했다. 리처드슨은 뛰어난 실력과 더불어 짙은 화장과 화려한 인조 손톱 등으로 치장, 여자 100m 세계기록(10초49)을 보유한 고 플로렌스 그리피스 주니어(미국)를 연상하게 해 ‘제2의 그리피스 조이너’로 불렸다.

높은 기대감 속에 리처드슨은 2020 도쿄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우승하며 생애 첫 메이저대회 대관식에 도전할 준비를 마쳤다. 그러나 약물검사에서 마리화나 성분이 검출, 선수 자격 1개월이 박탈돼 도쿄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다. 당시 리처드슨은 도핑 규정 위반 사실을 인정했다. 리처드슨은 “도쿄올림픽 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오래 떨어져 살았던) 어머니의 부고를 받았다”며 “심리적으로 매우 힘들었고, 그런 선택을 했다”고 고백했다.

리처드슨은 지난해 유진 세계선수권 대표 선발전에서 예선 탈락하며 예전의 기량을 되찾지 못하는 듯했으나 올해 개인 최고 기록인 10초71을 작성하며 반등했다. 리처드슨은 이번 대회 준결선 2조에서 3위에 머물러 곧바로 결선에 진출하지 못했으나 3개 조를 통틀어 전체 3위에 자리, 막차로 결선에 올랐다. 올해 결선엔 역대 가장 빠른 100m 선수 8명 가운데 4명이 참가했으나 리처드슨은 기죽지 않았다. 오히려 맨 끝자리인 9번 레인에서 역주, 개인 최고 기록이자 세계선수권 최고 기록으로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

리처드슨은 “비현실적인 일이다. 아침이 되면 아마 실감이 날 것 같다”며 “시작부터 영광이었고 축복을 받았다. 대단한 대회였고, 내 최고를 끌어냈다. 나는 (올 시즌에) 돌아온 것이 아니라 더 발전했다”고 말했다. 리처드슨은 마리화나 복용 논란 극복에 대해 “어떤 일이 있어서 나 자신을 잃지 않는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좋은 날도 있고, 나쁜 날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일을 보며 살고 있다. 매일 태양이 내리쬐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서 나는 내일을 사랑한다”고 설명했다.

리처드슨의 역주에 밀려 세계적인 강자로 꼽히는 셰리카 잭슨과 셸리 앤 프레이저 프라이스(이상 자메이카)는 고배를 들었다.

잭슨은 10초72로 2위, 프레이저 프라이스는 10초77로 3위에 자리했다. 잭슨은 2020 도쿄올림픽 여자 100m에서 동메달,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은메달을 땄다. 프레이저 프라이스는 세계선수권 여자 100m에서만 5개의 금메달을 획득했고 2008 베이징, 2012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 37세 프레이저 프라이스는 노장 투혼을 펼쳤으나 올 시즌 개인 최고 기록과 동메달에 만족했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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