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해협도 건너게 하는 핸드볼 사랑 “해외 응원 꼭 해보고 싶었다”

히로시마/박강현 기자 2023. 8. 2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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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핸드볼에 빠진 이수빈·국경아씨
“다치지 않고 후회 없는 경기를 해줬으면”

핸드볼 사랑은 때론 바다도 건너게 만든다.

2024 파리 올림픽 여자핸드볼 아시아 예선이 펼쳐지고 있는 일본 히로시마 마에다 동구 하우징 스포츠센터에 태극기를 든 두 여성 팬이 등장했다. 이들은 한국 여자핸드볼을 향한 사랑으로 대한해협을 건너 히로시마까지 날아왔다. 서울에서 온 이수빈(26), 국경아(39)씨가 그 주인공이다.

핸드볼 사랑은 바다도 건너게 한다. 21일 일본 히로시마 마에다 동구 하우징 스포츠센터에서 만난 여자핸드볼 팬인 이수빈(왼쪽)과 국경아씨. /히로시마=박강현 기자

두 핸드볼 팬은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지난 19일 인천에서 비행기를 타고 왔다. 해외 원정 응원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핸드볼에 대한 애정이 이들을 이끌었다. 그리고 21일 열린 예선 3차전 카자흐스탄전을 앞두고 처음 경기장을 찾았다. 둘은 경기 내내 태극기를 흔들며 “한국 파이팅”을 목 놓아 외쳤다.

21일 만난 국씨는 “국제경기를 보는 게 쉽지 않은데 일본은 가깝고 비용적인 면에서도 저렴해 오게 됐다. 한 번쯤은 외국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에 가서 꼭 응원을 해보고 싶었다. 골키퍼 박새영(29·삼척시청)의 팬이다”라고 부끄러워했다.

대표팀 ‘에이스’ 류은희(33·헝가리 교리)의 팬이라는 이씨는 “평소에 언니(류은희)를 보려면 헝가리까지 가야 하는데 일본이 훨씬 저렴했다. 심지어 혼자 해외에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라며 기쁨을 드러냈다.

두 팬의 인연도 핸드볼로 시작됐다. 지난해 2021-2022시즌 SK핸드볼 코리아리그에서 우승한 삼척시청의 팬 워크숍에서 만난 둘은 이후 함께 삼척시청과 한국 여자핸드볼을 뜨겁게 응원해 왔다.

흥미로운 사실은 두 팬이 핸드볼에 빠지게 된 계기 역시 똑같다는 것이다.

둘은 3년 전 한 예능프로그램에 나온 여자핸드볼 대들보 김온아(35·삼척시청)의 모습을 보고 핸드볼에 관심을 두게 됐고, 이후 그 매력에 푹 빠졌다. 핸드볼을 사랑하기 전까진 다른 스포츠 종목을 이처럼 열렬히 응원한 적도 없다고 한다. 국씨는 “3년 전까지만 해도 핸드볼 하면 영화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밖에 몰랐다”며 “어쩌다 친구들과 야구장을 가는 정도였다”고 했다.

두 팬이 입을 모아 말하는 핸드볼의 매력은 거칠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다. 국씨는 “거침없는 몸싸움이 핸드볼의 매력이다. 직접 보고 깜짝 놀랐는데 그만큼 선수들이 진심으로 플레이하는 게 멋있다”라며 감탄했다. 이씨는 “빠르고 거친 경기와 순간순간의 판단이 너무 재미있다”며 애착을 드러냈다.

21일 열린 파리 올림픽 여자핸드볼 아시아 예선전 한국과 카자흐스탄의 경기 결과를 알리는 전광판 모습. /히로시마=박강현 기자

한국 여자핸드볼 대표팀은 21일 카자흐스탄전 대승(45대24 승)으로 3연승을 달리며 23일 한일전만을 남겨 놓고 있다. 이 경기의 승자가 파리 올림픽 본선 무대로 직행하게 된다.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는 대표팀을 향해 이씨는 “지금 너무 긴장된다.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후회 없는 경기를 해줬으면 좋겠다. 류은희 언니도 항상 행복 핸드볼을 하길 바란다”고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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