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위성 통신망 비상[오후여담]

2023. 8. 22.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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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밖 상공은 텅 빈 공간이 아니다.

인공위성의 파편 같은 우주 쓰레기도 문제가 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독자 우주통신망이 원천 봉쇄되면 외국의 위성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도·감청 등의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다.

게다가 우주항공청 신설은 여야 공통 공약인데도 여전히 답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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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수 논설위원

지구 밖 상공은 텅 빈 공간이 아니다. 인공위성의 파편 같은 우주 쓰레기도 문제가 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특히, 지구의 저궤도인 고도 250∼2000㎞에는 통신위성이 즐비하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우주인터넷 서비스를 위해 이미 4500여 기의 통신위성을 540∼570㎞ 저궤도에 올려놓고 있다. 스타링크로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1단계 1만2000기, 2단계 3만 기의 위성을 올린다는 대담한 계획이다.

이런 저궤도 통신위성은 급증할 전망이다. 제프 베이조스의 아마존은 카이퍼 프로젝트를 통해 2029년 7월까지 위성 3236기를 발사할 예정이고, 중국도 위성 1만3000기를 쏘아 올릴 계획이다. 영국(원웹·648기), 캐나다(텔레셋·1600기 이상) 등도 가세하고 있다.

저궤도 위성통신은 지구 표면에 가까운 만큼 위성 비용이 적고, 통신 지연시간이 짧은 게 장점이다. 고산지대·바다·사막 같은 오지에도 사각지대 없이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드론, 자율주행 같은 미래 산업은 물론 군 통신망 등 안보에도 필수적인 인프라다. 반면, 위성의 수명은 5년 정도로 짧다. 수명이 다한 위성은 대부분 우주 쓰레기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충돌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미 스페이스X의 위성들은 우주 충돌을 피하려고 지난해 12월부터 올 5월까지 무려 2만5000회 이상 경로를 바꿨다고 한다.

인공위성 자리가 갈수록 비좁아질 것은 분명하다. 우리나라로선 비상이다. 독자 우주통신망이 원천 봉쇄되면 외국의 위성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도·감청 등의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다. 정부 차원의 대비가 시급하다. 사실 국내 통신 3사는 위성통신망 구축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아무래도 요금이 비싸질 테니, 이용자가 적어 단기적으로 수익성이 없다는 판단일 것이다. 이런 와중에 정부는 기득권을 없앤다며 제4 이동통신사 선정에 매달리고 있다. 그러나 메기 세 마리 속에 미꾸라지를 풀어본들 헛일이다. 진출하려는 업체도 없다. 차라리 위성통신망 투자를 독려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게다가 우주항공청 신설은 여야 공통 공약인데도 여전히 답보 상태다. 이렇게 허송세월하는 사이에 우리 인공위성이 들어설 공간은 급속히 쪼그라들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우주통신망을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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