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한·미·일 정상회담에 첫 입장…“핵 전쟁 도발 구체화·공식화”
북한이 한·미·일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에 대해 22일 첫 공식 입장을 내 “조선반도(한반도)에서의 핵전쟁 도발을 구체화, 계획화, 공식화”했다고 비난했다. 한국 정부는 “억지 주장”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북한 공식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논평에서 “지난 18일 미, 일, 괴뢰 우두머리들이 워싱톤 주변의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 모여 앉아 조선반도에서의 핵전쟁 도발을 구체화, 계획화, 공식화한 이후 합의 문서들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그 실행을 위한 연습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하여 사태의 엄중성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날 시작된 한·미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를 비난하며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 대한 공식 입장을 3일 만에 내놓은 것이다.
통신은 “미국과 적대 세력들의 인적, 물적 자원과 추종 세력들까지 총 투입된 이번 전쟁 연습에서 캠프 데이비드 모의 시 조작된 합의 사항들이 추가로 실행된다면 조선반도에서의 열핵 대전 발발 가능성은 보다 현실화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통신은 미 본토 우주군과 유엔사 회원국 등 참가 대상과 30여건 진행될 연합야외기동훈련 등 UFS와 관련한 한·미 당국 발표 내용을 일일이 거론했다. 통신은 UFS를 “실전적인 북침 연습”으로 규정하며 “‘사상 처음’, ‘역대 최대’로 규모와 내용의 전례를 갈아치우며 벌어지는 이번 전쟁 시연이 우리 공화국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은 불 보듯 명백하다”고 비난했다.
UFS에 대응한 도발적 군사행동을 시사했다. 통신은 “조성된 정세는 우리 군대의 주동적이고 공세적이며 압도적인 전쟁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며 “연대와 세기를 이어 우리 국가의 자주권과 우리 인민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적대 세력에 대한 징벌 의지는 격발의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미·일 정상회담에 대한 북한의 첫 공식 입장은 조선중앙통신 논평이라는 형식과 UFS 비판에 내용을 간략하게 끼워놓은 점 등을 고려하면 다소 수위가 조절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김정은 국무위원장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조선중앙통신에 입장을 내 강하게 반발한 것과 비교된다.
4월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한·미 핵협의그룹(NCG) 창설과 미 전략핵잠수함 한반도 전개 등 북한을 직접 겨냥한 확장억제력 강화가 주로 다뤄진 것과 달리 이번 한·미·일 정상회담은 북한보다는 중국, 러시아를 견제하는 내용이 핵심이었던 점 등을 고려했을 수 있다.
정부는 북한 주장을 반박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조선중앙통신사 논평 형식으로 한·미·일 정상회의 결과와 UFS에 대해 사실을 호도하며 억지 주장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UFS는 온 세상이 다 알다시피 방어적 성격의 연례적 훈련이며 북한 핵·미사일 위협과 군사적 도발 수준에 상응해 훈련 규모와 수준이 결정되고 있다”며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는 일관되게 북한이 도발을 지속할수록 압도적 대응에 직면하게 될 뿐이라는 점을 강조해왔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고 말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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