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선영의 겜성월드] 아시아 넘어 서구 겜심저격… 獨 게임쇼서 `K-게임` 위상 떨친다
AMD 부스 통해 미공개 빌드 플레이 시연
넥슨, PvP '워헤이븐' 시네마틱 영상 공개
HDR10+ 적용한 '퍼스트 디센던트' 선봬
펄어비스 '검은사막' 신규 맵 아침의 나라
개발중인 신작 '붉은사막' 홍보… 눈도장
게임스컴 2023, 1220개사 참가… 최대규모
국내 게임사들이 오는 23~27일(현지시간) 닷새간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게임스컴 2023'에서 글로벌 이용자들을 만난다. 게임스컴은 독일 게임산업협회가 주최하는 종합 게임 전시회로, 미국의 'E3', 일본의 '도쿄게임쇼'와 함께 세계 3대 게임쇼로 꼽힌다.
올해 게임스컴을 둘러싼 글로벌 게임 이용자들의 관심은 어느 때보다 뜨겁다. 코로나19 이후 각종 게임쇼는 그야말로 '올스톱' 상태였다. 매년 열리던 행사는 줄줄이 중지·취소되거나 온라인으로 전환했고 오프라인으로 개최되더라도 제한적으로 운영하는 등 이전만큼의 열기를 느끼기 힘들었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 엔데믹이 본격화한 데다 E3 개최가 불발되면서 게임스컴에 글로벌 게임 이용자와 업계 관계자들이 운집할 것으로 관측된다.
◇코로나 엔데믹에 1220개 글로벌 게임사 독일로
올해 게임스컴은 참가업체 규모와 전시공간이 지난해보다 더 커졌다. 올해 게임스컴에는 63개국에서 총 1220개사가 참가한다. 이는 53개국,1135개사가 참가한 전년보다 확대된 수치로 역대 최대 규모라는 게 주최 측의 설명이다. 전시면적은 약 23만㎡(약 7만평) 규모로 작년보다 1만㎡ 늘었다. 참가사 중 독일 외 지역 비중은 78%에 달한다.
국내 게임사들도 직·간접적으로 출격한다. 넥슨, 펄어비스, 네오위즈, 그라비티, 하이브IM, 컴투스로카 등이 게임스컴 2023에서 신작을 공개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도 한국공동관을 마련하고 국내 게임사의 해외 진출을 뒷받침한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현장에서 오는 11월 예정된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 2023'을 홍보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역시 게임사는 아니지만 부스를 열고 차세대 게이밍 스크린 '오디세이 아크' 등을 전시한다. 삼성전자가 오디세이 아크를 유럽 시장에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넥슨, 펄어비스 등 국내 게임사와도 협력할 방침이다.
최근 국내 게임사들은 게임 장르와 플랫폼을 다변화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신규 IP(지식재산권)를 개발하는 것은 물론 북미·유럽을 겨냥해 모바일, PC를 넘어 콘솔까지 플랫폼을 확장 중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게임스컴은 개발 중인 신작에 대한 서구권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이자 각 게임사의 경쟁력을 입증하고, 더 나아가 K-게임의 위상을 높일 기회인 셈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네오위즈의 'P의 거짓'이다. 한때 넥슨·엔씨소프트·NHN엔터테인먼트와 함께 게임업계 '4N'으로 불렸던 네오위즈는 2010년대 중반부터 인기 게임들의 퍼블리싱 재계약에 실패하며 하향세를 그렸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열린 게임스컴에서 자체 개발한 'P의 거짓'이 △'최고의 액션 어드벤처 게임' △'최고의 롤플레잉 게임' △'가장 기대되는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3관왕을 수상하면서 네오위즈는 다시금 존재감을 드러냈다. 게임스컴 3관왕 수상을 계기로 'P의 거짓'은 단숨에 글로벌 기대작으로 부상했다. 특히 한국은 '콘솔 불모지'로 불릴 정도로 콘솔 플랫폼 점유율이 낮아 국내 게임사 대부분이 PC나 모바일 위주로 게임 개발을 이어왔다. 그런 상황에서 'P의 거짓'의 장르인 소울라이크는 국내에서 보기 드물다는 점에서 네오위즈의 게임스컴 성과가 더욱 빛났다. 소울라이크는 일본 개발사 프롬 소프트웨어가 개발한 '다크 소울' 시리즈에서 영향을 받은 장르로 어려운 난이도와 어두운 분위기가 특징이다.
펄어비스의 수집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도깨비'도 게임스컴 2021에서 게임 플레이 장면을 구현한 트레일러를 공개하며 화제를 모았다. 도깨비는 주인공이 도깨비를 찾아 떠나는 모험을 독특한 세계관을 지녔다. 순우리말로 지어진 게임명과 새로운 장르, 펄어비스만의 개성이 묻어난 게 특징이다.아시아를 넘어 북미·유럽 등 서구권으로,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꾸는 국내 게임사들은 올해 게임스컴에서 개발 중인 신작을 소개하며 눈도장을 찍겠다는 각오다. 신규 영상을 공개하고 출시를 앞둔 게임의 시연을 진행한다.
◇넥슨·펄어비스·네오위즈 등 야심작으로 글로벌 '겜심' 저격
국내 게임업계 맏형인 넥슨은 게임스컴 2023의 쇼케이스 ONL(오프닝 나이트 라이브)에 참가해 백병전 PvP(이용자 간 대결) 게임 '워헤이븐'과 3인칭 루트슈터 '퍼스트 디센던트'의 신규 영상을 공개한다. 올가을 얼리 액세스 채비에 한창인 '워헤이븐'은 메인 병사 캐릭터 '블레이드'를 주인공으로 한 90초 분량의 시네마틱 영상을, 다음 달 19일 크로스 플레이 베타 테스트를 예정하고 있는 '퍼스트 디센던트'는 신규 게임 트레일러 영상을 각각 선보인다.
넥슨은 특히 게임스컴 2023 삼성전자 부스에서 'HDR10+ 게이밍' 기술을 적용한 '퍼스트 디센던트' 영상을 공개할 예정이다. HDR10+는 밝기와 색상 표현의 범위를 확장해 실제 같은 실감나는 영상을 구현해내는 가장 최신의 이미지 변환 처리 기술이다. 초당 모니터에 보여지는 화면 개수인 주사율을 120㎐ 이상 지원해 높은 프레임의 게임도 끊김 없이 감상할 수 있다.
펄어비스는 ONL에서 개발 중인 신작 '붉은사막'의 신규 플레이 영상을 공개하고 삼성전자 부스에서 장기 흥행 중인 '검은사막'의 콘텐츠 '아침의 나라'를 시연할 예정이다. '붉은사막'은 펄어비스의 차세대 게임 엔진 '블랙스페이스 엔진'으로 개발 중인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으로 광활한 파이웰 대륙에서 생존을 위해 싸우는 용병들의 이야기를 사실적인 캐릭터와 스토리로 그려냈다.
'아침의 나라'는 조선시대를 모티브로 한 '검은사막'의 신규 지역으로 지난 6월 출시돼 글로벌 콘텐츠 평점 집계 사이트 '메타크리틱'에서 81점의 높은 종합 평점을 받은 바 있다.
네오위즈는 다시 한번 'P의 거짓'으로 게임스컴의 문을 두드린다. 다음 달 19일 정식 출시를 앞둔 'P의 거짓'은 마케팅 업무협약을 체결한 AMD 부스에서 미공개 빌드 플레이를 포함한 게임 시연 등 다양한 홍보 활동을 이어간다. 'P의 거짓'은 이탈리아의 유명 동화 '피노키오'를 잔혹 동화로 재해석한 소울라이크 싱글 플레이 액션 RPG로 네오위즈 산하 스튜디오 라운드8이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본다'는 명제 아래 지난 2020년 초부터 본격적인 게임 개발을 시작했다.
그라비티는 본사와 해외 지사에서 준비 중인 타이틀 총 9종을 출품한다. 올 하반기 정식 출시 예정인 로그라이크 게임 '웨토리(Wetory)', 퍼즐 플랫포머 게임 '심연의 작은 존재들', 벨트스크롤 액션 RPG(역할수행게임) '파이널나이트', 동화풍 퍼즐 플랫포머 게임 '피그로맨스', 3D 플랫포머 게임 'ALTF42' 등이 대상이다.
하이브IM은 단독 부스로 참가해 플린트에서 개발하고 있는 2D 액션 RPG '별이되어라2: 베다의 기사들'을 전시한다. 게임 플레이가 가능한 시연대도 마련했다.
컴투스 자회사 컴투스로카는 콘진원이 주최하는 해외마켓 한국공동관 소속 부스로 참가해 신작 VR(가상현실) 게임 '다크스워드'의 시연을 진행한다. '다크스워드'는 컴투스로카의 첫 작품으로 PC 등의 추가 장치 없이 VR 기기에서 단독 실행이 가능한 스탠드얼론 타이틀이다.
컴투스로카 외에는 리얼리티매직, 외계인납치작전, 익스릭스, 에그타르트, 스카이워크, 챌린저스게임즈, 무모스튜디오, 뉴코어, 소울게임즈, 오드원게임즈가 콘진원의 한국공동관에서 각각 신작을 내놓는다.
글로벌 게임사들도 게임스컴 2023에 참석해 신작과 개발 현황을 공개한다. MS(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유비소프트, 닌텐도,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 세가, 레벨인피니트(텐센트), 호요버스 등이 참가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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