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는 4년째 ‘1년 천하?’···‘왕조’는 누가 다시 세울까
프로야구 SSG는 지난해 개막전부터 정규시즌 1위를 한 차례도 놓치지 않는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했다. 먼저 올라가 있던 한국시리즈에서도 정상을 밟았다.
승률 0.629의 극강 모드로 한 시즌을 달린 SSG는 올시즌까지 기세를 그대로 이어가지는 못하고 있다. 전반기까지는 LG와 선두 다툼을 하는 ‘2강 제체’를 유지했지만, 후반기 들어서는 지난 21일까지 10승14패(0.417)로 주춤하며 2위 싸움이 더 급해진 상황이 됐다. 초고속 승수 쌓기로 이미 2위로 올라선 KT와 주도권 다툼에서는 밀리고 있다.
이른바 몇년간 리그를 지배하는 ‘왕조’가 나오지 않는 시간이 흐르고 있다. KBO리그에서는 2000년대로 접어들며 강력한 선발진의 현대와 ‘독한 야구’와 ‘토털 야구’의 SK, ‘지키는 야구’의 삼성 등이 몇 시즌 우승 횟수를 늘리면서 리그 트렌드를 끌어가는 시대의 주인공이 됐다. 삼성은 2000년대 초중반 ‘선동열 시대’와 2010년대 ‘류중일 시대’까지 도합 6차례 통합우승을 이뤄냈다.
또 2015년 이후로는 두산이 특급 야수들이 쏟아지는 ‘화수분’ 야구의 절정을 맛보며 한국시리즈에 7회 연속 올라간 가운데 3차례 우승 이력을 남겼다.
2020년부터는 우승팀이 한 시즌 우승 뒤 바통 터치를 하고 있다. 2020년 NC에 이어 2021년에는 KT, 또 2022년에는 SSG가 정상에 선 뒤 올해는 우승 고지에는 페넌트레이스 독주 체제의 LG가 가장 가까이 다가서 있다.
‘왕조’로 통하는 팀이 쉽게 나오지 않는 나름의 이유도 보인다. 이들 팀은 ‘왕조’ 역사를 쓴 팀들과 비교하자면 특정 선수 움직임에 따른 변수에 구조적으로 취약했다.
NC는 2020년 19승을 올린 외국인 에이스 루친스키와 부상으로 중도 하차한 가운데서도 9승1패 평균자책 1.74를 찍은 좌완 구창모 등이 마운드에서 펄펄 날며 통합 우승에 성공했으나 이듬해 구창모가 부상으로 풀시즌을 재활로 보내는 것을 시작으로 주춤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7월에는 코로나19 방역 위반 사태로 주요 야수들이 이탈하며 ‘디펜딩 챔피언’의 면모를 잃었다.
KT는 2021년 극적으로 정상에 올랐지만 2022년으로 접어들며 주포이던 강백호의 부상에 이은 부진과 함께 이닝과 승수를 동시 책임지던 데스파이네의 부진과 쿠에바스의 부상 등으로 뒷심 발휘에도 정규시즌 4위로 가을야구를 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올해 SSG가 지난해만큼 힘을 쓰지 못하는 것도 이유는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확실한 에이스이던 외국인투수 윌머 폰트가 이탈하고 주포이던 한유섬 등이 부진한 가운데 생긴 틈을 메우지 못하면서 발걸음은 둔해졌다.
‘왕조’를 이룩한 팀들은 비교적 변수에 강했다. 경쟁력을 보인 부문에서 나름의 ‘뎁스’가 도드라졌다. SK는 당시 사령탑 김성근 감독의 전략, 전술 속에 13~14명의 야수들이 고루 기용되며 한두 선수의 부상 이탈이 크게 표나지 않는 구조를 만들었다. 삼성 또한 오승환, 권오준, 권혁, 정현욱부터 안지만에 이르기까지 불펜 에이스들이 줄기차게 나왔다.
또 두산은, 툭하면 다른 구단으로 야수 트레이드 요청을 받을 만큼 황금기로 접어들며 주전급 야수가 샘솟았다.
사실은, ‘왕조’로 가는 쉬운 길을 알면서도 풀지 못하는 것이 현재 리그의 흐름이기도 하다. 올시즌 도입된 샐러리캡 영향으로, 특정 구단이 투자로만 전력을 유지하기는 어려운 구조가 돼 있다. 연봉 1위 구단인 SSG 또한 지난해를 준비하면서는 다년계약으로 박종훈 등 주요선수를 묶었지만, 우승 뒤 첫 시즌인 올해를 앞두고는 전폭적 투자가 어려웠다.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몇몇 선수를 탐냈지만, ‘윈도 쇼핑’에 머물러야 했다.
여기에 10개구단 퓨처스리그 전력도 과거에 비해 떨어져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중론. 이 또한 한번 정상에 오른 팀이 어렵게 형성한 문화를 견고히 하면서 여세를 몰고 가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 돌려보면 ‘뎁스’가 두드러지는 올시즌 LG의 행보가 여러 각도로 주목받는 배경이기도 하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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