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보고서] 보조금 받으면 4천만원대...테슬라 모델Y RWD 사볼까
(지디넷코리아=김재성 기자)국내에서 큰 화제를 모았던 5천699만원 테슬라 모델Y RWD(후륜구동)가 이르면 25일부터 고객 인도를 시작할 전망이다. 모델Y RWD는 국내 전기차 보조금 전액 지급 기준인 5천700만원에 맞춰 출시됐다. 특히 중국 배터리업체 닝더스다이(CATL)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해 가격경쟁력을 갖췄다는 것이 모델Y RWD에 대한 평가다.
지난 14일과 15일 양일간 테슬라코리아의 미디어 시승회를 통해 모델Y RWD를 주행해봤다. 서울 도심과 강변북로 등 약 100㎞ 거리를 운전하면서 느낀 점은 평소 전기차를 고려하던 소비자라면 ‘충분히 눈독 들일만 한 차량'이라는 것이다.
테슬라 모델Y RWD의 가격은 5천699만원이다. 전기차 보조금 지급 기준에 맞춰 지자체에 따라 보조금 수령 시 최저로 4천만원 후반대에도 구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보조금 업무를 담당하는 환경부가 지급 여부를 결정하지 않아 인도 시기 등은 확정적이지 않다.
테슬라 차량을 눈앞에 마주하면 애플이 생각난다. 컴퓨터 위에 자동차를 얹혀 놓은 거 같다던 국내 한 소프트웨어중심차(SDV) 관계자 말도 생각난다. 그런 테슬라가 저렴한 LFP 배터리를 탑재해 가격도 낮췄다니, 아이폰SE가 시장에 처음 나왔을때 쾌재를 부르던 때가 떠오르기도 한다.
보통 테슬라 차량 가격은 최소 6천만원에서 많게는 1억 5천만원대다. 실제 소비자가 구매하기엔 벅찬 금액이다. 그런만큼 테슬라는 ‘얼리어답터(최신 기기를 일찍 사용하는 사람)’ 영역이었다. 실제로 올 상반기 테슬라 판매량은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전기차 시기상조론도 국내외 가릴 것 없이 부상했다.
이런 상황에 테슬라가 차량 가격을 대폭 낮추면서 전기차 판매량 상승도 함께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테슬라만으로도 연내 2만대까지 판매량을 높일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모델Y RWD는 현재 평택항에만 1차 물량 수천대가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업계 내외에서 LFP 배터리가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전기차 보급률을 확대할 대안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테슬라의 내부는 그냥 심플하다. 일반적으로 자동차라고 하면 떠오르는 계기판, 수 많은 버튼 등을 찾아볼 수 없다. 운전석에서 볼 수 있는 것은 테슬라 로고가 있는 운전대와 그 뒤로 오른쪽 기어레버, 왼쪽 좌·우측 방향 지시등 뿐이다. 모든 차량 제어는 가운데 배치된 15인치 중앙 터치스크린을 통해 할 수 있다.
실내를 비워내면서 오히려 주행 안정감은 커졌다. 통상 운전자의 시야에 들어오는 게 적을수록 운전에 집중할 수 있다. 실제로 한 업계 관계자는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는 것들이 없어지면 없어질수록 사고율은 더 줄어든다”고 말했다.
기자가 타봤던 테슬라 모델X와 모델Y RWD의 가장 큰 차이는 변속기다. 모델X는 변속 자체를 중앙 디스플레이로 했다. 모델Y도 중앙 터치스크린으로 바꾼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나 그대로 출시했다. 오토파일럿 모드도 드라이브로 두번 변속해야 켜진다. 다만 오토파일럿은 테슬라코리아가 설명한대로 ‘보수적’이다. 이제 주행 중 차선변경은 직접 해야 한단 뜻이다.
배터리 효율은 86%에 시작해 반납할 당시는 59%였다. 대략 전비는 테슬라가 제공하는 공식전비와 맞아떨어진다. 테슬라의 공식 전비는 5.1 ㎞/kWh다. 1회 충전 최대 주행 가능 거리는 350㎞다. 제품 보증은 4년 또는 8만㎞, 배터리와 구동 장치는 8년 또는 16만㎞다. 수명 걱정으로 차를 살 리는 없겠지만 따져볼 만하다.
주행은 전기차다웠다. 정지상태에서 100㎞까지 6.9초답게 가속페달을 밟으면 빠르게 속도를 맞춰 올라갔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처럼 서서히 속도가 오르지 않아 더 빠른 가속감도 느껴졌다. 다만 조수석에서는 차체 하부의 지면이 느껴졌다. 하체가 단단한 특유의 편안한 승차감은 없었단 의견도 나왔다.
강력한 회생제동 탓에 전기차 특유 멀미 유도도 있었다. 전기차가 유독 멀미유발을 많이 하는 이유는 급가속 급제동에 있다. 테슬라는 원페달 드라이브라고도 하는 회생제동이 매우 강력한 차량인데, 가속페달에 발을 떼는 순간 급제동이 돼 탑승자가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다.
기자는 전기차가 보급되기엔 시기상조라는 업계평에 어느 정도 동의하는 입장이다. 특히 주행거리가 짧은 LFP 배터리는 서울 밖으로 나가면 충전소 찾다가 목적지를 둘러 갈 수 있다. 실제로 과거 한 전기차 시승회 당시 들른 휴게소는 배치된 충전기 5기 중 3기가 사용 불능 상태이기도 했다.
하지만 인프라가 구축된 대도시에 거주하면서 일반 내연기관차와는 다르고 새로운 스타일의 차를 몰고 싶다면 모델Y RWD는 충분히 가격 경쟁력을 보인다. 차량의 크기는 전장 4천750mm, 전폭 1천920mm, 전고 1천625mm, 휠베이스가 2천890mm이다. 전기차답게 최대 2천158 리터까지 적재할 수 있다. 공차중량도 1천910㎏로 전기차치고는 가볍다. 중형 기계식 주차장도 이용할 수 있다.
한줄평: 살만해진 5천699만원 테슬라…가성비는 잡았지만, 서울 밖 충전소는 고민 요소.
김재성 기자(sorrykim@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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