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서 로진백 던지고 퇴출된 선수… “빅리그 돌아갈 수 있다고 믿어” 자신만만

김태우 기자 2023. 8. 22.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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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기대 속에 삼성 유니폼을 입었으나 기대에 못 미쳤던 마이크 몽고메리 ⓒ곽혜미 기자
▲ 2016년 월드시리즈 우승 당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는 마이크 몽고메리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16년 시카고 컵스와 클리블랜드의 월드시리즈는 컵스가 지긋지긋한 ‘염소의 저주’를 깬 역사적인 사건으로 남아있다. 당시 컵스는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클리블랜드를 따돌리고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쟁취했다.

그리고 그 7차전 연장 10회, 컵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확정짓는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은 투수가 바로 좌완 마이크 몽고메리(34)였다. 몽고메리는 8-7로 앞선 마지막 상황에서 마이클 마르티네스를 3루 땅볼로 유도했다. 느린 타구였지만 당시 3루수 크리스 브라이언트가 이를 잘 처리해 1루로 던졌고, 1루수 앤서니 리조가 팔을 치켜세우며 저주가 끝났음을 알렸다. 몽고메리가 메이저리그에서 그렇게 큰 업적을 남긴 선수가 아님에도 아직도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는 이유다.

사실 몽고메리는 2016년 개막 당시 컵스 소속이 아니었다. 시애틀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그러나 시애틀의 포스트시즌 도전 전선이 암울해지자 트레이드로 팔려 나가 컵스에 합류했다. 컵스 이적 후에는 17경기(선발 5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2.82의 좋은 성적을 거뒀고, 자연히 포스트시즌 엔트리에도 합류했다. 그리고 당시 마무리였던 아롤디스 채프먼이 7차전 당시 난조 끝에 강판된 상황에서 월드시리즈 우승 투수가 되는 일생일대의 추억도 남겼다.

하지만 몽고메리의 이후 경력은 그렇게 순탄하지 않았다. 2018년에는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며 공을 던지기도 했지만 그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2019년 캔자스시티로 트레이드됐고, 2020년에는 캔자스시티 소속으로 3경기만 나간 채 방출됐다. 이는 몽고메리의 마지막 메이저리그 경력으로 남아있다. 통산 183경기(선발 70경기)에서 23승을 거둔 기록이 더 이상 갱신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2021년에는 벤 라이블리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삼성과 계약해 재기를 노리기도 했으나 오히려 부진과 불미스러운 사건에 휘말리며 쓸쓸히 퇴출됐다. 큰 기대를 모았지만 11경기에서 2승5패 평균자책점 5.37에 그치며 부진했다. 게다가 9월 10일 대구 kt전에서는 판정에 불만을 품고 심판위원에게 로진백을 던지는 등 난동에 가까운 물의를 빚은 끝에 20경기 출장 정지와 300만 원 벌금 징계를 받기도 했다.

징계를 소화한 뒤 복귀했으나 전체적으로 제구력이 흔들리며 확신에 가까운 피칭을 하지는 못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자신의 진가를 보여줄 기회가 없었고 오히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부진했다. 구위는 나쁘지 않았지만 제구력과 커맨드가 너무 흔들렸고 고집스러운 패턴 또한 단조롭다는 평가를 받았다.

▲ 삼성에서 부진 끝에 재계약하지 못하고 퇴출된 몽고메리 ⓒ곽혜미 기자
▲ 컵스 시절 전성기를 보냈던 몽고메리는 경력의 내리막이 이어지고 있다

징계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인성 논란이 불거졌고, 실제 몽고메리는 삼성 구성원들에게 그렇게 높은 평가를 받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량도, 인성도 만족스럽지 않았으니 재계약을 못한 건 당연했다. 설상가상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며 미국에서도 쉽게 자리가 나지 않았다. 심지어 2022년 트리플A에서 2승10패 평균자책점 6.72에 그치면서 경력의 내리막이 가팔라졌다.

하지만 몽고메리는 아직 빅리그 복귀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몽고메리는 올해 LA 다저스 산하 트리플A팀인 오클라호마 시티에서 뛰고 있다. 21일(한국시간)까지 12경기(선발 10경기)에 나가 3승3패 평균자책점 5.17을 기록 중이다. 여러모로 메이저리그에 가기는 쉽지 않은 성적이고, 여기에 상위 메이저리그 구단은 선수층이 두꺼운 LA 다저스다. 그럼에도 몽고메리는 이 여정을 즐기겠다고 선언했다.

몽고메리는 21일 ‘KSL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나는 여전히 경쟁하는 것을 좋아하고, 내가 얼마나 잘할 수 있는지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좋아한다. 내가 그 추진력과 공격성을 가지고 있는 한, 나는 그런 마음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면서 “게임이 매우 많이 변했다. 투수가 사용되는 방식은 물론 지난 몇 년간 규칙도 바뀌었다. 나는 길게 던질 수 있는 왼손 선발 투수이기 때문에 조직에 더 가치 있는 선수로 만들고 싶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몽고메리는 아직도 2016년 월드시리즈 우승 당시를 생생하게 회상한다. 그리고 야구에 대한 심장이 뛴다고 믿는다. 이제 포기라는 단어를 생각할 법한 나이도 됐지만 계속 도전한다. 몽고메리는 “다른 건 모른다. 나는 18살 때부터 프로 야구를 했다. 나는 여전히 건강하고, 던질 수 있고, 아프지 않다. 내가 할 수 있는 한 이 경기를 할 것”이라면서 “솔직히 나는 진정으로 내가 빅리그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며 마지막 기회를 바랐다.

현시점에서 빅리그 복귀 가능성이 미궁에 빠진 건 사실이다. 다저스는 클레이튼 커쇼, 훌리오 우리아스라는 두 명의 좌완 선발 투수가 있다. 몽고메리의 활용성이 다소 떨어진다. 다만 9월 엔트리 확장이 기다리고 있고, 올해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내년에는 다른 팀에서 메이저리그 복귀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 2020년 마지막 메이저리거 당시의 몽고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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