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멧' 벗겨질 정도로 전력질주…'4425억 타자' 인사이드 파크 홈런→12시즌 연속 10홈런 달성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3억 3000만 달러(약 4425억원)'의 사나 브라이스 하퍼(필라델피아 필리스)가 메이저리그를 뜨겁게 달궜다. 엄청난 주력을 바탕으로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을 만들어냈다.
하퍼는 22일(한국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홈 맞대결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이날 하퍼는 0-1로 뒤진 1회말 2사 2루의 득점권 찬스의 첫 번째 타석에서 샌프란시스코 선발 스캇 알렉산더의 4구째 높은 슬라이더를 공략, 좌익수 방면으로 향하는 1타점 동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이후 두 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생산하지 못한 하퍼가 대폭발한 것은 세 번째 타석.
하퍼는 2-4로 근소하게 앞선 5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샌프란시스코의 바뀐 투수 션 옐레와 맞붙게 됐고, 이번에는 4구째 몸쪽을 파고 드는 94.5마일(약 152.1km) 싱커에 방망이를 힘차게 돌렸다. 그리고 하퍼의 타구는 가운데 101마일(약 162.5km)의 속도로 405피트(약 124.4m)를 뻗어나갔다.
타구는 담장을 넘어가도 이상하지 않을 타구였다. 하지만 하퍼의 타구는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지 않고 '직격'했다. 그런데 타구가 담장을 맞고 우익수 방면으로 크게 굴절되면서 샌프란시스코 중견수 웨이드 멕클러가 타구를 처리하는데 애를 먹는 상황이 발생했고, 하퍼는 2루 베이스를 지나 3루를 향해 미친듯이 달렸다.
멕클러는 굴절된 타구를 쫓아간 뒤 중계플레이를 펼치려 했는데, 이때 두 차례나 공을 더듬는 실수까지 범했다. 하퍼는 이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3루 베이스를 지난 하퍼는 헬멧이 벗겨질 정도로 질주했고, 홈플레이트를 밟으면서 시즌 10번째 홈런을 '인사이더 더 파크 홈런'으로 만들어냈다.
하퍼는 슬라이딩을 통해 홈을 밟은 뒤 웃으며 양 팔을 들어올리는 세리머니를 펼쳤고, 시티즌스 뱅크 파크를 가득 메운 팬들은 뜨거운 환호로 하퍼를 맞았다. 이로써 하퍼는 2012년 메이저리그 데뷔 시절부터 이어온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을 12년 연속으로 연장시켰다.
하퍼가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을 치고 과한 세리머니를 펼친 탓일까. 후속타자 알렉 봄이 '고의성'이 다분한 몸에 맞는 볼을 기록했다. 봄은 1루 베이스로 향하는 과정에서 분노를 감추지 못했지만, 다행히 벤치클리어링으로 이어지는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날 하퍼는 남은 타석에서 안타를 뽑아내지 못했으나, 팀을 승리로 이끄는데 충분한 활약을 펼쳤다. 필라델피아는 10-2로 앞선 9회초 경기를 매듭짓기 위해 딜런 코비를 투입했는데,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하는 등 2점을 내주며 마무리가 깔끔하지 못했지만, 샌프란시스코를 10-3으로 격파하며 3연전의 시작을 승리로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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