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습 입맞춤' 논란…스페인축구협회장 결국 사과

2023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우승 직후 자국 선수에게 기습적으로 입을 맞춰 큰 비난이 일었던 스페인축구협회의 루이스 루비알레스 회장이 결국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스페인축구협회가 21일(현지시간) 공개한 영상을 통해 “실수를 저질렀다. 당시 감정이 벅차올랐다. 나쁜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밖에서는 파장이 커졌다. 그 장면이 여러 사람의 마음을 다치게 했기 때문”이라면서 “이에 대해 난 사과해야만 한다. 이번 사태를 통해 더 배우고 한 기관의 수장으로서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새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2023 FIFA 여자월드컵 결승전에서 승리한 스페인 선수단과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 축구협회장(오른쪽)이 기뻐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아울러 그는 “(월드컵 우승이) 우리 역사에서 여자축구가 거둔 가장 대단한 성공이라서 더욱 슬프다. (남녀를 통틀어) 스페인의 두 번째 우승을 축하하려는 데, 이 사태가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스페인 여자축구대표팀은 지난 20일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잉글랜드를 1-0으로 꺾고 사상 첫 월드컵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하지만 이후 열린 시상식에서 루비알레스 회장이 미드필더 헤니페르 에르모소와 포옹하더니 두 손으로 얼굴을 잡고 입을 맞췄다. 라커룸에서 에르모소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진행한 라이브 중 관련 질문에 웃으면서도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고 밝히는 장면이 퍼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문제가 커지자 에르모소는 “월드컵 우승으로 엄청난 기쁨이 몰려왔고 자연스러운 동작이었다. 회장과 관계에 문제가 없다”며 두둔했지만 주요 외신들은 루비알레스 회장의 행동이 광범위하게 보면 성폭력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스페인의 이레네 몬테로 평등부 장관도 “동의 없는 키스를 당연한 일이라 생각하지 말라”며 “이는 여성이 일상적으로 겪는 성폭력의 일환”이라고 비판했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