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프티피프티 편파논란 뭉갠 '그알', 그만 알고 싶다 [Oh!쎈 이슈]

연휘선 2023. 8. 22.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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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연휘선 기자] '그것이 알고 싶다'가 피프티피프티 사태에 대한 편파 방송 논란에 휩싸이며 거센 시청자 반발에 직면했다. 이에 시청자들의 항의가 폭주하는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리 소문 없이 유튜브 예고 영상을 삭제할 뿐 제작진은 침묵을 고수하고 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약칭 그알)'이 최근 방송사의 뜨거운 감자가 됐다. 지난 19일 방송된 1365회 '빌보드와 걸그룹-누가 날개를 꺾었나'에서 걸그룹 피프티피프티 사태를 조명했는데, 분쟁 중인 사건에 대해서 한 쪽에 일방적으로 치우친 이야기를 다뤘다는 질타를 받고 있는 것이다. 

'피프티피프티 사태'는 피프티피프티와 소속사 어트랙트 간의 전속계약 분쟁 사건이다. 피프티피프티는 데뷔 1년도 되지 않은 시간에 신곡 '큐피드'로 미국 빌보드 차트에 오르는 등 이례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고 알려진 걸그룹이다. 그러나 최근 소속사 어트랙트를 상대로 전속계약 분쟁을 제기했다. 이에 어트랙트는 외부세력의 멤버 빼가기로 표현되는 템퍼링 의혹을 제기했고, 그 상대로 중간 관계사였던 더기버스 측을 지목했다. 그러나 더기버스는 "사실무근"이라며 선을 그었고, 피프티피프티 또한 어트랙트의 불투명한 정산이 문제라며 반박한 상태다. 

심지어 법원의 합의 조정 권고까지 무산된 상황. 강제조정과 재판만이 가능해진 가운데 송사 진행이 유력하게 보이고 있다. 피프티피프티는 가수를 안 하면 안 했지, 어트랙트와 다시 일하는 것은 거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트랙트 측은 피프티피프티로 다시 작업하는 것을 기대하는 실정이다. 

이 가운데 방송된 '그알' 1365회에서는 피프티피프티의 이야기가 다뤄졌다. 방송 전까지 피프티피프티 사태와 관련해 알려진 정보는 피프티피프티 멤버들의 갑자스러운 이탈로 발생한 어트랙트의 손실과 당혹감이 주를 이뤘다. 더불어 더기버스를 둘러싼 의혹도 다수 있었다. 데뷔 1년도 채 안 된 가운데 법적대응을 한 걸그룹 보다는 어트랙트, 더기버스 등 연예매니지먼트 회사들이 상대적으로 언론과 접촉이 쉬웠던 탓이다. 

그 사이 피프티피프티 측은 법적 대응 외에 침묵을 고수하고 있던 상황. 여기에 어트랙트가 템퍼링 의혹까지 적극적으로 제기하며 사안은 어트랙트와 피프티피프티의 분쟁임에도 불구하고 '어트랙트VS더기버스'의 구도로 확산돼 왔다. 자연히 '그알' 시청자들이 기대했던 방송은 어트랙트와 더기버스 사이의 진실 공방에 대한 속시원한 해결이었다. 

그러나 방송을 앞둔 일주일 사이 피프티피프티 측이 침묵을 깨고 변호인을 통해 입장문을 배포하며 전면에 나섰다. 피프티피프티와 더기버스가 서로의 상관관계를 부인했던 만큼, 피프티피프티 측이 강조한 사안의 중심은 어트랙트의 정산 문제였다. 피프티피프티 멤버들이 연습생 당시 계약했던 스타크루이엔티와 데뷔 과정에서 전속계약을 체결한 어트랙트 모두 같은 대표의 회사인데, 이 과정에서 납득하기 힘든 채무 관계와 정산 문제가 있었고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자 템퍼링 등 자극적인 표현들로 말 돌리기가 시작됐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이러한 배경 속에 방송된 '그알'에서도 피프티피프티 측의 새로운 입장문에 따른 문제제기 외에 눈에 띄는 정보는 찾을 수 없던 것이다. 오히려 더기버스를 둘러싼 의혹이나 대중이 특히 공감했던 어트랙트 대표의 피프티피프티 제작을 위해 노력했던 점 등은 담기지 않아 보는 이들의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었다. 사태에 대한 논점을 바꿀 새로운 정보는 부족하고, 대중의 공감을 샀던 정보들을 다루지 않은 이유는 언급도 하지 않은 점이 시청자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며 반발심만 자극했다. 

물론 굵직한 사회 이슈들을 다루는 '그알'의 특성상 기계적으로라도 중립을 지켜야 하고 방송 심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점도 전혀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1992년부터 지금까지 30년 넘게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 역사에 이처럼 시청자 반발을 샀던 적이 처음도 아닐 터. 때로는 사회 현안을 날카롭게 지적해서, 때로는 사이비 종교와 같은 맹목적인 추종자들의 사건 사고를 고발해서.  

여러 논란들에도 불구하고 '그알'이 지금까지 자리를 지켜온 것은 적어도 방송 구성 방향에 대한 대중의 이해가 뒷받침 됐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피프티피프티 사태에 대해서는 '그알' 제작진이 기존 대중의 인식을 뒤집고 결과물로 시청자들을 온전히 설득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대중을 설득할 힘은 사회고발 프로그램의 가장 큰 동력이다. 적어도 어떤 부분에서 이를 감안하고도 기계적 중립을 지킬 수 밖에 없었는지 해명이라도 했어야 했다.

실제 '그알' 제작진이나 SBS 측은 이러한 대중의 반발과 관련해 침묵을 고수하고 있다. 방송 이후 OSEN은 계속해서 SBS와 '그알' 제작진에 해당 방송에 관한 입장이나 편집 방향, 취재 당시 상황 등을 묻기 위해 연락을 취해왔다. 그러나 "공식입장은 드릴 수 없다"는 형식적인 대응 외에 어떠한 구체적인 해명도 들을 수 없었다. 피프티피프티 사태와 관련해 '그알' 측의 또 다른 추가 취재나 방송 계획도 현재로서는 없는 상태다.

19일 방송 직후 22일 오전 9시 현재까지 SBS '그것이 알고 싶다' 공식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에는 3000개가 넘는 시청자들의 항의글이 쌓였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도 관련 민원이 이날 오전 9시까지 435건이 제기되는 등 폭주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침묵을 지키는 '그알' 제작진의 태도가 대중의 공분을 쌓는 실정이다. 시청자들의 반발은 뭉개듯이 대응하지 않으면서 유튜브에 공개했던 관련 영상만 은근슬쩍 지운 점도 비판을 자극하는 대목인 바. 이쯤 되면 침묵이 아닌 방관이고 뭉개기다. 무시 당한 시청자들이 '그알'을 더 알고 싶을 이유가 있을까. 취재 과정에서 어떤 대답도 들을 수 없어 막막했던 심정을 모르지 않을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의 침묵이 더욱 씁쓸함을 남긴다. / monamie@osen.co.kr

[사진] SBS 제공,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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