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 없는 HMM 인수전…4파전 속 완주 가능성은 [투자360]

2023. 8. 22.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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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입찰에 하림·동원·LX·獨 하팍로이드 등 참여
높은 인수가 부담…대부분 FI·금융사 우군 확보
두 달간 실사 뒤 본입찰…최종적으로 써낼 인수가 관건
HMM 제공

[헤럴드경제=김상훈·심아란 기자] 국내 최대 해운선사 HMM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이 하림과 동원, LX그룹 등이 참여로 마감됐다. 대기업들의 불참과 인수를 검토하던 일부 기업들의 참여 포기로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출사표를 던진 기업들의 인수 완주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된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HMM 매각주관사 삼성증권이 전날 오후 5시까지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진행한 결과, 하림·JKL파트너스 컨소시엄과 동원, LX그룹 등 중견기업을 비롯해 독일 선사 하팍로이드 등이 인수 의향을 밝혔다.

이날 예비입찰에선 기대를 모았던 대기업들의 ‘깜짝 참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공고 전부터 인수 의지를 내비쳤던 SM과, 인수 참여를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진 글로벌세아도 참여하지 않았다. 수조원의 '빅딜'이다보니 원매자들은 예비입찰부터 신중하게 참여를 검토한 모습이다.

매각 측은 이달 중 인수적격후보자(숏리스트)를 선정한 뒤 선정된 기업들에게 두 달 간의 실사 기간을 부여한다. 이후 11월 중 본입찰을 실시한 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 연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계획이다.

산은은 예비입찰에 나서지 않은 기업은 본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결과적으로 예비입찰제안서를 써낸 기업들 중에서 최종적으로 HMM의 새주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독일 선사 하팍로이드도 참여했으나 정부가 유일하게 남은 국적 선사를 해외에 넘길 가능성이 희박하단 시각이 지배적인 만큼 사실상 인수전은 하림과 동원, LX그룹 3파전으로 치러질 관측이 제기된다.

시장의 관심은 인수 후보 기업들이 인수전을 완주할 수 있는지 여부다. 얼마나 강한 인수의지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매각 측과의 협상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매각 대상은 산은(20.69%)과 한국해양진흥공사(19.96%)가 보유한 HMM 주식과 영구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총 2조7000억 원 중 1조원어치다. 전체 주식 수는 3억9800만여 주로 지분 환산 시 약 38.9%다. IB 업계에서는 HMM의 인수가로 5조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높은 인수가에 대부분 후보들이 재무적투자자(FI), 금융사 등과 손 잡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벌크선 위주의 팬오션을 보유한 하림은 2015년 팬오션 인수 당시 협력했던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꾸려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하림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약 1조6573억원으로, HMM의 인수자금 중 상당부분을 JKL파트너스가 채워주는 형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크레딧은 물론 에쿼티까지 동원해 하방압력을 막아주는 구조이며, 지분 기여도 측면에서는 JKL파트너스의 역할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하림은 이외에 신한은행, 국민은행, 우리은행 등 주요 은행과 미래에셋증권 등 증권사도 우군으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원의 현금성 자산은 약 6318억원으로 상대적 열위에 있다는 평가지만 계열 분리된 한국투자금융지주와의 공조 가능성이 강점으로 부각된다. 이밖에 하나은행을 우군으로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원그룹이 HMM을 인수하면 해상운송, 항만(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 육상물류(동원로엑스)까지 모두 가능한 종합물류기업으로 도약하게 된다.

뒤늦게 투자설명서(IM)를 수령하고 인수전에 참전한 LX그룹도 금융사와 합을 맞출 것으로 관측된다. LX그룹은 물류대행사 LX판토스를 보유 중이며 현금성 자산은 1조2714억원 가량이다. 이번 인수전 완주를 위해 대형 증권사와 합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방계그룹인 LG의 지원 가능성도 있다.

매각 측이 예비입찰 참여 기업 중 적격 후보가 없다고 판단하면 매각 절차를 중단할 가능성도 있다. 산업은행은 이번 매각 공고에 “매도인의 사정에 따라 (매각 절차가) 취소 또는 변경될 수 있다”고 명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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