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성폭행 논란' 그린우드 거취 결정 번복..."구단 직원들 파업-사임까지 고려"

김대식 기자 2023. 8. 22.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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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메이슨 그린우드와 결별하기로 결정했다. 내외부적인 강력한 반발 때문이다.

맨유는 21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그린우드에 대한 내부 조사를 마쳤다. 내부 조사 절차는 모든 혐의가 취하됐던 2023년 2월부터 시작됐다. 전반적으로 우리는 구단의 기준 및 가치와 함께 피해자의 권리 및 관점을 고려했다. 최대한 많은 정보와 맥락을 수집하기 위해 노력했다. 따라서 사건에 대한 확실한 지식이 있는 사람을 포함해 공개되지 않은 증거를 얻기 위해 주의를 기울여 절차를 진행해야 했다"며 그린우드 관련 내부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이어 "우리가 입수할 수 있는 증거를 기반으로 보면, 온라인에 게시된 자료가 모든 상황을 설명하지 못하며 그린우드가 자신이 기소된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그린우드는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처럼 실수를 저질렀고 책임을 진다"며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마지막으로 맨유는 "그린우드를 포함한 관련된 모든 이들은 그가 더 이상 맨유에서 자신의 경력을 다시 시작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걸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그린우드가 맨유를 떠나는 것이 가장 적절할 것이라는데 상호 합의를 마쳤다. 이제 맨유는 내부 조사 결과를 달성하기 위해 그린우드와 협력할 것"이라며 그린우드를 방출하겠다고 발표했다.

리처드 아놀드 맨유 CEO는 "피해자라고 추정되는 사람의 권리와 의사를 존중하는 것이 필수적이었다. 조사 권한이 제한되어 있어서 제3자의 협력에 의존해야 했다. 그래도 피해자로 추정되는 인물은 2022년 4월 경찰에 수사 취하를 요청했으며 피해자로 추정되는 인물의 가족이 조사 과정에 참여하여 사실관계를 검토하고, 수정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는 사실을 공유할 수는 있다"며 맨유가 내부 조사를 어떤 식으로 진행했는지를 설명했다.

이어 "재통합은 우리가 고려하고 계획한 결과 중 하나였다. 상황에 따라 지난 6개월 동안 몇 가지 결과가 고려되고 계획되었으며 내부 조사가 진행됨에 따라 결론이 나오기 시작했다. 최종 결정은 나의 몫이었지만 결정을 내리는 순간까지 다양한 요소와 관점을 고려했다"며 그린우드를 맨유에 잔류시키는 방안도 고려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놀드 CEO는 그린우드가 맨유에 잔류하는 것이 선수 본인에게도 더욱 힘든 결정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나는 그린우드가 맨유의 혹독한 스포트라이트 속에서 자신의 경력을 재건하고 아내와 함께 아기를 키우며 직면하게 될 도전을 염두에 두고 있다. 또한 이 사건은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클럽 내에서 추구하는 단합에 방해가 되는 것을 최소화하는 것이 내 역할이다. 그래도 우리는 그린우드의 가족이 삶을 재건하고 긍정적으로 살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최종 결정을 내린 이유를 설명했다.

그린우드 또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는 "사람들이 SNS에서 보고 들은 내용으로 나를 판단할 것이다. 사람들이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고 있다는 걸 이해한다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하고 싶다. 나는 폭력과 학대가 잘못된 행동이라는 걸 알고 자랐다. 나는 내가 비난받고 있는 일을 저지르지 않았다"며 성폭력을 하지 않았다고 확실히 주장했다.

동시에 그린우드는 "내가 저지른 실수를 전적으로 인정하고, SNS에 공개된 상황에 대해 책임을 진다. 나는 프로 축구선수로서 좋은 모범을 보이기 위한 책임을 이해하는 법을 배우고 있으며, 좋은 파트너이자 아버지가 되는 책임감 집중하고 있다"며 이번 사태에 자신의 책임이 있다는 것 또한 인정했다.

그린우드는 이번 결정이 구단의 일방적인 통보가 아니라는 걸 강조했다. 그는 "오늘의 결정은 맨유, 우리 가족, 그리고 나와의 협력 과정의 일부였다. 우리 모두를 위한 최선의 결정은 내가 맨유를 떠나서 축구 커리어를 이어가는 것이다. 올드 트래포드에서 내 존재가 구단에 방해가 되지 않고 싶다"며 의사 결정 과정에 있어서 자신의 의견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린우드는 "7살 때부터 구단에서 지원을 해줘서 감사하다. 내 안에는 언제나 맨유가 있을 것이다. 가족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응원에 진심으로 감사하다. 주변 사람들이 보내준 신뢰에 보답해야 한다. 더 나은 축구선수가 되고 싶지만 가장 중요한 건 더 나은 아버지가 된다는 것이다. 경기장 안팎에서 내 재능을 긍정적인 방식으로 사용하고 싶다"며 작별인사를 건넸다.

사실 맨유는 그린우드를 다시 맨유 선수로 복귀시킬 생각이었다. 맨유의 공식 발표가 나온 후 영국 '디 애슬래틱'은 "아놀드 CEO는 8월 첫째 주에 구단 경영진과 회이를 열어 그린우드의 복귀 계획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러나 이후 구단은 안팎에서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지난 금요일 다시 회의를 열었고, 현 시점에서 그린우드를 1군에 복귀시키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구단과 아놀드 CEO는 최근 며칠 동안 맨유 서포터들로부터 비판 이메일을 받았다. 서포터들은 그린우드의 1군 복귀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일부 직원은 그린우드가 1군에 복귀할 경우 맨유에서 자신의 미래를 고려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다른 직원들은 파업과 사임도 고려했다"며 내외부적으로 그린우드 복귀에 대한 강력한 반발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에릭 텐 하흐 감독과 존 머터우 단장은 그린우드의 복귀를 지지했고, 선수와 직접 만나 이야기도 나눴지만 결국 그린우드 복귀에 대한 반발을 이겨내지 못해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파악된다.

그린우드는 어린 시절부터 맨유의 미래를 이끌 재목으로 평가받았다. 맨유 유소년 아카데미를 거서 1군까지 진입한 성골 중의 성골이었다. 뛰어난 양발 능력과 골키퍼가 타이밍을 읽기 힘든 슈팅 능력으로 인해 타고난 골잡이었다. 맨유 내부적으로는 차세대 슈퍼스타로 기대했다.

데뷔 시즌부터 그린우드는 미쳐 날뛰었다. 2019-20시즌 17살이란 나이에 맨유 1군에 포함됐고, 첫 시즌부터 18골을 터트리면서 왜 맨유가 차세대 슈퍼스타로 키우려고 하는지를 입증했다. 쟁쟁한 선배들이 있는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 소집되는 영광을 누렸다.

계속해서 성장하면서 맨유 1군에 자리잡은 그린우드였지만 2022년 1월 축구계가 그린우드 때문에 발칵 뒤집어졌다. 당시 영국 'BBC'는 "맨유의 그린우드가 강간, 폭행 혐의로 구속됐다"고 보도했다. 그린우드의 여자친구인 헤리엇 로보슨은 개인 SNS를 통해 여러 장의 사진과 음성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그녀는 "그린우드가 실제로 나에게 무슨 짓을 하는지 알고 싶은 모든 사람들에게"라는 글과 함께 피로 물든 얼굴 사진과 멍 자국이 선명한 신체 부위를 공개했다.

로보슨에게 폭행을 가한 혐의로 체포된 사람은 놀랍게도 남자친구인 그린우드였다. 사건 발생 직후 맨체스터 경찰은 "SNS에 그린우드의 여자친구가 폭력을 당했던 영상을 입수했다. 이에 그린우드를 강간 및 폭행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체포된 그린우드는 맨유 1군에서 말소됐다. 체포된 후 그린우드는 보석을 허가받아 감옥에서 지내지 않았지만 맨유는 강력한 대처를 취했다. 그린우드의 성폭행 혐의에 대해 조사가 진행되는 와중 맨체스터 검찰청은 지난 2월 소송을 취하하기로 결정했다.

주요 증인들이 재판 참여를 철회하면서 그린우드가 성폭행을 저질렀다는 혐의를 입증하는 게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검찰청 대변인 또한 "사건의 주요 증인의 재판 참여 철회와 밝혀진 새로운 자료의 조합은 더 이상 현실적인 유죄 판결 가능성이 없음을 의미했다"고 밝혔다.

그린우드가 유죄인지, 무죄인지 명확하게 판결이 나오지 않으면서 맨유는 내부 조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맨유는 곧바로 성명서를 내고 "그린우드에 대한 모든 혐의가 취하되었다는 검찰청의 결정에 주목한다. 클럽은 이제 다음 단계를 결정하기 전에 자체 프로세스를 진행할 것이며 더 이상은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2월부터 시작된 내부 조사가 6개월을 거쳐서 진행됐고, 최종적으로 그린우드와 맨유는 결별하게 됐다. 그린우드는 현재 영국 구단이 아닌 해외 구단에서 커리어를 다시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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