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주택 울며 겨자먹기… `셀프낙찰` 폭증

이미연 2023. 8. 22.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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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역전세난과 전세사기 등의 여파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이 경매 주택을 '셀프낙찰' 받은 경우가 작년 대비 약 2배로 증가했다.

지지옥션 이주현 선임연구원은 "최근 일부 아파트는 전셋값이 오르며 역전세난 부담이 줄어드는 분위기지만 경매 신청부터 입찰까지 약 6개월간의 시차가 있어서 임차인의 보증금 회수를 위한 주택 경매 신청과 셀프 낙찰 건수는 당분간 증가할 전망"이라며 "집값 급등기가 아니면 임차인이 선순위인 경우에는 유찰이 거듭될 가능성이 큰 만큼, 임차인이 계속 거주 의사가 있다면 보증금 이하로 직접 낙찰받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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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차인이 경매 넘겨 직접 낙찰
역전세난에 작년보다 2배 늘어
경매가 진행되는 법원 모습. 사진 연합뉴스

#임차인 A씨는 보증금 1억9000만원을 회수하기 위해 자신이 경매에 넘긴 서울 양천구 신월동의 한 다세대주택을 결국 직접 낙찰받았다. 4회 연속 유찰되면서 최저입찰 가격이 감정가 2억5500만원의 절반 수준인 1억3560만원(감정가의 51%)까지 떨어지자 집주인으로부터 5000만원이 넘는 나머지 보증금을 따로 받을 길이 없어 5회차인 지난 17일 셀프낙찰을 받은 것이다.

올해 역전세난과 전세사기 등의 여파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이 경매 주택을 '셀프낙찰' 받은 경우가 작년 대비 약 2배로 증가했다. 선순위 임차인이 있는 경우 경매에서 유찰되면서 는 경우가 많아 임차인이 울며 겨자 먹기로 해당 주택을 매수한 것이다.

22일 법원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수도권에서 임차인이 거주 주택을 낙찰받은 경우는 총 17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88건) 대비 98% 증가한 것이며, 작년 1년간 임차인이 직접 거주 주택을 낙찰받은 건수(168건)보다도 많은 것이다.

역전세난과 전세사기 피해자가 많았던 인천에서는 지난해 1~7월 임차인 셀프 낙찰이 6건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7월까지 총 37건으로 517% 증가했다.

경기도는 올해 53건으로 작년 동기(29건)대비 83%, 서울은 84건으로 작년(53건)보다 58% 각각 늘었다.

강서구 화곡동 '빌라왕'의 전세사기 피해 사례처럼 은행 근저당권에 앞서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이 있는 경우 경매 낙찰자가 낙찰금액 외에 임차인의 보증금까지 모두 변제해줘야 하기 때문에 유찰이 거듭되며 경매 종결까지 상당 시간 지체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수도권에서 임차인이 살던 집을 경매에 넘겼다가 자신이 직접 낙찰받는 경우는 2020년 99건, 2021년 110건이었으나 역전세난과 전세사기 문제가 불거진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건수가 급증했다.

대항력이 있는 임차인과 달리 선순위 근저당권이 있어 경매시장에서 보증금 회수가 어려운 인천 '건축왕' 형태의 전세사기 피해자는 앞으로 전세사기 특별법에서 부여한 우선매수권을 통해 거주 주택의 직접 낙찰 여부를 결정하게 될 전망이다.

정부 전세사기 피해 지원단에서는 피해 임차인 보호를 위해 금융기관이 채권 회수를 위해 경매로 넘긴 주택의 경매 기일을 유예하고 있다.

지지옥션 이주현 선임연구원은 "최근 일부 아파트는 전셋값이 오르며 역전세난 부담이 줄어드는 분위기지만 경매 신청부터 입찰까지 약 6개월간의 시차가 있어서 임차인의 보증금 회수를 위한 주택 경매 신청과 셀프 낙찰 건수는 당분간 증가할 전망"이라며 "집값 급등기가 아니면 임차인이 선순위인 경우에는 유찰이 거듭될 가능성이 큰 만큼, 임차인이 계속 거주 의사가 있다면 보증금 이하로 직접 낙찰받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미연기자 enero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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