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드론에...국경 650㎞ 떨어진 러 초음속 폭격기도 당했다

이철민 국제 전문기자 2023. 8. 22.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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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민간 분석가 “러시아, 급히 6대의 Tu-22M3 폭격기를 북쪽 콜라반도 기지로 이동”

러시아의 대표적인 장거리 폭격기인 투폴레프 Tu-22가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에 의해 화염에 싸였다고, BBC 방송이 22일 보도했다.

BBC 방송은 러시아 북동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남쪽에 위치한 솔치-2 공군기지에 있던 Tu-22가 우크라이나의 무인항공기(uav) 공격에 의해 화염에 싸였다고, 보도했다.

BBC 방송은 소셜미디어인 텔레그램에 게재된 러시아 항공기가 불길에 휩싸인 사진을 확인한 결과, 사진에서 드러난 이 항공기의 독특한 앞부분(nose cone)과 무기 적재 공간(bay)을 비롯한 외형이 러시아의 대표적인 가변익 초음속 장거리 폭격기인 Tu-22와 같았다고 보도했다. 또 기지의 모습은 기존에 서방 인공위성들이 찍은 솔치-2기지 사진과 일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도 “지난 19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4시) 노브고르드 주에 있는 한 공군기지에 콥터(copter) 방식의 한 무인항공기가 ‘테러 공격’을 가했으며, 이 무인항공기는 기지의 관측초소에서 쏜 소형 화기에 맞았지만 기지 내의 한 항공기를 손상시켰다”고 발표했다. 솔치-2 기지는 노브고르드 주에 있으며, Tu-22M 폭격기의 주기지로 러시아의 제840 중(重)폭격기 연대가 위치하고 있다.

소셜미디어 텔레그램에 게시된, 러시아의 초음속 폭격기 Tu-22M이 불길에 휩싸인 모습. /텔레그램

러시아 국방부는 그러나 손상된 항공기의 종류를 밝히지 않았으며 “기지 주기장(駐機場)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나 곧 진화됐고 인명피해는 없다”고만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번 공격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는 모두 60대의 Tu-22 폭격기를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1대의 손상이 전체 전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이번 공격은 우크라이나 군의 드론 공격이 러시아 영토 깊숙한 곳에 위치한 목표물을 강타하는 능력을 갖췄음을 보여준다. 솔치-2 기지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650㎞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군은 최근 국경에서 수백 ㎞ 떨어진 모스크바까지 고정익 드론 공격을 전개하고 있다.

BBC 방송이 드론 공격으로 불길에 싸인 것으로 확인한, 러시아의 초음속 장거리 폭격기인 Tu-22/위키피디아

Tu-22는 냉전 시대부터 존재해 온 장거리 폭격기로, 미국의 B-52 폭격기와 같이 대륙 간 폭격이 가능하도록 소련이 냉전 초기에 개발한 것이다. NATO의 코드명은 ‘백파이어(Backfire)’다. 항속거리는 3200㎞이며, 2만4000㎏의 재래식 폭탄과 미사일을 적재하고 음속의 2배(시속 2300㎞)로 날 수 있다.

Tu-22 이후 계속 업그레이드된 Tu-22M3는 현재 우크라이나의 주요 도시들을 공격하는데 동원되고 있다.

지난 1월에도 솔치-2 공군기지에서 발진한 Tu-22 폭격기에서 발사한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중부에 위치한 드니프로 시의 한 아파트 단지를 강타하면서 30명이 숨지기도 했다.

한편, 우크라이나의 한 민간 항공 전문가는 “모두 2대의 Tu-22M3가 손상됐으며, 이후 6대의 Tu-22M3 폭격기가 솔치-2 기지를 이륙해 보다 ‘안전한’ 북쪽의 콜라 반도의 올레냐 공군기지로 이동한 것이 확인됐다”고 트위터에 공개했다. 올레냐 기지는 콜라 반도의 무르만스크 남쪽에 위치하며, 새로 NATO에 가입한 핀란드와의 국경에서는 150㎞ 떨어져 있다.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은 28일에도 모스크바 남서쪽의 칼루가 지역에서도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 군용기가 손상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매체도 이 공격 사실을 전했으나, 항공기가 손상되지는 않았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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