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빙', 강풀 원작=실패 징크스 깼다.."디즈니+ 韓철수설도 오보" [Oh!쎈 초점]
[OSEN=하수정 기자] 웹툰이란 단어도 낯설던 시절, '1세대 인터넷 만화작가'로 수많은 히트작을 내놓은 강풀은 창작자들에게도 좋은 아이템을 제공하는 인물이었다. 무엇보다 영화계에서 그의 원작을 눈독 들였는데, 그 결과 7편의 웹툰이 실사영화 및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다.
'아파트'(2006)를 시작으로 '바보'(2008), '순정만화'(2008), '그대를 사랑합니다'(2011), '이웃사람'(2012), '26년'(2012), '타이밍'(2015)까지 공포, 스릴러, 로맨스 장르도 다양하다.
'무빙'은 강풀 작가의 원작이 8번째로 완성돼 세상에 나왔고, 특히 강풀이 처음으로 모든 대본을 집필한 작품이기도 하다. 그동안 원작자로서 판권이 팔리면 제작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는 편이었으나, '무빙'은 이례적으로 1회부터 20회까지 장편 드라마 분량을 직접 썼다.
웹툰계에서는 상징적인 인물이지만, 이상하게도 그의 원작으로 만든 영화들은 흥행 성적이 부진했다. 초반 '아파트' '바보' '순정만화' 등은 극장에서 100만 명을 넘기지 못해 '강풀의 웹툰으로 영화를 만들면 실패한다'는 불명예스러운 징크스가 따라붙기도 했다.
다행히 '이웃사람' '26년' 등이 200만 명을 돌파하면서 체면치레를 했지만, 원작이 누린 어마어마한 인기에 비하면 만족할 만한 성적은 아니었다. 그리고 작품성은 크게 인정받지 못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디즈니+ '무빙'은 오리지널 시리즈로, 강풀이 원작자를 비롯해 처음부터 메인 작가로 나섰다. 당초 12부작으로 기획됐으나 강풀 작가가 20부가 아니면 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지금의 대규모 프로젝트가 될 수 있었다.
강풀 작가는 "만화를 그려보니깐 이야기라는 게 사건도 중요하지만 등장인물이 더 중요하더라"며 "20부작을 해야만 개인을 더 깊게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너무 볼거리가 많은 드라마이고 모든 인물들의 서사를 보여주기 위해 20부작으로 쓰게 됐다"고 말했다.
기획 단계부터 큰 관심을 모은 '무빙'은 류승룡, 한효주, 조인성을 중심으로 아역 배우 이정하, 고윤정, 김도훈, 그리고 차태현, 류승범, 김성균, 김신록, 양동근, 김희원, 문성근 등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여기에 넷플릭스 '킹덤 시즌2' 박인제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오징어게임', '파친코' 등에 참여한 제작진이 합류했다. 제작비도 무려 500억 원이 투입된 대작이다.
강풀 작가는 웹툰 '무빙'과 드라마 '무빙'의 차별성을 위해서 원작에 없는 캐릭터와 서사도 만들어내는 노력을 기울였다. 히어로들을 제거하는 프랭크(류승범 분)와 전기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전계도(차태현 분)를 새롭게 탄생시켰는데, 이에 대해 "원작보다 뭔가 더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만화보다 더 재밌게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앞서 9일 디즈니+를 통해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아시아 지역 등에 '무빙'의 1화~7화가 공개된 바 있다. K-콘텐츠 경쟁력 분석 전문 기관인 굿데이터코퍼레이션 공식 플랫폼 서비스 펀덱스에 따르면 8월 14일 기준 '무빙'은 TV-OTT 종합 화제성 부문 1위를 장식했다. 또 9일 첫 공개와 함께 키노라이츠 통합 콘텐츠 1위를 시작으로 플릭스 패트롤 기준 디즈니+ TV쇼 부문에서 한국을 포함한 5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다. 게다가 디즈니+ 월드 와이드 TV쇼 부문 TOP 21위에 오르며 K-콘텐츠의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냈다.
국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도 '무빙'과 관련된 게시물이 쏟아지고 있으며, 수 백개의 댓글이 달리면서 작품을 향한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이와 함께 '무빙' 공개를 앞두고 업계에서는 디즈니+의 한국 철수설이 퍼지기도 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향후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그동안 넷플릭스에 밀려 온갖 비교를 당하면서 설움을 당했던 디즈니+가 '무빙'이라는 웰메이드 시리즈로 구겨졌던 자존심을 제대로 회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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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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