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너무 많아" 인력난에 '탈건' 외치는 현장직
22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대한건설협회가 231개의 종합건설업체를 대상으로 건설현장의 기술인력 부족 실태를 조사한 결과, 최근 3년간 건설현장에서 기술인력 채용이 어려웠다고 응답한 회사는 94%에 달했다. '어려운 편이었다'가 56%, '매우 어려웠다'가 38%로 거의 모든 현장에서 기술인력 부족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겪고 있는 기술인력 부족이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전체의 88%를 차지했는데, 이는 현장의 인력 부족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건설산업의 고질적인 문제로 남을 것임을 시사한다. 인력이 모자라는 현상이 건설사업의 공사비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한 기업은 61%였다.
건설현장은 기술인력이 필요치보다 결여된 상태로 운영되거나 채용기준을 낮춰 인력을 고용하기도 한다. 응답 기업의 36%는 이로 인해 품질 저하나 안전사고 우려 증가가 발생했다고 답했다. 기술인력 부족이 공기 지연의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고 응답한 기업도 32%였다.
건설현장의 기술인력이 부족해지고 있는 주된 이유로는 건설산업 진입 청년층의 감소가 가장 큰 것으로 지목(80%)됐다. '정책·제도 변화에 따른 업무 증가'(39%)와 '다른 기업 또는 다른 산업으로의 이직'(32%)이 뒤를 이었다. 성유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산업으로 진입하는 청년층이 줄어든 것은 건설현장의 근무여건과 복지 부족, 낮은 임금수준 등에서 비롯됐지만 여기에 국가·전 산업 차원에서 당면한 고령화와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영향이 더해지며 나날이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체에서 현장의 기술인력 채용이 어려워진 사유로는 ▲근무여건과 복지 부족 ▲임금수준 불만족 ▲현장의 과다한 업무량 ▲해당 직무의 비전 부족 등을 들 수 있다. 현장의 위치에 따라 삶의 터전이 바뀌고 주말 근무와 이른 출근이 기본이 되는 현장 업무 특성상 기술인력은 워라밸 만족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기술인력 부족이 심화될수록 현장의 업무량이 늘며, 이렇게 가중된 현장 업무의 어려움이 임금으로 보상되지 못할 경우 소위 '탈건'이 발생하게 된다.
현장의 기술인력이 급감하자 건설업체들은 임금·성과급 인상(68%)이나 채용 기준 완화(34%)와 같은 방법으로 인력 부족을 해결하고자 한다. 기업 내 복지 혜택 확대(29%)와 계약직 채용 증대(19%), 교육·승진 등 경력개발 기회 확대(14%)등의 방안도 사용하고 있다.
성 연구위원은 "건설현장 기술인력의 부족은 고령사회로의 진입과 저성장의 고착화 등 국가 경제·산업의 근본 문제에서 시작되기에 해결을 위해서는 산업 전반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응답 기업들 또한 '공사비 정상화 등 건설산업 근무여건 향상을 위한 정책 시행(65%)'과 같은 산업환경 개선을 위한 중장기적 관점의 방안을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현장의 기능인력은 이미 외국인 노동자로 대체돼 앞으로 기술인력도 외국인을 활용하는 방안으로 해결해나갈 가능성이 작지 않다. 하지만 건설산업의 지속 발전을 위해 현장의 근무여건 향상과 적정 임금 제공 등 근본적인 대책을 세울 필요성이 절실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6월20일부터 7월3일까지 총 231개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응답 업체의 89%는 200위 이하 중소건설업체로 조사 결과가 대기업·중견 건설업체 현황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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