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그린우드 무혐의 결론...하지만 책임져야" 일단 결별→미국+사우디행 후보 거론

오종헌 기자 2023. 8. 22.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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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오종헌]


메이슨 그린우드는 결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나게 됐다.


맨유는 21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그린우드 관련 내부 조사를 마무리했다. 우리의 절차는 그린우드에 대한 소송이 취하된 2023년 2월부터 시작됐다. 파악한 증거에 따르면 그린우드는 원래 기소됐던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맨유 측은 "하지만 그린우드는 분명 실수를 저질렀고, 이에 대한 책임을 진다. 따라서 선수 본인을 포함한 모든 관계자들은 그린우드가 맨유에서 더 이상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는 걸 인지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그린우드는 상호합의 하에 맨유를 떠나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그린우드는 맨유의 성명서가 공개되기 전 이미 이별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린우드는 "나는 어떤 관계에서든 폭력이나 학대가 잘못된 것이라는 걸 알고 자랐다. 지난 2월 모든 혐의를 벗었지만 실수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모두 인정한다. 책임을 지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린우드는 "프로 축구 선수로서 좋은 본보기가 되어야 하는 책임을 잘 알고 있다. 또한 누군가의 배우자, 누군가의 아버지로서 큰 책임을 갖고 있다. 모두를 위한 최선을 결정은 맨유를 떠나 다시 축구 경력을 이어가는 것이다. 7살 팀에 처음 합류한 이후 나에게 보내준 응원과 지지에 감사한다. 내 삶 한 부분에는 늘 맨유가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맨유가 보내준 지지에 대해 앞으로 가족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매우 감사하며, 이제 제 주변 사람들이 보여준 신뢰에 보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앞으로 더 좋은 축구 선수가 되고자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건 좋은 아버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제 재능을 경기장 안팎에서 긍정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그린우드는 2001년생 잉글랜드 출신으로 맨유 유소년 아카데미에서 성장했다. 그는 일찌감치 유소년 레벨에서 존재감을 발휘했다. 2017-18시즌 18세 이하 유스 리그에서 17경기 16골을 터뜨렸다. 그 다음 시즌에도 13경기에서 15골 5도움을 기록했다. 자연스럽게 1군 및 2군 리그 출전 기회를 받기 시작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본격적으로 뛰기 시작한 건 2019-20시즌이다. 당시 사령탑인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은 그린우드를 적극 기용했다. 그린우드는 솔샤르 감독의 신임 아래 리그 31경기(선발12, 교체19)를 뛰며 10골을 터뜨렸다.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뛰었음에도 두 자릿수 득점 기록을 달성했다.


이에 그린우드를 향해 많은 기대가 쏠렸다. 맨유의 미래는 물론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의 차세대 공격수가 나타났다는 찬사가 쏟아졌다. 맨유에서 꾸준하게 기회를 얻으면서 자연스럽게 2020년 9월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부름을 받아 잉글랜드 대표팀에 발탁되어 A매치 데뷔전을 치르기도 했다.


이에 맨유는 2020-21시즌을 앞두고 그린우드에게 등번호 11번을 부여했다. 등번호 11번은 맨유에서 상당히 의미가 있는 번호다. 바로 '전설' 라이언 긱스가 오랜 기간 달고 뛴 번호이기 때문이다. 긱스는 EPL 통산 632경기에 출전해 109골 162도움을 올린 레전드다. 당시 20살도 되지 않은 선수에게 긱스의 번호를 물려줘 화제가 됐다.


그러던 도중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2022년 1월 영국 'BBC'는 "그린우드가 성폭행 및 살해 협박 혐의로 체포됐다"고 전했다. 그의 여자친구가 SNS에 폭행 피해 사진과 음성 녹음 파일을 공개하면서 사건이 알려졌다. 녹음 파일 안에는 그린우드로 추정되는 남성이 성폭행을 시도하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에 맨유는 곧바로 성명서를 내고 "우리는 어떤 종류의 폭력도 용인하지 않겠다. 추가 공지 전까지 그린우드는 경기 출전 및 훈련 정지 상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또한 공식 스토어에서 그린우드의 유니폼 판매도 중단했다. 그린우드에 관련 정보 모두 사라졌다.


그린우드는 과거에도 사생활 문제로 인해 논란이 됐다. 그는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던 2020년 9월 A매치 기간 당시에도 문제되는 행동을 했다. 그린우드와 필 포든은 대표팀 숙소에 여성을 출입시켰다. 또한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어기고 파티를 열기도 했고, 환각제를 흡입하는 모습까지 공개되면서 비난을 받았다.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사건이 마무리되어 갔다. 그린우드에 대한 모든 혐의가 취하되면서 소송이 끝났다. 맨유는 지난 2월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그린우드에 대한 모든 혐의가 취하되었다는 검찰청의 결정을 알린다. 이제 구단은 다음 단계를 결정하기 위한 자체 조사를 수행한다"고 알렸다.


자신에 대한 혐의가 모두 취하된 그린우드는 공개적으로 맨유 복귀 의지를 드러냈다. 당시 소식이 전해진 직후 자신의 SNS 프로필 설명 부분을 업데이트하면서 맨유 공식 SNS 계정을 태그했다. 또한 그린우드는 에릭 텐 하흐, 맨유 구단 측과의 면담을 통해 가능한 한 빨리 복귀하고 싶다는 의사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그린우드의 계약 기간은 2025년까지였다. 만약 맨유의 자체 조사에서 문제가 없음이 알려지면 다시 뛸 수 있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그린우드 복귀 반대 의사를 보였다. 맨유 여자 팀은 그린우드의 복귀에 대해반대 의사를 내비쳤고, 맨유를 지지하는 여성 서포터즈 역시 복귀 거부 의견을 숨기지 않았다. 맨유 입장에서는 여론을 의식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문제는 또 있었다. 그린우드와의 계약을 해지한다고 하면 골치가 아프다. 영국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맨유는 그린우드를 내보낼 경우 계약 기간 잔여 연봉을 고려해 보상금 810만 파운드(약 138억 원) 가량을 지급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린우드에게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올 시즌은 맨유 유니폼을 입고 뛰지 못할 가능성이 높았다. 이와 관련해 영국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의 사무엘 럭허스트 기자는 지난 6월 말 "맨유는 텐 하흐 감독이 그린우드 매각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임대를 보내는 것으로 결정을 바꾸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임대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행선지 후보들도 등장했다. 아탈란타와 유벤투스가 그린우드에게 관심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있었지만 결국 관련 혐의가 모두 취하됐기 때문에 그를 영입하는 것이 큰 문제는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즌 개막을 앞두고 이적설에 대한 소문을 차츰 사라졌다.


오히려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의 럭허스트 기자는 이달 초 "맨유는 그린우드의 미래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그의 훈련 데이터를 받고 있다. 그린우드는 개인 훈련하는 모습을 촬영했으며, 맨유 유스팀 코치가 이를 체크했다. 맨유는 시즌이 시작되기 전 그린우드의 미래에 대한 결정을 발표할 예정이다"고 언급했다.


사진=BBC

이러한 소문이 흘러나오자 다시 맨유 복귀 반대 의견이 거세졌다. 영국 'BBC'의 진행자이자 스포츠 전문가로 활동 중인 레이첼 라일리는 "그린우드가 맨유에 복귀하면 맨유 팬을 그만둘 것이다. 구단이 옳은 결정을 내리길 바란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결국 최종 결과는 상호합의 하에 결별하는 것이었다.


이 소식을 접한 맨유 레전드 개리 네빌은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한다. 나는 해당 논란이 발생한 첫 날부터 그가 앞으로 맨유에서 뛰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맨유는 그것을 결정했지만, 그것에 도달하는 과정이 꽤 끔찍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더욱 강력하고 권위적인 결단력이 필요하지만 맨유는 그렇지 않았다"며 비판했다.


이제 그린우드의 차기 행선지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미러'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사우디 아라비아, 튀르키예, 이탈리아 등을 후보로 꼽았다.



오종헌 기자 ojong12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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