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소재 그림책 내달 美출간… ‘진짜 우리 이야기’ 계속 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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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시스 차(Frances Cha·39·사진)는 최근 미국에서 주목받는 한인 작가 중 한 명이다.
"얼마 전 드라마 '더 글로리'를 본 이웃이 한국의 모든 학교에서 저렇게 친구를 괴롭히냐고 묻더라고요. 온라인 서점 사이트에서 제 책에 '내가 읽은 첫 번째 한국 소설'이라는 평이 달리기도 하는데 그럴 땐 사실 조금 부담스럽습니다. 지금의 한국을 이야기하는 작품이 많을수록 오해가 없어질 텐데요. 더 많은 한국 소설이 미국에서 출판되고 더 많은 한인 작가들이 나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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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데뷔작‘너의 얼굴을…’
11개 언어로 출간되는 등 호평
“다음 작품은 한국 근미래 다룬 SF”
프랜시스 차(Frances Cha·39·사진)는 최근 미국에서 주목받는 한인 작가 중 한 명이다. 지난 2020년 낸 첫 번째 장편소설 ‘너의 얼굴을 갖고 싶어’(If I Had Your Face)가 타임, NPR 등으로부터 호평받았고 11개 언어로 번역돼 출간됐다. 뉴욕에 거주하며 컬럼비아 대학원에서 문예창작을 가르치는 그를 방학 기간인 지난 19일 서울 용산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프랜시스 차는 ‘너의 얼굴을 갖고 싶어’에 관해 “CNN 기자로 일하며 소설 소재로 쓰려 정리해놓은 것들을 묶어낸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에서 태어난 뒤 한국에서 10대 시절을 보내고 CNN의 여행·문화 기자로 일하다 소설을 썼다. 소설은 서울에 사는 네 명의 젊은 여성의 삶을 소개하는데, 룸살롱에서 일하는 ‘규리’, 임신을 했지만 아이를 양육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인 ‘원아’ 등을 통해 성형수술을 부추기는 외모지상주의, 룸살롱 문화 등 한국 사회의 ‘민낯’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책은 아직 한국어로는 번역되지 않았다.
작품은 한국 사회의 어두운 면을 날카롭게 지적하지만 정작 작가는 “조금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작품 속 인물들이 마치 모든 한국인을 대표하는 것처럼 비칠까 봐 우려된다는 것. “얼마 전 드라마 ‘더 글로리’를 본 이웃이 한국의 모든 학교에서 저렇게 친구를 괴롭히냐고 묻더라고요. 온라인 서점 사이트에서 제 책에 ‘내가 읽은 첫 번째 한국 소설’이라는 평이 달리기도 하는데 그럴 땐 사실 조금 부담스럽습니다. 지금의 한국을 이야기하는 작품이 많을수록 오해가 없어질 텐데요. 더 많은 한국 소설이 미국에서 출판되고 더 많은 한인 작가들이 나오길 바랍니다.”
그러면서 작가는 이민진의 소설 ‘파친코’ 이후 한인 작가들의 작품이 주목받고는 있지만, 아직은 소수라고 이야기했다. “뉴욕타임스(NYT) 베스트셀러 리스트를 보면 작가 대부분이 백인이에요. 편집자들 역시 주로 백인이고요. 한 출판사에서 1년에 10권의 책을 낸다고 하면 그중 아시아 작가가 쓴 아시아 이야기는 1∼2권에 불과합니다.”
이 때문에 그는 한국계 소설가로 활동하며 한국의 특별함을 알려야 하는 사명감이 크다고 했다. 프랜시스가 3년 만의 차기작으로 도깨비를 소재로 한 그림책을 쓴 것도 미국의 어린아이들에게 한국을 알리기 위함이다. 다음 달 미국에서 출간될 예정인 그림책 ‘The Goblin Twins’(도깨비 형제)는 한국의 쌍둥이 도깨비들이 미국의 핼러윈 파티에 참여하며 생기는 일을 그렸다.
다음 작품으로는 한국의 근미래를 다룬 과학소설(SF)을 쓰고 있다. “한국을 소재로 한 다양한 이야기를 계속 쓸 생각입니다. 어렸을 때 좋아했던 영어로 된 동화책들을 지금 읽어보면 말도 안 되는 내용이 많더라고요. 무조건 외국인은 나쁘고 동양인은 우습게 그려졌어요. 진짜 우리 이야기를 써서 알려야죠. 그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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