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에 김기현·이재명 만날까···국회 원로들 회동 주선
여야 원로 모임인 3월회가 이달 중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회동을 주선하기로 뜻을 모았다.
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장과 강창희·김원기·김형오·문희상·임채정 전 국회의장, 신영균 국민의힘 상임고문, 권노갑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등은 지난 21일 서울 중구의 한 한정식집에서 첫 모임을 열고 여야 수장의 회동을 주선하기로 했다.
회동 날짜는 정기국회가 시작되는 오는 9월1일 전으로 하기로 했다. 김 대표는 국민의힘 출신인 김형오 전 의장이, 이 대표는 민주당 출신인 정대철 회장이 각각 연락해 설득하기로 했다. 원로들이 모이는 자리에 양당 대표를 초청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김형오 전 의장은 22일 통화에서 “3월회가 두 사람을 초청하는 형식이다. 그래야 부담이 서로 적을 것”이라며 “둘이서 만나면 서먹할 수 있으니까 첫 상견례는 우리도 같이 한다”고 말했다. 정대철 회장도 통화에서 “전날부터 이 대표에게 통화하면서 일정을 조율 중”이라며 “김 대표와 이 대표에게 가능한 날을 3~4개 정도 받아서 일정을 잡으려고 한다. 8월 내 날짜가 맞지 않으면 9월 초에라도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동이 성사될 경우 양당 대표는 지난 3월 전당대회에서 뽑힌 김 대표가 이 대표를 찾아가 상견례를 한 후 5개월여 만에 만나게 된다. 양측은 그간 TV토론 등 만남을 추진해왔지만 만남의 방식 등에 이견이 있어 성사되지 않았다. 김형오 전 의장은 “TV에서 하면은 ‘내가 그거 잘 몰랐다’, ‘당신 말 듣고 보니까 맞다’ 이렇게 할 수 있겠나. 당신 생각 틀렸고 내 생각이 맞다고 얘기할 수 밖에 없다”며 “자기 당 주장만 얘기하려면 대화 정치 복원이라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국회 상황에 비춰볼 때 회동 성사를 낙관하긴 어렵다.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이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 등 양측의 갈등이 폭발할 뇌관들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만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 등이 터졌는데 지금 그것을 논의할 형편이 못 된다”며 “(양당 대표가 만나는 논의를) 해도 조금 시간을 두고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원로들 모임에선 최근 한·미·일 정상회담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언급도 오갔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대화 내용에 대해선 입장을 내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여야 이견이 있을 수 있는 사안에 대해 원로들이 입장을 내 분란을 만들기보다 대화 정치 복원에만 집중한다는 것이다.
3월회는 양극단으로 치닫는 정치를 바로잡으려는 취지로 전직 국회의장 8명 등 여야 원로 11명이 지난 제헌절에 발족한 모임이다. 매달 세 번째 월요일에 만난다는 의미를 담았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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