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가 없었다면 잼버리가 무사히 치러졌을 것이라는 착각 [핫이슈]
더위에 지친 백골이 의자에 앉아 쉬고 있는 모습, 과자와 젤리·바나나 한 개로 구성된 잼버리의 부실한 점심 식단을 꼬집는 사진 등 잼버리를 풍자하는 ‘밈’이 쏟아졌다. 한국 문화를 알리고, 유형무형의 경제효과를 기대했던 잼버리는 그렇게 전 세계의 걱정거리로 전락했다. SNS는 초기 잼버리의 준비 부족을 생생히 보여줬고, 이후에 일어난 일은 우리 모두가 아는 바다.
그렇다고 해서 잼버리 파행의 탓을 SNS에 돌릴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런데 김관영 전북지사는 생각이 좀 달랐던 것 같다. 그는 “문제가 있을 때 참가자들이 SNS에다 그것을 올리고 사진 찍어서 부모에게 보내고” 하는 바람에 문제가 증폭됐다고 했다. “초반에 시스템이 완비되지 않았더라도 중간중간에 자리를 잡아갈 수 있었는데, 초기의 어려움이 SNS를 통해 바로바로 외부에 확인되고 하다 보니까”라며 SNS를 탓했다.
물론 김 지사가 잼버리 파행의 책임을 전적으로 SNS에 돌리려 한 것은 아니다. SNS로 이런 일들이 초반에 알려지지 않았다면 문제를 해결해가면서 잼버리를 치러낼 수도 있었을지 모른다는 아쉬움의 표현일 것이다.
하지만 첫날부터 하루에 100명 이상이 온열질환으로 쓰러지고, 모기 떼와 더러운 화장실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호소가 쏟아진 상황에서, 대회 집행위원장의 입에서 나온 변명치고는 궁색하다. SNS 없는 삶은 상상할 수도 없는 세상에서 문제점을 외부에 노출하지 않고 행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것이 오히려 놀라울 뿐이다. SNS를 통해 열악한 상황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면 더 큰 사고가 발생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잼버리에 참가한 젊은이들은 휴대전화를 신체의 일부처럼 사용하는 인류인 ‘포노 사피엔스(Phono-sapiens)’다. 이들은 스마트폰과 SNS를 통해 시공간 제약 없이 소통하고, 정보를 전달하는 세대다. 비밀이 존재하기 어렵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페이스북, 텔레그램, 트위터, 틱톡 등 SNS가 전쟁 정보를 수집하고 전달하는 핵심 경로가 되고 있다.
이미 전세계 36억명의 인구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이런 세상에서 SNS 탓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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