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속구 시대'에 반기 든 '100㎞대 커브', 美는 류현진에 반했다... '건강한 RYU 걱정은 사치'→ 이건 과학이다
류현진은 21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펼쳐진 신시내티 레즈와 2023 MLB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 7탈삼진 2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다.
넉넉한 타선 지원 속에 팀이 10-3으로 이기며 시즌 2승(1패) 째를 챙겼다. 이날 실점도 야수들의 실책으로 류현진의 자책점으로 기록되지 않았다. 14이닝 연속 비자책 투구를 이어간 류현진은 평균자책점(ERA)도 종전 2.57에서 1.89로 크게 끌어내렸다.
포심 패스트볼을 38구 던진 류현진의 신무기 '폭포수 커브' 최저 구속은 65.5마일(105.4㎞)로 가장 빠른 공과 40㎞ 이상 차이를 보였다. 커브를 16구 뿌린 여기에 속구와 똑같은 폼으로 던지는 전매특허 체인지업(18구)과 속구처럼 오다가 빠르게 꺾이는 컷패스트볼(11구)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를 자랑했다. 이 중 56구가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할 정도로 공격적인 피칭과 함께 완벽한 제구를 자랑했다.
존을 넓게 사용하는 특유의 영리한 투구를 펼쳤고 신시내티 타자들의 방망이는 연신 헛돌았고 때론 꼼짝도 못하고 루킹삼진으로 물러났다.
1회 단 12구로 삼자범퇴로 막아낸 류현진의 진정한 가치는 2회에 발현됐다. 타선이 5점을 뽑아 5-0으로 앞선 채로 다시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선두 타자 스펜서 스티어를 내야 안타로 출루시킨 뒤 그동안 자신에게 강했던 조이 보토를 만났으나 3구 삼진으로 가볍게 돌려세웠다. 유리한 0-2 볼카운트를 잡은 뒤 65.5마일(105.4㎞) 커브로 허를 찔렀고 보토는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고 아쉬움을 삼킨 채 돌아섰다.
흔들림은 없었다. 3회초 선두타자 T.J. 홉킨스를 맞이한 류현진은 초구 속구, 2구 체인지업으로 스트라이크를 잡아내더니 류현진은 4구째 85.9마일(138.2㎞) 커터를 존 바깥쪽에 꽂아 넣으며 그대로 얼어붙게 했다. 맷 맥레인에게 이날 첫 볼넷을 내줬으나 이는 볼넷을 싫어하는 류현진을 더 걱상하게 만들었다. 데 라 크루즈와 6구 승부 끝에 몸 쪽 낮은 66.2마일(106.5㎞) 환상적인 커브로 헛스윙 삼진, 스펜서 스티어에겐 초구부터 커브를 던지며 투수 땅볼로 3회를 마쳤다.
타선은 류현진의 어깨를 더 가볍게 해줬다. 9-2 리드에서 나선 류현진은 4,5회를 간단히 막아냈다. 다양한 변화구로 타자들의 시선을 분산시킨 뒤 몸 쪽 속구로 타자를 얼어붙게 만들었고 5회 무사 1,2루 위기에서도 홉킨스를 상대로 몸 쪽 과감한 속구 승부로 빼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자랑했다. 위기에서도 초저속 커브를 과감히 뿌렸고 신시내티 타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류현진과 선발 맞대결을 벌인 헌터 그린은 시속 160㎞를 뿌리는 강속구 투수지만 3이닝 동안 10피안타(5피홈런) 3볼넷 4탈삼진 9실점(8자책)으로 시즌 5번째 패배(2승)를 당했다. 투수에게 완벽한 제구와 경기 운영이 얼마나 중요한지 한 수 알려준 경기였다.
이러한 활약을 앞세워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고 2020년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1072억 원) 계약을 체결한 그는 두 시즌 동안 에이스의 자격을 증명하며 높은 주가를 이어갔다.
그러나 지난해 6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아야 했다. 투수들이 받는 흔한 수술 중 하나이긴 하나 류현진의 적지 않은 나이로 인해 이전과 같은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컸다. 더구나 토론토는 이미 5선발 체제가 자리 잡힌 팀이라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지난 14일 시카고 컵스전에선 5이닝 동안 2피안타 2볼넷 3탈삼진으로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지난해 5월 27일 LA 에인절스전 이후 444일 만에 승리를 맛 봤다. 이어 이날도 비자책점 투구를 이어가며 연이어 승리를 따냈다.
류현진은 경기 후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 캐나다 매체 스포츠넷 등 현지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상대 타자들이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라 예상하고 마운드에 올랐다. 그래서 최대한 빠르게 카운트를 잡으면서 들어가려고 했는데 그 점이 잘 통했다"며 "우리 팀 타자들이 초반에 많은 점수를 뽑아주면서 편안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어 자신의 구속에 대해 "조금 더 올려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오늘 같은 제구력이라면 나쁘지 않다고 본다. 오늘 경기에서는 모든 구종의 제구가 잘 됐다"며 신무기 커브에 대해 "100점 만점에 100점을 주고 싶다"고 큰 만족감을 나타냈다.
과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LA 다저스 투수 류현진과 수차례 상대했던 팀 동료 브랜든 벨트도 "류현진은 투구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류현진이 마운드 위에서 어떤 무기를 가졌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는 그런 무기를 갖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는 투수"라며 "류현진은 상당히 빠른 템포로 투구한다. 그런 투수의 뒤에서 경기하는 건 상당히 즐거운 일"이라고 엄지를 들었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 또한 "류현진이 정말 좋은 투구를 해줬다. 상대 신시내티 타자들이 공격적으로 나올 것을 예상하고 그 점을 역으로 이용해 경기를 잘 풀어나갔다"며 류현진의 영리함에 감탄했다.
캐나다 매체 토론토 스타는 "류현진은 이날 평균 시속이 90마일을 단 한 번도 넘긴 적 없이 평균 87.4마일에 그쳤지만 교묘한 속임으로 타자들을 제압했다"면서 "훌륭한 구종 조합으로 타자들을 압도하며 밸런스를 무너뜨렸다. 던지는 모두 구종들이 스트라이크를 잡는 무기였다"고 극찬했다.
올 시즌은 류현진에게 매우 중요하다. 4년 8000만 달러 대형 계약의 마지막 시즌이기 때문. 시즌이 절반 이상 흐른 뒤 복귀했지만 자신의 가치를 보여주기엔 충분한 시간인 것처럼 보인다. 류현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캐나다 지역지 토론토 스타의 칼럼니스트 마이크 윌너는 자신의 SNS를 통해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뒤 14개월 이상 재활에 전념한 선수가 이런 좋은 제구력을 보여준다는 게 무척 놀랍다. 대부분의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투수들은 제구력을 가장 늦게 찾는다"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러한 활약을 꾸준히 보여준다면 두 차례 수술, 짧은 활약에도 충분히 가치 있는 계약을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나이와 부상 이력 등으로 인해 장기 계약을 맺긴 어려울 수 있으나 류현진의 가치를 인정하는 적지 않은 팀들의 러브콜을 받기엔 충분한 활약을 뽐내고 있다.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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