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신혜선 '타겟', 중고거래가 부른 현실 밀착 공포…익숙해서 더 무섭다

조은애 기자 2023. 8. 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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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는 판타지보다 현실일 때 더 크게 다가온다.

실체 없는 귀신보다 언제든 내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 더 무섭게 느껴지는 이유다.

그런 면에서 중고거래라는 일상을 다룬 영화 '타겟'(감독 박희곤)은 소재부터 관객의 심장을 명중시키는 힘이 있다.

특히 중고거래의 일상성은 공포를 극대화하는 소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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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공포는 판타지보다 현실일 때 더 크게 다가온다. 실체 없는 귀신보다 언제든 내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 더 무섭게 느껴지는 이유다. 그런 면에서 중고거래라는 일상을 다룬 영화 '타겟'(감독 박희곤)은 소재부터 관객의 심장을 명중시키는 힘이 있다.

영화는 평범한 직장인 수현(신혜선)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수현은 중고거래로 구매한 세탁기가 고장난 것이었다는 사실에 분노한다. 이에 판매자를 찾아낸 그는 게시글마다 '사기꾼이니 거래하지 말라'는 댓글을 남겨 또 다른 피해를 막으려 한다. 하지만 그날 이후 소름 끼치는 일들이 수현의 주위를 맴돌기 시작한다.

'타겟'은 스릴러로서 기본기에 충실한 영화다.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쌓은 이야기에 여러 단서를 흩뿌려놓은 뒤 심장을 터트릴 것 같은 긴박감으로 밀고 당기기를 이어나간다. 범인의 정체를 추리하는 재미도 있다. 눈치 빠른 관객이 결말을 일찌감치 알아챈다 해도 긴장감이 떨어질 일은 없다. 누구도 마음 놓고 믿을 수 없는 불안함, 일상을 통제할 수 없다는 무력감 덕분에 스릴은 끝까지 이어진다.

특히 중고거래의 일상성은 공포를 극대화하는 소재다. 영화는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봄직한 중고거래에 살인 사건을 엮어 충격을 안긴다. 수현의 평범함도 공포의 수위를 높이는 요소다. 그는 사기 피해를 입은 후 분노하지만 범인을 제압할 만한 특별한 능력을 발휘하진 못한다. 오히려 당황하고 두려워하다 코너에 몰려서야 그에 맞서 싸울 용기를 겨우 쥐어짜낸다. 이같은 리얼리티는 보통 사람이 극한 상황에서 마주하는 고통을 보여주며 현실감을 더한다.

장르에 완벽하게 녹아든 신혜선의 흔들리는 눈빛도 인상적이다. 낯선 이의 표적이 된 이후 점차 평정심을 잃어가는 수현의 심리 변화를 실감 나게 그렸다. 주인공의 비이성적인 선택들조차 인간적으로 느껴지는 건 그의 설득력 있는 열연 덕분이다. 그간 주로 상큼 발랄한 매력으로 사랑받았던 신혜선의 또 다른 가능성도 엿보인다.

국내 텐트폴 영화들이 한 차례 휩쓸고 간 8월 말의 여름, '타겟'의 흥행 여부는 관객들의 선택에 달렸지만 한국 영화계는 신혜선이라는 새로운 스릴러퀸을 얻었다. 영화는 오는 8월30일 개봉한다.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eun@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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