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해서 더 거북한, ‘타겟’[한현정의 직구리뷰]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kiki2022@mk.co.kr) 2023. 8. 22.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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낄끼빠빠를 모르는, 잔인한 타이밍의, 서로에게 다소 난감한 만남이다.

무늬는 단순한 중고 거래 사기, 알고 보면 끔찍한 연쇄 살인 사건이다.

평범한 직장인 '수현'은 이사 후 오래된 세탁기 때문에 골머리를 앓다 중고거래로 구매하지만, 고장 난 세탁기를 받고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작품은 우리에게 익숙한 일상이 된 '중고거래'를 소재로 'IT 범죄'부터 '묻지마 범죄'까지, 현재 우리 사회를 괴롭히는 실제 사건들을 아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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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범죄도시가 된 이 시국에...
‘타겟’ 스틸. 사진I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낄끼빠빠를 모르는, 잔인한 타이밍의, 서로에게 다소 난감한 만남이다.

무늬는 단순한 중고 거래 사기, 알고 보면 끔찍한 연쇄 살인 사건이다. 잘못된 거래 하나로 직장과 사는 곳이 털리는 것은 물론, 일상을 감시당하고, 각종 위험에 노출되며 목숨을 위협받는다. 잔인한 칼부림이 난무하고, 도심 속 대담한 질주까지 펼쳐도, 피해자만 늘어날 뿐, 범죄는 반복된다. 범죄도시가 된 한국, 그래서 더 거북한, 마냥 즐길 수만은 없는 범죄 스릴러, ‘타겟’이다.

평범한 직장인 ‘수현’은 이사 후 오래된 세탁기 때문에 골머리를 앓다 중고거래로 구매하지만, 고장 난 세탁기를 받고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약이 오를대로 오른 그는 3일 만에 잠적한 판매자를 찾아내는데 성공, 그의 게시글마다 사기꾼이라는 댓글을 남기며 거래를 방해한다. 그리고 그날 이후 ‘수현’에게는 소름 끼치는 일들이 벌어지며 일상은 서서히 무너진다.

‘주형사’는 수현의 사건을 처음엔 단순 사기 범죄라고 생각하지만, 치밀한 수법으로 심각한 위협을 가하는 상황에 심각성을 깨닫고 본격적인 수사를 펼친다. 수소문 끝에 중고거래 판매자의 집을 찾아갔지만, 그곳에서 시체를 발견하고 만다.

“그놈… 처음부터 계획한 거야.”

‘타겟’ 포스터. 사진I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작품은 우리에게 익숙한 일상이 된 ‘중고거래’를 소재로 ‘IT 범죄’부터 ‘묻지마 범죄’까지, 현재 우리 사회를 괴롭히는 실제 사건들을 아우른다. 특히 누구나, 아무 이유 없이, 쉽게 범죄의 표적이 된다는 설정은 더 이상 영화적인 상황이 아닌, 지금도 어딘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기에 더욱 섬뜩하게 다가온다.

실제 사건을 보는 듯한 생생함으로 서스펜스를 극대화시키고, ‘언제든지 내게도 일어날 수 있다’라는 공감으로 흡입력을 더한다. 극의 후반부까지도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 채 절대적 힘을 과시하는 범죄자는 쉬지 않고 공포감을 끌어 올린다.

신혜선은 일상이 무너지며 겪는 여주인공의 변화를 다층적으로 보여준다. 사기를 당한 분노는 어느새 두려움으로, 나아가 범인에게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절망감, 도망치고 싶은 간절함 등으로 변해간다. 그러다 마침내 범인을 찾아내기 위해 직접 행동하는 주체적인 모습까지, 이 다채로운 감정선을 하나도 빠짐 없이 섬세하게 표현해낸다.

이처럼 현실적 캐릭터와 현실적 범죄가 만나 극강의 리얼리티를 완성한다. 그래서인지 여주인공이 겪는 혼란과 고통, 공포의 감정은 매씬 관객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즐길 수 있는 스릴이 아닌 불편하고도 불쾌한 자극으로 다가올 수밖에.

반면 이를 해결하고 마무리하는 엔딩은 지극히 영화스럽다. 갈등을 위한 갈등의 연속은 다소 피로하고 답답하며, 작위적으로 느껴지는 구간도 더러 있다. 이 영화에선 그나마 나름 선방하는 공권력도 앞선 고된 여정을 달랠 만큼 강력하거나 매끄럽진 못하다. 그저 약해 보였던 주인공의 마지막 저항도, 깊은 의미만큼의 통쾌한 카타르시스나 희망을 주진 못한다.

그래서일까. 굳이 더 알려지지 않았으면 싶은 범죄의 구체적 수법이나 답 없는 범죄자의 극악함과 잔혹함, 이로 인한 피해자의 고통과 무기력함만이 고스란히 가슴에 남는다. 해결이 안 되는 현실의 씁쓸함도. 결코 ‘스릴’로 즐길 수 없고, ‘경각심’ 정도로 받아들여 지지 않는다. 우리가 바로 지금, 도무지 감당이 안 되는 공포 속에서 살고 있기에. 추신: 뉴스만 봐도 힘겨운데 굳이 극장에서까지요?

오는 8월 30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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