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D-30] ③ 우상혁 vs 바르심, 황선우 vs 판잔러…'지존 가리자'
황선우와 판잔러는 수영 자유형 100m·200m에서 경쟁
배드민턴은 안세영에게 3명 도전 구도…구본길-오상욱 결승 진검승부도 기대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최송아 홍규빈 기자 = 한국 육상과 수영을 대표하는 '월드클래스' 우상혁(27·용인시청)과 황선우(20·강원도청)는 지난 4월 제주도에서 우연히 만나 "2023 세계선수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동반 금메달을 따자"고 결의했다.
황선우는 지난달 열린 후쿠오카 세계수영선수권 남자 자유형 200m에서 1분44초42의 한국 신기록을 세우며 동메달을 따냈다.
우상혁은 23일 오전 2시 58분(한국시간)에 열리는 부다페스트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 출전한다.
서로를 보며 "나아가는 방향이 비슷하다"고 말하기도 한 둘은 뜨거운 여름을 보낸 뒤, 가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동반 우승을 노린다.
마침 육상 남자 높이뛰기와 수영 경영 자유형에는 아시아에도 세계 최정상급 선수가 있다.
우상혁은 '현역 최고 점퍼' 무타즈 에사 바르심(32·카타르), 황선우는 중국의 라이징 스타 판잔러(19)와 '아시아 지존' 자리를 놓고 다툰다.
남자 높이뛰기에는 아시아에 세계 최정상급 선수가 두 명이나 있다.
2022 세계실내선수권 챔피언(우상혁)과 2022 실외 세계선수권 1, 2위(바르심, 우상혁)를 모두 아시아에서 배출하기도 했다.
바르심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 의사를 밝히면서 이번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는 '세계선수권급'으로 위상이 높아졌다.
바르심은 2010년 광저우(2m27), 2014년 인천(2m35)에서 아시안게임 2연패를 달성했다.
그러나 2017시즌 발목을 다쳐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는 불참했다.
우상혁은 고교생이던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2m20으로 10위에 그쳤지만, 2018년 자카르타에서는 2m28로 은메달을 따냈다.
2021년 도쿄 올림픽(2m35로 4위)을 기점으로 세계 최정상급 점퍼로 도약한 우상혁에게 아시아 무대에서는 바르심 외에 적수가 없다.
우상혁은 올해 아시아선수권에서도 여유 있게 우승했다.
바르심의 아시안게임 출전으로 금메달을 장담할 수 없게 됐지만, 우상혁은 바르심과의 라이벌전 성사를 반겼다.
우상혁은 "바르심이 불참하면 섭섭했을 것"이라며 "나는 경쟁을 즐긴다. 바르심이 출전한다고 하니,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더 즐기면서 치를 수 있다"고 말했다.
우상혁이 바르심과의 라이벌전에서 승리하면 한국 육상은 이진택(1998년 방콕·2002년 부산 대회 우승) 이후 21년 만에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금메달 손에 넣는다.
황선우는 처음 출전하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자유형 100m·200m, 단체전인 계영 800m '3관왕'에 도전한다.
중국 라이징 스타 판잔러의 성장은 황선우에게 건강한 긴장감을 안긴다.
판잔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장소인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 아쿠아틱 아레나에서 벌인 5월 2023 중국선수권에서 자유형 100m 47초22의 아시아 신기록과 200m 1분44초65의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자유형 100m 종전 아시아 기록은 황선우가 도쿄 올림픽에서 작성한 47초56이었다. 자유형 200m 개인 최고 기록은 황선우가 1분44초42로, 판잔러에게 0.23초 앞선다.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에서도 자유형 200m에서 황선우는 3위에 오르고, 판잔러는 결승 진출에 실패(준결승 공동 10위)했다.
자유형 100m에서는 판잔러가 4위를 하고, 황선우는 준결승에서 9위로 아쉽게 결승 무대에 서지 못했다.
황선우와 판잔러의 자존심 대결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종목을 빛낼 빅매치로 꼽힌다.
황선우는 "자유형 200m는 내가 아시아 1위를 지키고 있으니 아시안게임에서도 그 자리를 지키고자 열심히 훈련할 것"이라며 "100m는 판잔러와 내 기록(최고 47초56) 차가 꽤 크다. 냉정하게 아시안게임 준비 기간에 이를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래도 100m에서도 판잔러와 격차를 줄여서 꼭 시상대에 오르고 싶다"고 밝혔다.
배드민턴 여자 단식은 안세영(21·삼성생명)에게 다른 경쟁자들이 도전하는 구도가 될 전망이다.
올 시즌에는 '세계랭킹 1위' 안세영과 야마구치 아카네(일본), 천위페이(중국), 타이쯔잉(대만)이 '빅4'를 형성했다.
안세영은 야마구치와의 통산 전적은 아직 8승 12패로 밀리지만 올해에는 3승 2패로 앞섰다.
원래도 우위였던 타이쯔잉에겐 올해 5승(1패)을 거둬 통산 전적이 8승 2패가 됐다.
작년까지 1승(8패)밖에 거두지 못했던 천위페이에게도 올해 4승(2패)을 챙겼다.
항저우가 고향인 천위페이에게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승리하면 과거 천적 관계를 완전히 청산할 수 있다.
안세영은 세 명의 라이벌에게 유연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고자 자신의 약점인 공격력을 보강하는 등 경기 스타일 다변화를 꾀하는 중이다.
안세영은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1회전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당시 한국 배드민턴은 40년 만에 '노메달' 수모를 당했다.
5년 사이 안세영은 부쩍 자랐고, '우승 후보 1순위'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선다.
아시안게임의 대표적인 '메달 효자 종목' 중 하나인 펜싱에서는 기분 좋은 '한국 선수의 라이벌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남자 사브르의 대표주자 구본길(34·국민체육진흥공단)과 오상욱(26·대전광역시청)은 2회 연속 아시안게임 결승전 맞대결을 기대한다.
구본길은 2010 광저우,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연이어 남자 사브르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이번 대회에서 4연패에 도전한다.
구본길은 5년 전 자카르타 대회 때 떠오르는 '신성'이던 대표팀 후배 오상욱과 결승에서 접전을 벌인 끝에 15-14로 승리, 개인전 3연패를 이룬 바 있다.
당시 구본길은 병역 문제가 걸려 있던 오상욱을 결승에서 꺾은 뒤 금메달을 따고도 복잡한 마음이 담긴 눈물을 흘리기도 했는데,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합작해 함께 '해피 엔딩'을 맞이했다.
이번에도 이들은 개인전에서 만난다면 양보 없는 승부를 벌이는 한편, 단체전에선 한국 남자 사브르의 단체전 3연패 도전을 이끄는 역할을 해야 한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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