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골볼의 기둥, 임학수-홍성욱 "1등 빼곤 다했다, 이제 金메달을 목표로 한다"

김가을 2023. 8. 22. 06:2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항저우장애인아시안게임을 준비 중인 대한민국 골볼의 간판 임학수(왼쪽)와 홍성욱.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항저우장애인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훈련 중인 대한민국 골볼의 간판 홍성욱(왼쪽)과 임학수.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1등만 빼고 다 했다. (이제) 1등을 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대한민국 골볼의 기둥 임학수(35)와 홍성욱(34)이 항저우장애인아시안게임(10월 22~28일) 정상을 향해 굳은 각오를 다졌다. 한국 골볼은 2010년 광저우대회에서 2위,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대회에선 3위를 기록했다. 딱 하나, 금메달 자리만 비어 있다. 한국은 이번엔 정상에 오른다는 각오다. 골볼은 시각장애 체육인을 위해 고안된 팀 스포츠로 소리가 나는 벨이 들어있는 공을 상대편의 골을 향해 던지는 방식이다.

▶형님들의 이유 있는 자신감

최근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선수촌에서 만난 임학수와 홍성욱은 "팀원들의 전체적인 실력이 상향 평준화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유 있는 자신감이다. 2018년 대한민국 땅에 남자골볼 실업팀이 처음으로 뿌리를 내렸다. 덕분에 선수들은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2023년 현재 전남장애인체육회, 충남장애인체육회, 인천도시공사 등 3개의 실업팀이 운영중이다. 이천선수촌에서 훈련 중인 골볼 국가대표 9명 모두 실업팀에서 뛰고 있다.

임학수는 "과거에는 일과 운동을 병행했다. 주중에는 일하고, 주말에는 운동을 했다"고 말했다. 홍성욱도 "직장 생활을 했었다. 국가대표 합숙할 때 50~100일 반짝 함께 운동하고 (대회에) 나갔다. 개인 실력이 좋아도 다 발휘하기 어려웠다. 지금은 각자 소속팀이 있다. 밥 먹듯 운동을 했다는 뜻이다. 그렇게 우리가 보낸 4년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다. 열심히 했다고 자부하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팀워크도 좋아졌다. 그래서 더 (메달)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항저우장애인아시안게임을 준비 중인 대한민국 골볼의 간판 임학수(왼쪽)와 홍성욱.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항저우장애인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훈련 중인 대한민국 골볼의 간판 홍성욱(왼쪽)과 임학수.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항저우장애인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공격 훈련 중인 임학수(가운데).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뿌리 깊은 형님들, 한국의 든든한 기둥

두 선수는 골볼 대표팀의 핵심이자 기둥이다. 홍성욱은 2006년, 임학수는 2012년부터 선수 생활을 해왔다. 홍성욱은 2010년과 2018년 장애인아시안게임 메달을 모두 목에 걸었다. 임학수는 동하계 국가대표 경험을 모두 가지고 있다.

경험의 힘은 무섭다. 팀 내 신임도 단단하다. 임학수는 현재 팀의 맏형이자 주장을 맡고 있다. 그는 "나이가 가장 많아서 주장 역할을 하고 있다(웃음). 팀에 13살 차이 나는 어린 선수도 있다. 각자의 얘기를 다 들어보려고 한다. 형들은 형들 나름대로, 어린 선수들은 그들 나름대로 어려운 부분이 있을 것이다. 모두를 다 맞출 수는 없지만, 최대한 아우르려고 한다. 골볼은 팀 경기다. 개인의 감정이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홍성욱은 부동의 에이스다. 그는 "원래는 공격 포지션이었다. 어쩌다 보니 센터 포지션까지 하게 됐다. 과거에는 센터의 수비 가담이 높았는데, 지금은 분담해서 하는 추세다. 세계적으로도 그렇다. 센터는 가운데서 방향이나 움직임을 분석한다. 직접 공격하기보다는 '이런 식으로 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하거나 조율한다. 상대를 속일 수 있는 전략을 생각한다"고 했다.

항저우장애인아시안게임을 준비 중인 대한민국 골볼의 간판 임학수(왼쪽)와 홍성욱.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항저우장애인아시안게임을 준비 중인 대한민국 골볼의 간판 임학수(왼쪽)와 홍성욱.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간절함, 움직임만으로도 '통'하는 사이

둘에게는 이번 대회가 더욱 간절하다. 임학수는 "나이가 있다 보니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든다. 확실히 체력이 떨어지는 게 있다. 다만, 체력을 경험으로 보완하는 것 같다. 후회 없이 해야 은퇴를 하든 뭘 하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임학수와 홍성욱의 가장 큰 무기는 함께 한 시간이다. 홍성욱은 "나이도 그렇고 골볼 경력도 그렇고 둘이 비슷하다. 형에게 많은 의지를 하고 있다"며 웃었다. 임학수는 "같이 운동한 세월이 길다. 한국의 골볼은 풀이 넓지 않아 중학생이던 2003년부터 알고 지냈다"고 했다.

20년 동안 함께한 둘은 움직임만으로도 통한다. 임학수는 "경기장 내에서 일어나는 일은 웬만하면 다 안다. 소리만 듣고도 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팀 내에서 사고가 날 수 있다. 서로를 더 잘 알아야 부상도 없다"고 설명했다.

항저우대회까지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 홍성욱은 "과거에는 4등을 해도 아쉽지 않았다. 내 어깨의 무게만 감당했다. 지금은 아니다. 현재 9명이 같이 훈련하고 있다. 이 가운데 6명만 항저우로 간다. 같이 가지 못하는 3명의 선수를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해야 한다. 1등만 빼고 다 했다. 1등을 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고 했다. 임학수도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높은 목표를 가지고 간다. 열심히 하다 보면 (성적은) 따라올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대한민국 남녀 골볼대표팀은 항저우아시안게임에 앞서 영국 버밍엄에서 27일까지 열리는 세계시각장애인스포츠연맹(IBSA) 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에 출전해 메달에 도전한다. 이천=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Copyright © 스포츠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